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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조차(조수간만의 수위 차)가 5.3m에 불과하고 사리·조금 등 조차의 차이가 변해서 전기생산도 불확실한, 경제성 없는 발전소를 짓기 위해 전기생산보다 더 큰 이익을 가져다주는 갯벌을 없애려합니다. 그것도 어업생산과 관광수입이 늘어난다는 거짓말까지 하면서 주민들을 무시한 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정부의 무차별적인 토건개발계획으로 매년 홍수 때마다 피해를 입는 김포일대, 한강, 임진강지역의 수위변화를 살펴보고, 개발계획이 동시에 시행될 경우 보다 효율적인 방안과 홍수기 저지대 피해예상 위험을 상세히 분석해야 할 것입니다."

남궁은경 강화지역 조력발전반대 군민대책위(이하 대책위) 대표는 인천시 주최로 열린 내부 워크숍을 통해 최근 정부의 인천만 조력발전 강행시도에 따른 홍보 전단지와 보고서의 법적·제도적 미비점을 고발하면서 오는 27일 민관공대위 발족에 맞춰 범시민운동, 홍보물제작 배포, 국회토론회 개최 등 270만 인천시민들의 합의를 이끌어내 반드시 막아내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인천시 광역기획담당관실 녹색성장팀은 22일 오후 3시 30분 인천국제교류센터 3층 시청각실에서 '인천만 조력발전 건설 대응을 위한 관계자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정부 측 사업발표자로 나온 이광수 박사, 반대 측 대표로 나온 박용오 강화어민대책위원장, 신동근 인천시 정무부시장, 이세영 인천사랑운동 시민협의회 상임 공동대표 등 관계공무원·시의회 의원·시민단체 회원·학계·전문가·지역 주민 총 60여 명이 참석했다.

조력발전이 정말 친환경 에너지가 맞나?

대책위 측은 건설에 필요한 석재 등 건설자재 확보를 위해 자연경관 훼손과 토사 및 오염발생이 불가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책위 측은 건설에 필요한 석재 등 건설자재 확보를 위해 자연경관 훼손과 토사 및 오염발생이 불가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박흥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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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러시아, 중국, 캐나나 등지에서 사용하고 있는 조력발전은 조수 간만의 수위차로부터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꾸어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발전방식이다. 조석이 발생하는 하구나 만을 방조제로 막아 해수를 가두고 수차발전기를 설치해 썰물 때 저수지와 해수면의 수위차를 이용,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조력발전의 주기는 썰물발전과 밀물발전으로 이루어진다. 프랑스의 랑스강 하구에 있는 조력발전소의 경우, 수문을 닫아 밀물 때 들어왔던 물을 내만에 가득 채워 썰물 때에 낮아진 해면으로 가둔 물을 떨어뜨려 24개의 터빈 발전기를 돌려 전기에너지로 전환한다.

하지만 조력발전은 조석 간만의 차가 큰 지역으로 한정되어 입지조건이 까다롭고, 조위의 변화가 1년 동안 균일하지 않으며, 조위가 일정한 시간대에서는 발전할 수 없고, 시설 기반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대해 인천만 조력발전 건설 대응을 위한 민관공대위 자문 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중기 인하대 해양과학과 교수는 발제를 통해 "최근에는 갑문 안쪽의 해양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 때문에 많은 나라에서 조력발전에 대해 회의적이다. 갑문 안팎의 바닷물 소통량이 작아 식물성 플랑크톤의 급증으로 인한 먹이 사슬 변화, 염분의 농도변화 그리고 물고기가 둑을 자유로이 오갈 수 없는 이유로 생태계의 혼란이 우려된다. 또한 강어귀에 침전물이 늘어나 생태계와 발전 모두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며 최 교수는 "유해조류 대량발생, 부유 물질, 영양염류, 수산 자원량 감소, 시화로 사례와 똑같은 최악의 상황 발생, 적조에 따른 저 산소 현상, 해파리 유생종자 대량 증가 등의 악영향이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정밀한 해양생태계 영향평가가 우선시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궁은경 대책위 대표도 "조력발전이 친환경 개발이라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방조제 때문에 조류의 흐름과 속도가 변해 갯벌에 토사가 쌓이고 해수 유통이 안 돼 결국은 (시화호처럼)썩게 된다. 결국 정부의 말과는 달리 강화도 전체 갯벌이 사라질 수도 있다"며 "따라서 조력발전은 석탄, 석유를 쓰지 않더라도 친환경 신재생에너지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 박흥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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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가 펴낸 홍보자료에 따르면, 강화조력 댐 내부 갯벌면적 감소는 39.5%, 7.65km로 여의도 면적의 2배에 달하며, 이어 인천만 조력의 경우 댐 내부 갯벌면적 감소는 17%, 17.9km로 여의도 면적의 6.1배에 달한다. 결국 두 곳을 합하면 순천만 갯벌 전체가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현재 조력발전소가 가동 중인 나라는 프랑스의 랑스(1967년 완공, 용량400kW), 러시아의 키슬라야(1968년 완공, 용량800kW), 캐나다의 아나폴리스(1986년 완공, 용량20000kW), 중국의 지앙시아(1980년 완공, 용량3000kW) 등이다.

