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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정치행동 내가꿈꾸는나라'와 <오마이뉴스>는 새로운 나라에 대한 꿈을 꾸기 위해 공동기획을 시작합니다. 주권자로서 내가 꿈꾸는 나라와 지역을 상상해보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우리들의 꿈을 모으고자 합니다. '내가꿈꾸는나라'와 <오마이뉴스>와 함께 각자가 꿈꾸는 나라를 이야기하고 이러한 장이 정치토론의 마당이 되어 현실로 이루어 가는 시작을 맛보시길 바랍니다. - 편집자 말

중앙일보는 이명박 대통령이 천안함 1주기 하루 전에  청와대 확대비서관회의에서 "P세대에게서 대한민국 희망을 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 대통령도 '상징조작'에 놀아나 중앙일보는 이명박 대통령이 천안함 1주기 하루 전에 청와대 확대비서관회의에서 "P세대에게서 대한민국 희망을 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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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시인 새뮤얼 존슨은 "애국심은 깡패들의 마지막 보루"라는 말을 남겼다. 옥스퍼드 사전이 나오기까지 최고로 꼽히던 모국어 사전을 편찬한 문필가가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없어서 애국심을 폄하한 것은 결코 아니다. 그가 깡패들의 보루로 칭한 것은 일방적으로 강요되는, 비이성적이고 맹목적인, 집권자가 하는 말은 앞뒤 가리지 말고 믿으라는, 그런 애국심을 말한다.

그런 것은 진정으로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와 공동체를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할 수 없다. 진짜 애국심은 국가가 나아갈 방향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기도 하고, 다수 의견에 반대하기도 하고, 때로는 날카로운 비판의 칼을 주저 없이 휘두르기도 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스스로 정한 묘비명 첫머리에 "미국 독립선언의 기초자"라고 썼던 토마스 제퍼슨도 "반대는 가장 고귀한 형태의 애국심"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근래에 언론지상에 가끔 등장하는 'P세대'니 'G20세대'니 하는 정체불명의 세대론이 걱정스러운 것은 그것이 마치 위에서 내려온 가치를 그대로 신봉하는 것이 애국심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마저 P세대(이 이름의 유래는 모르겠지만, 제목부터 애국심-patriotism을 달고 있는 특이한 세대명이다)나 G20세대(이 이름의 유래는 자명하지만, 과연 G20회의를 개최한 나라마다 이런 세대가 있는지 궁금하다)를 '국론통일'과 연관 지어 말할 정도니 전도된 애국심의 의미에 대하여 걱정이 되지 않을 수가 없다.

'P세대' 'G20세대' 정체불명의 세대론, 걱정스럽다

나라 사랑하는 방법은 결코 누군가에 의해 독점적으로 결정되는 유일한 것일 수 없다. 국민 스스로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정해나가는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국민을 위하여 국가가 존재하는 것이지 국가에 국민이 따라오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누구나 자기가 바라는 우리나라의 모습을 이야기할 권리가 있다. 하여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도 내가 꿈꾸는 나라에 대하여 말해보려고 한다.

법률가로서 나는
무엇보다도 우리나라가 다양한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을 허용하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역사상 폐쇄적인 사회가 개방적인 사회에 최종적인 승리를 거둔 예는 찾기 어렵다. 그 이유는 명백하다. 시대를 뛰어넘어 절대적인 진리로 인정받는 이념이나 사상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 시절을 풍미하던 사조도 세월이 지나면 낡은 구습이 되고 만다. 한때 어처구니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생각이 다음 세대에 이르러 선견지명으로 밝혀진 경우는 셀 수 없이 많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모든 사람이 하나의 생각을 하기 바라는 것은 스스로 발목을 묶는 행위와 똑같다. 각양각색의 생각이 스스럼없이 쏟아져 나올 때 발전이 있을 수 있다.

더욱이 우리에게는 생각과 표현의 자유를 소중히 여겨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다. 바로 그것이 우리의 강점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우리만큼 다양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활발하게 교환되는 곳이 또 어디 있는가. 모두가 고민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생겼을 때 수많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광장에 쏟아져 나와 토론을 벌이는 곳이 바로 우리 사회가 아닌가.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의 이런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막으려고 하는 것은, 마치 영어강의를 통해서 영어가 모국어인 나라의 대학들과 경쟁을 하려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양한 의견을 억누르고 표현을 제약해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 비단 과거의 일만도 아니다. 아직도 촛불을 들고 모여든 시민을 범죄자 취급해서 벌금을 물리고, 국제회의 포스터에 풍자적인 그림을 그렸다고 해서 '국민과 아이들로부터 꿈을 강탈'했다는 비난을 퍼붓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나는 이런 일들이야말로 우리나라를, 우리가 모두 꿈꾸는 곳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G20 홍보 포스터에 쥐 그림이 그려져 있다.
 G20 홍보 포스터에 쥐 그림이 그려져 있다.
ⓒ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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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나는 우리가 사는 곳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공정한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곳, 인맥이나 학연 또는 지연이 단지 친목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곳, 부패의 사슬에 끼어들지 않고 실력만으로 승부할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이러한 나라를 꿈꾸는 것은 비단 몇몇만의 희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제회의 포스터 풍자도 처벌 시도... 꿈꾸는 나라는 멀어진다

