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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진보신당 등이 오는 6월을 기점으로 통합진보정당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진보정치세력 통합 운동을 펼치고 있는 '진보의 합창(진보합창)'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4월 20일 첫 국민제안 기자회견 당시 45명이었던 진보합창 공동제안자는 12일 현재 총 365명이 됐다. 특히, 진보정당의 가장 큰 세력 기반인 노동계가 이날 진보합창에 대거 합류했다.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금속노조, 건설산업연맹, IT연맹, 화학섬유연맹, 사무금융연맹 등 산별·지역위원장 17명이 진보합창 제안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황상익(서울대), 손호철(서강대), 김서중(성공회대) 교수 등 학계 인사 153명도 진보합창의 일원이 됐다.

 

진보합창은 이날 오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2차 국민제안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정치의 주류화로 한국정치의 새로운 희망을 열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원칙과 가치가 불분명한 야권대통합정당은 옳지도 않고 현실성도 없다"며 4·27 재보선 이후 야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야권대통합론을 일축했다.

 

진보합창은 "(정당 간) 명백한 차이를 해소할 근본적 방안 없이 일단 하나의 틀 안에 세력을 통합하자는 주장은 선거승리 지상주의"라며 "야권연대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한-EU FTA 처리 과정에서 다시 확인된 민주당의 보수성과 기회주의부터 먼저 성찰하고 변화시켜달라"고 강조했다.

 

또 제대로 된 야권연대, 2012년 총·대선 승리 등 두 마리 토끼를 먼저 잡기 위해 진보정당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역주의에 기반한 양당 체제에 균열을 내고 진보적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선 '중심'부터 확고히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용건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는 5년 동안 좌측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해서 문제가 됐고 이명박 정부는 취임 이후 계속 역주행만 하고 있다"며 "정운찬 등 권력 핵심부 인사마저 '이익공유제'를 말할 정도로 양극화된 현실을 뒤집기 위해선 '얼치기 진보'가 아닌 '진짜 진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보정당도 과감하게 과거의 틀을 벗고 새로운 판을 짜야"

 

아울러, 갈라져 있는 진보정당들을 하나로 다시 뭉치는 것이 곧 이들이 지향하는 '진보정당 강화'가 아님은 분명히 했다. 진보합창이 통합진보정당을 준비하는 진보진영의 '응원군'이자 '감시자'란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들은 '매력적인 대중적 진보정당'을 강조했다. 새로운 진보정당은 노동·생태·평화·성 평등·일상의 민주주의·자율과 같은 확장된 진보의 가치를 조화롭게 재구성해 "실현 가능한 정책"을 제시해야 하고, 과거 진보정치 내부를 분열시켰던 이른바 '패권주의'를 성찰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명실상부한 대안정당, 대중정당이 되기 위해 시민사회·지식인·각계 전문가·비정규 노동자 등이 폭넓게 참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진보정치세력 연대를 위한 교수·연구자 모임(진보교연)'의 김세균 교수(서울대)는 "오늘날은 이미 성립돼 있던 질서와 권력이 기반부터 허물어지고 새로운 힘이 꿈틀대는 거대한 지각변동의 시대"라며 "이 같은 시기에는 기존에 형성돼 있던 진보진영의 대립구도를 벗어나야 한다, 과감하게 과거의 틀을 벗고 새로운 판을 짜야 많은 이들의 힘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제3의 길을 택했던 유럽 좌파정당들의 몰락은 충분히 좌파적이지도 현대적이지도 못했기 때문이란 말에 공감한다"며 "우리가 새롭게 만들고자 하는 진보정당은 충분히 현대적이면서도 진보적인 정당이 돼야 할 것이다, 기존 진보정당 운동을 성찰하고 매력적인 진보정치, 수권능력을 갖춘 진보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통합진보정당 건설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연석회의로는 한계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진보합창이 전국적으로 크게 울려 퍼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진보합창은 오는 1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3차 국민제안 기자회견과 정치포럼을 열 예정이다.

 

무엇보다 민노당의 강기갑·권영길, 진보신당의 노회찬·심상정 등 진보양당의 대표 인사들이 3차 국민제안 기자회견에서 동참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현 민노당 울산시당위원장과 신언직 진보신당 전 서울시당위원장 등이 참여하는 정치포럼에서는 진보정당의 현대화와 혁신방안, 2012년 총·대선 전략을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된다.    


태그:#진보통합, #진보의 합창, #야권연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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