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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에 있는 실버타운 '정원속 궁전'. 할머니 할아버지가 다정히 당구를 치고, 요가와 수영을 하며, 골프를 치고, 뷔페식사를 즐긴다. 뿐만 아니라 24시간 간호사의 응급처치가 준비되어 있고, 우편, 법률, 세무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한다. 내부에 노래방, 미용실, 영화감상실 등 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시설이 준비되어 있어, 말 그대로 궁전 같은 곳에서 삶을 살아간다. 161세대이며 평당 분양가가 1350만원~1450만원이었다. 은퇴하지 않은 웬만한 월급쟁이도 이곳 생활비를 조달하기 힘들다.

 

 

서울 도심에 50층으로 우뚝 솟아있는 실버타운 '더 클래식 500'. 내부 시설이 6성급 호텔에 버금가 드라마 촬영지로 이용되기도 한다. 골프, 의료, 스파, 피트니센터는 물론이며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고, 미술 전시장도 있다. 메디컬 센터를 운영해 노인들의 건강을 사전에 체크하여 질병을 예방한다. 442실에 56평 규모이며 2년 임대료가 8억4천만 원이었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에는 노블카운티, 시니어스타워, SK그레이스힐, 노블레스타워, 헤리티지 등 메이저급 실버타운이 있다. 이러한 실버타운에 사는 노인들은 여가생활을 하는 곳마다 친구가 있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공동의 시설을 이용하며 어울려 산다. 단, 조건이 있다. 함께 살기 위해서는 경제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가난한 노인들은 혼자 산다. OECD 사회통계지표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들의 빈곤율(소득이 중위소득의 절반 이하인 비율)이 45.1%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실제로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가구 셋 중 하나는 재산이나 소득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2009년 전국 418 노인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하였는데, 32%가 재산이 전혀 없어 정부로부터 50여만 원의 기초생활생계비를 받아 겨우겨우 생명을 부지하며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65세 이상 홀몸노인은 104만3천989가구로 나타나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2020년에는 15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008년에 발표한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홀몸노인의 월평균 소득은 56만원에 불과하였으며, 이들 중 64.3%는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50만원 미만이었다.

 

이들은 혼자 살다 고독과 싸우다 죽어간다. 이승을 떠나는 길을 아무도 배웅해주지 않아  언제 죽었는지도 모르는 경우도 있다. 세상에 의지할 곳이 아무 것도 없는 홀몸노인, 그들의 친구는 오직 국가가 되어줄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정원속 궁전'과 '더클래식 500'에 사는 노인들과 정부에서 기초생활비를 받아 홀몸노인으로 살아가는 차이는 무엇일까? 결국은 돈이다. 노인 빈곤은 다시 헤어 나오지 못한다. 곧 저승을 기다리는 절망이 있을 뿐이다. 젊어서의 실패는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그래서 돈보다 소중한 것이 사람이고, 일이고, 비전이었다. 그러나 말년에 돈이 없으면 혼자 죽어간다.    


태그:#노인빈곤율, #고령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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