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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영 한나라당 후보와 최문순 민주당 후보가 24일 새벽 강원도 춘천MBC에서 열린 4.27강원지사 보궐선거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생방송 토론 마친 엄기영-최문순 후보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와 최문순 민주당 후보가 24일 새벽 강원도 춘천MBC에서 열린 4.27강원지사 보궐선거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소감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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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엄기영 후보의 명함과 동계올림픽 유치 서명 명단이 발견됐습니다. 조직적으로 오랫동안 불법 선거운동을 한 거 근거입니다." -최문순 민주당 후보

"알아보니 지난 TV토론에서 최문순 후보가 천안함 사건에 대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지게 말해 지지자들이 나를 지원하겠다면서 전화홍보를 하게 됐다고 합니다." -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

4.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네 번째 TV토론에서는 예상대로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측의 불법 선거운동이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23일 밤 11시 춘천MBC 주최로 열린 TV토론회에서 최문순 민주당 후보는 전날 선거관리위원회에 적발된 엄 후보측의 '불법 콜센터' 운영에 대해 파상 공세를 폈다. 최 후보는 현장에서 발견된 엄기영 후보의 명함을 제시하며 불법 선거운동이 오랜 기간동안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에 대해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는 "지지자들의 지나친 열성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방어막을 치는 등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엄 후보 명함이 왜 거기에?"-"나도 모르겠다"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와 최문순 민주당 후보가 23일 밤 강원도 춘천MBC에서 열린 4.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와 최문순 민주당 후보가 23일 밤 강원도 춘천MBC에서 열린 4.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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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후보는 토론회 초반 먼저 불법 선거운동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저를 지지하는 몇 분들의 지나친 열성 때문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도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최 후보는 불법 선거운동을 벌인 펜션 현장에서 연행되는 전화홍보원의 사진을 내보이며 "자원봉사자라고 하면 스스로 움직이는 분들인데 수건을 쓰고 나서야 (밖으로) 나왔다, 정말로 자원봉사자인가"라고 캐물었다. 또한 그는 "자원봉사자들이 방안에 컴퓨터 장비까지 설치해서 활동했느냐"며 "현장에서 엄 후보의 명함이 발견됐는데 왜 명함이 거기서 발견 됐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엄 후보는 "자원봉사자가 맞다"며 "여성들은 카메라 앞에서 약해진다, 기자들이 몰려가다보니 자연적으로 그렇게 한 것"이라고 언론의 탓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엄 후보측의 불법 선거운동에 대한 책임이 최 후보에 있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최 후보가 지난 TV 토론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지게 말해, 지지자들이 이번에 반드시 나를 지원해야겠다고 (마음 먹어) 전화홍보를 하게 됐다고 전해 들었다"고 주장했다.

명함 건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겠다"며 "경찰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차분하게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게 도리"라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도 불법 선거"- "본질적으로 다른 사안, 물타기 하나"

최문순 민주당 후보와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가 23일 밤 강원도 춘천MBC에서 열린 4.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최문순 민주당 후보와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가 23일 밤 강원도 춘천MBC에서 열린 4.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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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후보는 엄 후보가 평창동계올림픽유치지원 민간단체협의회 회장을 맡아 강원도민에게 받은 서명용지와 당내 경선 때 사용된 국민선거인단 신청서가 발견된 점을 추가로 제시하며 재반박에 나섰다.   

최 후보는 "동계올림픽 유치기원 서명용지와 국민선거인단 신청서가 왜 거기에 있느냐"며 "펜션 계약도 한달 전에 하는 등 오랜 기간 조직적으로 (불법 선거운동이) 진행됐다는 근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엄 후보는 "나도 왜 거기에 서명용지가 있었는지 묻고 싶다"며 "한 달 전에 펜션을 임대했으니 한 달 전부터 선거운동을 했다고 하는데, 경찰 수사 발표가 나기 전부터 공상소설·추리소설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엄 후보는 "민주당에서도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며 맞불을 놓았다. 그는 그 근거로 △ 지난 18일 민주당에서 '지지율 1% 초박빙, SBS 8시 뉴스'라는 문자를 22만 명에게 보냈는데  SBS는 그런 보도를 한 적이 없다는 점 △ 현 정부와 한나라당을 비난하는 불법 유인물이 아파트 곳곳에 뿌려졌다는 점 △ 민주당 소속 화천군의회 부의장이 8명의 부재자 신고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점을 들었다.

