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투수 송창식.

한화 이글스 투수 송창식. ⓒ 한화 이글스 홈페이지

4월 17일에 방송된 KBS 1TV의 <일요 스포츠 쇼>에서는 '인간 승리의 스포츠 스타들'이라는 제목의 뉴스 리포트를 방송했다.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인 농구인 박승일(전 울산 모비스 코치), 림프암 투병을 하며 V리그 시즌을 치른 배구선수 최태웅(천안 현대캐피탈) 등이 소개된 가운데 한 명의 야구선수도 이 리포트에 등장했다. 바로 혈행장애를 극복하고 마운드에 선 한화의 투수 송창식이었다.

송창식은 2004년 한화에 입단했지만, 데뷔 첫 해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이후 오른손 검지손가락에 피가 통하지 않는 혈행장애 버거씨병 진단을 받으며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났다. 하지만 그는 야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2010년 초 테스트를 통해 한화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2011시즌 들어서기 전에는 선발로 기대를 받았지만 2차례의 기회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지 못해 불펜 투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우완 투수로서 오른손 검지손가락에 피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혈행장애 버거씨병 진단을 받은 가운데서도 포기하지 않고 마운드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었다.

선발투수로서는 부진했지만 불펜투수로 보직을 옮겨 야구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게 된 것은 분명 대단한 일이었다. 한화의 팀 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송창식이 불펜에 있는 것은 불펜진에 힘을 보태는 것 이상으로, 선수들에게 강한 의지를 일깨울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성이 크다.

한화 마운드에 있어 중요한 선수인 송창식이 29일 삼성과의 대구 원정경기에서 의미 있는 첫 승리를 거두었다. 송창식은 팀이 2-4로 뒤진 6회말 3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해 1과 1/3이닝을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는 7-4 승리를 거두며 5연패를 끊었고, 송창식은 2004년 8월 4일 부산 롯데전에서 승리를 거둔 이후 무려 2459일 만에 승리를 거두었다.

한화는 2011시즌 들어 최하위 후보로 대두되고, 시즌에 들어서도 두 차례나 5연패를 기록하며 침체에 빠져 있었다. 특히 26일부터 28일까지 열린 넥센과의 원정 3연전에서는 1선발 류현진, 2선발 안승민, 3선발 양훈을 모두 내보내고도 3전 전패를 당했다.

투수진은 잘 막아냈으나 타선이 25이닝 연속 무득점을 기록하며 적시타를 터트리지 못해 균형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29일 삼성전에서는 송창식을 비롯한 불펜진이 삼성 타선을 잘 막아냈고, 타선도 7점을 지원하며 5연패를 끊는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두었다.

한화는 전반적으로 팀이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 송창식이 야구선수로 복귀하기까지 보인 인내와 열정, 투혼이 한화 선수단 전체에 이식되어야 한다. 이것은 무형의 자산으로 팀에 남아 있게 된다. 그 무형의 자산은 팀이 강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송창식의 2459일 만의 승리는 큰 의미가 있다. 한화라는 팀은 지금의 무기력함을 벗어나 전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투혼과 열정을 보여주어야 한다. 송창식의 투혼과 인내, 끈기가 한화를 살아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한다. 모두의 마음을 울리는, 한화라는 팀의 부활의 계기를 마련하는 희망이 될 것이다.

송창식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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