이에 대해서도 남궁은경 대책위 대표는 발제를 통해 "조력 댐은 손실이 커서 선진국에서는 더 이상 건설하지 않는 전력생산 방식이다. 현재 선진국에서는 선박 운항이 자유롭고 해류를 차단하지 않으면서 어족 자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류발전과 파력발전(파도의 힘을 이용)방식에 치중하며 시험가동 중에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서해의 인천만(8.1m), 아산만(6m), 가로림만(4.7m), 천수만(4.5m) 등이 조력발전에 적합한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세계1위를 자랑하는 시화호 조력발전의 시설용량은 소양강댐 발전량의 1.56배인 254MW급이다. 화력발전소 대비 연간 유류수입 대체효과가 연간 86만2000달러에 이르고, 연간 CO2 발생저감양도 31만5000t에 달할 것으로 수자원공사는 추정하고 있다.

누가 강화갯벌을 빼앗으려 하는가!

이날 열린 내부 워크숍은 한 명의 정부 측 연구자와 인천시 및 시민단체 관계자 60명과의 말도 안 되는 싸움 같은 양상이 보였으나, 이미 오는 6월부터 착공을 강행하겠다는 정부 측 입장에 민간대책위 일부 대표들은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못하며 이광수 박사와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인천만·강화 조력발전 전면중단을 내세우며 발제를 했던 남궁은경 대표는 '누가 강화갯벌을 빼앗으려 하는가'라는 전단을 나눠주며 "서해에 마지막 남은 거대한 하구갯벌인 강화갯벌은 세계 5대 갯벌에 속하는 우수한 갯벌입니다. 전국 1위 생산의 젓새우와 꽃게, 황복과 뱀장어, 밴댕이, 병어, 송어, 광어, 쭈꾸미, 백합조개 등이 산란 성장하는 터전입니다"라며 "서해의 마지막 남은 대규모 갯벌이 사라지면 수천 명의 어민들과 수산물 판매인들, 관광업자들이 생계를 잃게 돼 결국 강화도 전체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라고 성토했다.

그러며 남궁 대표는 정부 측 홍보전단지 내용의 왜곡을 지적하면서 "지식경제부는 작금의 환경 파괴형 조력발전을 친환경에너지라고 결정하고 한국수력원자력은 자신들의 의무할당제 목표량을 얻어 과징금을 물지 않으려고 소중한 바다를 빼앗으려 하고 있습니다"라고 한 뒤 "3조 9천억원에 달하는 거금의 토목공사로 대기업 건설사는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하고 갯벌의 가치가 뛰어나 보호해야 한다던 국토해양부는 법적 보호지 지정을 해제하면서까지 갯벌을 없애려 합니다"라며 정부 측 입장 태도의 갑작스런 변화를 지적했다.

남궁은경 대표가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강화조력발전의 경우 시공사측이 주장하는 사업기대효과로 ▲ 도서지역 연륙화로 도서주민 생활환경 개선 ▲ 지역주민 일자리 창출효과(강화조력 건설 기간 중 500만 명) ▲ 어업생산량 증가, 지역문화 관광명소로 연계 주민소득 증대 ▲ 대규모 무한 청정에너지 개발 실현 등이다. 인천만 조력발전의 경우 고용효과는 6만명, 경제적 가치 4조, 양식업 및 조류서식지 보존 구역 설정으로 자연파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남궁대표가 속한 대책위 보고서에 따르면, 관광수입은 자연관광 훼손과 건설 소음 등으로 계속해서 감소할 것이며, 일자리 창출 또한 강화주민의 참여보장도 불투명해 대규모 실직 등의 어려움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사업자 측이 처음 내세웠던 일자리 창출 계획에 의하면 불과 500여 명의 전문 인력과 현장 근로자만이 건설현장에 참여한다고 보고돼 있었다. 

남궁 대표가 밝힌 현재 어업과 관련한 경제적 가치를 보면, 새우젓 약150억, 쭈꾸미·병어·밴댕이 약240억, 횟집 약350억이며 실제 꽃게 수입은 년간 1500억 이상의 이익 효과가 나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조력발전소 건설에 따른 주민 보상비는 불과 500억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파악돼 주민들의 분노를 고조시키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일고 있다.

이밖에도 최중기 인하대 교수에 따르면, 현재 강화갯벌구역은 유네스코 자연유산등록과 강화갯벌국립공원으로 추진되고 있다. 또한 식물·동물 플랑크톤의 종다양성이 풍부하며 하수오폐수 정화 능력 기능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멸종위기 1∼2종과 법적보호종의 생물들이 다량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남궁 대표는 마지막으로 갯벌국립공원의 세계적 가치상승의 효과를 강조하며 이번 조력댐 건설의 무가치적인 해악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조력댐 건설은 무한한 가치의 갯벌 파괴, 해양 생태계 파괴, 소중한 식량자원의 고갈, 수 천년 지속되어온 지역주민의 생계박탈 및 지역공동체 몰락, 갯벌을 일부 특정기업의 자산으로 사유화, 현재와 미래 후손을 위한 천혜의 자산을 무참히 파괴하는 정부와 대기업의 폭거에 다름 없습니다"

한편 인천만 조력발전은 방조제 길이가 18.3km, 연간 발전량 2414Gwh, 시설용량 1320MW, 사업비 3조 9천억원, 조지내 갯벌면적 105㎢(여의도 면적 35.6배), 발전소 운전시 소실되는 갯벌면적 17.9㎢(여의도 면적 6.1배), 매립요구 면적 1,811,368m²(54만 8천평), 인공섬 1,460,000m²(44만평)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이어 강화 조력 발전은 방조제 길이 4km, 연간 발전량 710Gwh, 시설용량 420MW, 사업비 1조 2470억원, 조지내 갯벌면적 7.15km(여의도 면적 2.4배), 발전소 운전시 소실되는 갯벌면적 2.14㎢(여의도 면적 0.74배), 매립요구 면적 591,911m²(17만9천평)으로 건설된다.


태그:#인천만 조력발전, #강화 조력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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