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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대한민국 헌법 전문이다. 이 헌법 정신을 바탕으로 서울시교육청(교육감 곽노현)이 진행하려던 4·19 민주올레 행사가 흔들리고 있다. 일부 보수신문이 14'집회 성격이 있는 정치적인 행사에 중고생을 강제 동원하고 있다'면서 집중 공격하고 나선 탓이다.

 

서울시교육청 "달은 안 보고 손가락만 보고..."

 

시교육청이 오는 16일 주최할 예정인 4·19 행사를 이 지역 중고교에 안내한 때는 지난 5. 시교육청은 이 공문에서 "민주주의, 인권의식 함양을 위한 4·19 민주 올레길 현장체험학습을 실시하니 관심 있는 학생이 참가할 수 있도록 적극 안내해 주시기 바란다"면서 학생 2, 3명의 참가자 명단을 학교별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 대회에 참여한 학생은 결석으로 처리되지 않도록 '현장체험학습 인정'이란 내용도 넣었다. 이 행사의 후원은 국가인권위원회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맡았다.

 

시교육청이 진행을 위탁한 곳은 시민주권이란 단체다. 이해찬 전 교육부장관이 대표로 있는 이곳은 '민주올레' 행사를 처음 제안하고 지난해와 올해 4·19 민주올레와 3·1절 민주올레 행사 등을 벌인 바 있다. 이 행사에 대해 14일 아침 트집을 잡고 나선 곳은 <중앙일보><동아일보>.

 

<중앙>"정치성향 시민단체의 4·19 걷기대회곽노현 '·고생 2000명 참여시켜라'"란 제목의 기사(23)에서 "학생들을 강제 동원해 편향된 이념교육이 우려 된다"고 교장 등의 발언을 빌려 몰아붙였다.

 

<동아>"4·19행사에 중고생 동원 논란"(A17)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친노 단체가 참여하는 '민주 올레' 행사에 서울시교육청이 체험활동을 인정했는데 교육계는 학생참여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이 문제 삼은 것은 ▲ 학생 강제동원 ▲ 현장체험학습 인정 ▲ 정치성향 단체의 진행 등 3가지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4.19행사를 흠집 내기 위한 이해할 수 없는 보도"라고 항변하고 나섰다.

 

이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별로 학생 23명을 추천받은 것은 희망자가 너무 많아 행사 진행이 어려울 것을 우려한 것이지 동원하려고 한 것이 아니며 공문 어디에도 강제 참여하도록 안내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다른 정부기관이 아닌 시교육청이 스스로 주최하는 학생 대상 행사를 안내한 것에 대해 '동원'이라고 보도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런 식이라면 과거 시교육청이 연 학생동아리한마당, 수영대회 등의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죄다 '동원'된 것이 되기 때문이다.

 

현장체험학습 인정을 문제 삼은 것도 학교 시스템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다. 결석 처리를 하지 않는 현장체험학습 인정은 학부모가 가족행사나 여행을 위해 신청해도 학교장이 승인하는 것이 일반 관례다.

 

4월혁명회 "칭찬받을 일을 갖고서..."

 

문제는 이해찬 전 총리가 대표로 있는 정치적 성격이 있는 단체가 행사 진행을 맡았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에서 민주올레를 진행하는 곳이 그곳밖에 없는데 다른 단체에 진행을 맡길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해명했다.

 

시교육청 중견관리는 "교과부에서도 현장체험학습과 민주시민교육을 강화하라고 지시하고 있는데 보수신문이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의 모습만 트집 잡고 있다"면서 "우리가 정부방침대로 천안함, 연평도 계기교육을 안내할 때는 묵묵부답이더니 교과서에 나온 4·19 행사에 대해 왜 비난을 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동익 4월혁명회 상임의장도 "헌법 전문에도 나와 있는 4·19의 참뜻을 알리려는 교육청의 노력은 칭찬받을 일이지 비난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보수신문이 서울시교육청의 4·19 행사를 불온시하고 폄하하는 모습은 박정희 정부 시절의 4·19를 탄압하던 것과 같은 한심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 <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태그:#서울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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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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