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토레스가 과연 첼시의 '기부천사'라는 오명을 벗길 수 있을까?

페르난도 토레스가 과연 첼시의 '기부천사'라는 오명을 벗길 수 있을까? ⓒ 첼시홈페이지

2010-2011시즌 겨울 이적시장에서 페르난도 토레스(27, 스페인)와 다비드 루이즈(23, 브라질)의 영입에 무려 7500만 파운드(약 1300억 원)나 쏟아부으며 유럽축구계의 '큰손'임을 입증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 하지만 그중 5000만 파운드(약 900억원)를 투자해 영입한 토레스가 무려 13경기 동안이나 무득점에 그치며 '먹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토레스가 여름에 방출된다면 첼시 역사상 최악의 영입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첼시가 큰돈을 지불하고 영입한 선수가 그에 맞는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팀을 떠난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후안 베론(36, 아르헨티나), 안드레이 셰브첸코(34, 우크라이나), 에르난 크레스포(35, 아르헨티나) 등은 대표적인 예다.

 

토레스의 골이 무려 3개월 동안이나 터지지 않자 첼시의 선수 스카우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누리꾼들은 "첼시의 구단주 아브라모비치는 토레스의 영입으로 이번에도 축구계의 진정한 '기부천사'임을 보여주었다"며 첼시의 선수보는 안목에 대해 비판했다.


그렇다면 그간 첼시의 기부(?) 명단에 올라있는 선수들은 누가 있을까.


5위 칼리트 불라루즈(29·네덜란드·전 소속 함부르크SV·이적료 220억 원)
2006-2007시즌, 중앙 수비수 영입에 관심을 보인 첼시가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로부터 영입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상 등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07년 5월 26일 아스날전에서 퇴장당하며 패널티골을 내줘 무승부가 되는 바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우승을 도와준 꼴이 돼버렸다. 결국 첼시에서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세비야FC로 임대된 후 독일 분데스리가 VfB슈투트가르트로 이적했다.


4위 아드리안 무투(32·루마니아·전 소속 파르마·이적료 320억 원)
아드리안 무투는 2002-200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AC파르마 소속으로 세리에A 득점 2위에 오르면서 유명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기 시작했다. 첼시에선 당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마요르카에서 뛰던 사무엘 에토(30, 카메룬)와 무투를 놓고 고민했다. 결국 첼시는 무투를 영입했고, 근 입단 초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2004년 코카인을 복용한 사실이 드러나 첼시에서 방출됐다.


3위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전 소속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료 400억 원)
한때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미드필더였던 베론은 이탈리아 세리에A 파르마와 라치오를 거치면서 코파이탈리아, UEFA컵 등을 품에 안으며 세계 최고 선수의 반열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 후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하지 못했고 첼시로 둥지를 옮긴 뒤에도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한 채 이탈리아로 돌아갔다.

 

2위 에르난 크레스포(전 소속 인터밀란, 이적료 430억 원)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밀란에서 호나우두(34, 브라질)의 대체자로 영입한 크레스포가 벤치 신세로 전락하면서, 그를 눈여겨보던 첼시가 영입했다. 하지만 첼시에서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결국 출전기회를 잡지 못하고 이탈리아 세리에A AC밀란으로 임대됐다. 임대 종료 후 첼시로 돌아왔지만 디디에 드로그바(33, 코트디부아르)의 활약으로 벤치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1위 안드레이 셰브첸코(전 소속 AC밀란, 이적료 800억 원)

AC밀란 소속으로 '무결점 스트라이커'로 불린 셰브첸코. 그는 2006년 당시 잉글랜드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첼시에 입단했다. 하지만 47경기에서 9골이라는 처참한 성적과 함께 2008년 AC밀란에 임대되었지만 그곳에서도 무득점에 그쳤다. 2009년 첼시로 다시 복귀했지만 단 1경기에 출전하고 친정팀인 우크라이나의 디나모 키예프로 이적했다. 셰브첸코의 사례는 첼시뿐 아니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전체에서도 최악의 영입으로 꼽힌다 들어간다.

 

첼시는 구단주의 엄청난 자금력으로 '빅4'의 자리에 오른 팀이지만 팬들이 '기부천사'라고 부를 만큼 무턱대고 선수를 영입하는 성향이 강하다. 프랭크 램파드(32, 잉글랜드), 조 콜(29, 잉글랜드), 드로그바는 좋은 영입을 예이지만, 토레스의 영입이 앞으로 과연 좋은 예로 남을 것인가는 미지수다. 매 시즌마다 최고 이적료 기록을 갈아치우는 첼시가 앞으로 계속 '기부천사'로 남을지 두고보아야 할 것이다.

2011.04.18 16:01 ⓒ 2011 OhmyNews
첼시 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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