쉽지 않은 내용에도 우리 사회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꿈꾸는 사람들의 열망이 얼마나 뜨거운지 보여준다. 우리가 사는 나라가 부패한 공무원 탓에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들, 대기업의 횡포에 눈물짓는 중소기업의 설움,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슬픔을 찾아볼 수 없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형식적이고 명목뿐인 경쟁은 진정한 의미에서 경쟁이 아니다. 출발점에서부터 너무나 큰 차이가 나서 경쟁이 성립하기 어렵다면 이미 그 결과는 정당화될 수 있는 근거를 잃은 것이다. 우리 사회 모든 사람이 최소한의 기회를 보장받고 실질적으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그때가 오면 우리는 젊은이들에게 성공한 사람들을 존경하여야 한다는 말을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나는 우리나라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평화의 가치를 존중하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최근 몇 년간 우리는 전쟁이 얼마나 순식간에 다가올 수 있는지 실감할 수 있는 경험을 했다. 일각에서는 필요한 경우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심지어 "국민이 3일만 견뎌준다면" 전면전도 할 수 있다는 글이 버젓이 언론매체에 실리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만큼 전쟁의 아픔을 뼈저리게 기억하고 있는 민족이 또 있을까. 수백만의 국민이 순식간에 목숨을 잃고, 그 몇 배의 국민이 가족을 잃는 아픔을 겪게 될 상황을 "견뎌낸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나는 어떤 희생을 치르고라도 이 땅에서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화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애초에 우리가 바라는 나라를 꿈꿀 수 있는 공간 자체가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모든 전쟁은 범죄이며, 가장 비애국적인 행동이다.

제121주년 세계 노동절인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노동자대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등록금 인하와 임금 인상등을 요구하며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제121주년 세계 노동절인 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노동자대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등록금 인하와 임금 인상등을 요구하며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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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문제는 국가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전쟁은 한 사회의 폭력에 대한 감수성이 극도로 낮아질 때 나타나며, 폭력 성향은 잘못된 교육을 통하여 개개인의 마음속에 싹틀 수 있다. 무언가를 가르치기 위해서는 때려도 좋다는 생각, 잘못한 아이는 체벌을 통해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강박은 아직 어린 세대에게 목적을 위해서는 폭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사고를 갖게 하고 결국 사회 구성원 전부를 폭력에 무감각하게 만든다.

대학생 60%가 자살충동... 희망 주지 못하는 사회는 위험하다

나는 우리나라가 다음 세대에게 관용과 공존을 가르칠 수 있는 성숙한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세계를 평화로운 곳으로 만드는데 한 축을 담당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나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가 뒤에 남겨지는 사람 없이 모두가 함께 가려고 노력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양극화 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개인의 능력이나 성실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현상이 되어 버렸다. 신용등급이 낮아서 정상적인 은행거래가 어려운 사람이 수백만을 헤아리는 상황에서 파산지경에 이른 사람에게 열심히 노력하라는 말을 할 수는 없다.

대학생의 60%가 등록금 때문에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말하는 사회에서 복지를 시혜라고 생각하는 것은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에게 최소한의 희망을 주지 못하는 사회만큼 무너지기 쉽고 위험한 것은 없다. 나는 우리가 사는 나라가 힘없고 어려운 이웃에게 손을 내밀고 끝까지 기다려주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모두 자유와 정의가 최고의 가치가 되는, 평화롭고 행복한 나라를 꿈꾼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우리 모든 국민이 애국자라고 생각한다. 방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서로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누구보다도 어려운 상황에서 누구에게나 자랑할 수 있는 기적을 이루어내지 않았던가. 우리 모든 국민이 함께 손을 잡고 미래를 꿈꿀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20 dream '내가 꿈꾸는 나라' PT 공모전
주제 : '내가 꿈꾸는 나라'에 대한 자신의 경험, 바람, 구상 및 제안 표현
(예시: 반값 등록금이 실현되는 나라, 내가 꿈꾸는 취업환경, 내가 꿈꾸는 주거형태, 내가 꿈꾸는 동네 등)

- 자격 : 내가 꿈꾸는 나라를 표현하고 나누고 싶은 20대(10대도 가능)
- 응모 기간 : 2011. 5. 4 ∼ 6. 3
- PT 예선 : 2011. 6. 11 (심사위원단 심사 및 조언, PT 결선 참가자 발표 : 6. 14)
- PT 결선 : 2011. 6. 27 예정 (5명 진출, 오마이뉴스 생중계, 현장평가단 투표)
- 제출 방법 : e-mail(civilaction21@gmail.com)로 최종 ppt 파일 제출함
PT 시간(5분 이내)을 고려 작성하고 필요시 PT대본을 첨부할 수 있음
- 시상 내역: 최우수상 1명 (상장, 100만원) / 우수상 1명 (상장, 50만원) / 장려상 3명 (상장, 10만원)
(PT예선 참가자 전원 : <진보집권플랜> 증정, 저자 친필 서명)
- 심사기준 : 진정성, 공감도, 창의성 등
- 문의처 : 02 393-0712 시민정치행동 '내가꿈꾸는나라' 


태그:#금태섭, #P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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