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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건설방안을 백지화하는 쪽으로 결론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자, 경남 밀양이 지역구인 조해진 의원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29일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건설방안을 백지화하는 쪽으로 결론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자, 경남 밀양이 지역구인 조해진 의원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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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께서는 지역균형발전 해법으로 신공항을 구상하고 취임 후 재차 약속을 확인하던 때의 그 의지로 돌아오셔야 한다. 대통령께서는 무책임한 선거 논리, 근시안적 정치 논리에 귀를 닫고, 오직 지방의 희망, 국가의 미래만 생각하고 결단을 내려주시기 바란다."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가던 조해진 한나라당 의원(밀양창녕)은 목이 메는지 잠시 머뭇거렸다. 감정을 추스른 조 의원은 이 대목을 두 번이나 반복해서 읽었다.

서울시장 정무보좌관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부대변인 출신으로 친이(친이명박)계 핵심으로 꼽히는 조 의원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여부를 두고 청와대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대선 공약 파기는 정권의 신뢰를 추락시키고 하반기 국정운영에 심각한 누수를 초래할 것"이라며 "신공항 백지화는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30일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방침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나라당 내 영남권 의원들의 반발 강도가 거세지고 있다. 각각 밀양과 가덕도 유치를 주장하는 이들 의원들은 29일 백지화가 현실화될 경우 지도부 교체 요구는 물론 이 대통령의 탈당 요구를 암시하는 발언까지 내놨다.

영남권 반발 심화... "청와대가 한나라당 떠났으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리는 이한구 의원(대구 수성갑)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일이 잘못 진행되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 굉장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민이 지지하지 않는데 레임덕은 뻔하다, 당연히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영남 의원들의 집단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영남 의원들은 한나라당에 애착이 많다"며 "만약 문제가 불거지면 한나라당 지도부를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가 더 힘을 얻을 것이고 청와대가 떠났으면 떠났지 왜 우리가 떠나느냐는 이야기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부산 남구갑이 지역구인 김정훈 의원도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신공항 백지화는 양쪽으로부터 모두 비난을 당하는 잘못된 결정"이라며 "대구경북에서는 가덕도로 결정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하니 정부는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가덕도로 결정하고 타 지역은 원하는 다른 것으로 설득하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조해진 의원은 "망망대해를 메우느라 공사비가 22조 원이나 들었고 계속된 지반 침하에 10조 원의 추가 비용이 든 일본 간사이공항의 실패를 보면 결론은 밀양"이라며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주목되는 박근혜의 입... '제2의 세종시 사태'로 비화할까

한나라당 동계특위 고문을 맡은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특별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당원들에게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동계특위 고문을 맡은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강원도 춘천시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특별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당원들에게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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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가 정부의 신공항 입지 선정 발표 이후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강릉에서 열린 당 평창올림픽 유치 특위 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신공항 입지 선정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아직 발표가 나지 않았다"고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30일 정부가 신공항 입지 선정을 위한 평가결과를 발표하면 입장을 밝히겠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박 전 대표는 31일 대구과학기술원 총장 취임식 참석을 위해 대구를 방문할 예정이라 늦어도 이날까지는 본인의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박 전 대표가 정부 방침에 제동을 거는 모양새가 연출될 경우 여권 내 갈등이 증폭되면서 신공항 문제가 '제2의 세종시 사태'로 비화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한구 의원은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도 신공항 건립에 찬성해 왔다"며 "국민과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게 박 전 대표의 소신"이라고 말했다.


태그:#신공항, #박근혜, #조해진, #이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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