최 후보는 조목조목 반박과 해명을 내놨다. 그는 "불법 유인물을 뿌린 적이 없다"며 "민주당이 했다는 근거를 제시하라"고 엄 후보를 몰아붙였고 엄 후보는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경찰 수사에서 근거가 나왔다"고 피해갔다.

최 후보는 또 부재자 대리신고에 대해서는 "부재자 신고가 어려운 어르신들이 구두로 대리신고에 동의했다"며 자필 확인서를 제시했다. 다만 문자 발송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선거운동 방식이지만 내용에 있어서 실무진의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최 후보는 엄 후보가 '불법 콜센터' 사건에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엄 후보가 제시한 세가지 사례는 이미 선관위에서 조사가 끝난 사안"이라며 "엄 후보측의 불법 선거운동 사건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문제다, 물타기를 하기 위해 이미 정리된 사건을 다시 꺼냈다"고 주장했다.

강원도 소외론, 삼성 메디슨 투자 유치 공방도 이어져

'강원도 소외론'을 둘러싼 책임 공방도 계속 됐다. 엄 후보는 "동해안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탈락시킨 것은 노무현 정부"라며 "최 후보는 원주 혁신도시가 지지부진하다고 했는데 이곳 공정률은 다른 곳보다 앞서가고 있다"고 밝혔다.

최 후보는 "노무현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분명한 철학에 따라 혁신도시와 원주 첨단의료복합단지 등을 추진했다"며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철학은 수도권 중심주의다, 지역 입장에서 보면 빼앗기고 배려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삼성의 메디슨 투자 유치 논란에 대해서는 그동안의 토론과는 다른 쟁점이 제기됐다. 최 후보는 "설사 엄 후보가 투자 유치에 기여를 했다 해도 선거과정에서 말해서는 안되는 일이었다"며 "공단이 들어설 곳이 아직 고시도 되지 않아 투기꾼이 몰리고 땅값도 오르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행정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 유치 사실을) 발표하면 자칫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엄 후보는 "삼성이 메디슨을 인수하기로 한 것은 김진선 전 지사 때 된 것"이라며 "삼성 전략실 최고위 관계자가 나에게 이광재 전 지사는 (투자 결정 당시) 지사였을 뿐이지 삼성 스스로 전략적으로 판단해 결정한 것이라고 확인해줬다"고 주장했다.

시작부터 자리 배치 놓고 팽팽한 신경전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와 최문순 민주당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23일 밤 강원도 춘천MBC에서 4.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와 최문순 민주당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23일 밤 강원도 춘천MBC에서 4.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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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 두 후보는 모두 웃으면서 토론회장으로 들어왔지만 곧 팽팽한 신경전이 시작됐다. 자리 배정 문제 때문이었다.

당초 추첨에서 '사회자-엄기영-최문순' 순서로 배석하기로 양측이 합의했으나 문제는 구도였다. 최 후보 측은 "중간에 엄 후보가 앉고 사회자와 최 후보가 옆으로 꺾인 자리에 앉으니 '앵커 엄기영' 같다, 최소한 두 후보가 나란히 앉고 사회자가 측면을 앉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를 한 것. 이에 대해 엄 후보 측은 "이미 합의된 사항을 이제 와서 문제제기하는 이유가 뭐냐, 다분히 의도가 있다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춘천 MBC 측은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조명을 다시 맞춰야 한다"며 자리를 재배치하지 않았다. 최 후보 측은 "춘천 MBC 위상의 문제고 방송사 실력의 문제"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후 취재진의 악수 요청에도 응하지 않는 등 두 후보 사이에는 냉냉한 기류가 계속 흐르기도 했다.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가 24일 새벽 강원도 춘천MBC에서 열린 4.27강원지사 보궐선거 토론회에 참석한 뒤 스튜디오에서 나오며 지지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가 24일 새벽 강원도 춘천MBC에서 열린 4.27강원지사 보궐선거 토론회에 참석한 뒤 스튜디오에서 나오며 지지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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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순 민주당 후보가 24일 새벽 강원도 춘천MBC에서 열린 4.27강원지사 보궐선거 토론회에 참석한 뒤 스튜디오에서 나오며 지지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최문순 민주당 후보가 24일 새벽 강원도 춘천MBC에서 열린 4.27강원지사 보궐선거 토론회에 참석한 뒤 스튜디오에서 나오며 지지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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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가 끝난 후 엄 후보는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진정성을 잘 알아차릴 것"이라며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떠났다. 최 후보도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불법 선거운동을) 천안함 때문에 그랬다고 하네요"라며 "유권자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엄기영, #최문순, #강원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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