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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 음식 맛있죠. 자꾸만 생각이 나서 들리곤 하는 진짜 맛집이에요."
 "이집 음식 맛있죠. 자꾸만 생각이 나서 들리곤 하는 진짜 맛집이에요."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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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초이스를 잘못하셨네요, 이거 먹으면 죽습니다."

식당(남해생선구이)에서 이웃한 손님이 내게 한 말이다. 음식 메뉴 선택을 잘못했다고 자신이 먹은 걸 먹으면 바로 죽음이라고. 도대체 얼마나 맛있기에 그럴까 뜨악했다. 사실 맛돌이가 먹고 있는 이 음식도 괜찮은 수준이다.

맛있는 음식으로 소개할 만한 기본 품위와 맛을 지녔다. 맛돌이가 주문한 건 갈치모듬구이다. 그 맛이 죽음이라고 치켜올린 손님의 음식은 갈치조림이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 더 맛있어 보인다. 그게 인지상정이다. 아마도 그 때문 일거다. 자꾸만 갈치조림에 눈길이 가는 것은.

주 메뉴인 갈치모듬구이 상차림이다.
 주 메뉴인 갈치모듬구이 상차림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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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려놓은 밥상 놔두고 남의 밥상에 자꾸만 생각이 건너가 있다. 자~ 이쯤 해두고 오늘의 메뉴 갈치모듬구이를 소개한다. 기본 찬이 나오는데 잔칫상 분위기가 조금 난다. 바삭하게 구워낸 김과 잡채에서 오는 느낌일 거다. 상다리 부러질 정도의 상차림이 아니지만 제법 찬모의 내공이 느껴진다.

바닷가에 가면 생선을 먹으랬다고 여수에서 회나 생선구이 한번쯤 맛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 이 집에서 생선구이를 먹어본 적이 있는데 그때의 느낌이 아직껏 남아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맛돌이가 반한 건 김구이다.  

김밥 말고 이른바 김하고 밥, 김쌈이다.
 김밥 말고 이른바 김하고 밥, 김쌈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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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조미를 하지 않고 바삭하게 구워낸 막김이다. 이 고소한 김에 뜨신 밥 한술 싸서 양념간장에 콕 찍어 먹으면 이게 바로 죽음이다. 김밥 말고 이른바 김하고 밥, 김쌈이다. 아마도 장안에 내놓으라는 김밥들, 이 '김쌈' 앞에서면 쪽을 못 쓸 것이다. 

주인장 말에 의하면 상차림이 김치를 제외하곤 숫제 날마다 바뀐다고 한다. 어제는 몰무침이 나왔다면 오늘은 톳나물 무침이다. 이렇게 비슷한 메뉴가 매일 새롭게 선보인다. 오늘은 무나물, 톳나물, 부추김치 등이 돋보이는 찬이다. 

주 메뉴인 갈치모듬구이에는 큼지막한 갈치 한 토막과 고등어구이 반쪽이 선을 보였다. 그윽하게 풍겨오는 생선구이 향이 좋다. 그만큼 생선이 싱싱하다는 반증일 게다. 뚝배기에 담아낸 그윽한 된장국도 미각을 돋운다.

갈치모듬구이에는 큼지막한 갈치 한 토막과 고등어구이 반쪽이 선을 보였다.
 갈치모듬구이에는 큼지막한 갈치 한 토막과 고등어구이 반쪽이 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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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지탕은 고소함이 제대로 살아있다.
 누룽지탕은 고소함이 제대로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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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음식에는 덤이 많이 나오는데 여긴 누룽지가 일품이다. 밥은 반 공기쯤 먹고 뱃속을 비워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거 대충 밥을 넣고 끓여낸 짝퉁누룽지가 아니다. 잘 누른 누룽지로 끓여낸 누룽지탕은 고소함이 제대로 살아있다.

이 집 음식에 대한 느낌은 맛돌이 만의 생각이 아니다. 그렇다면 죽음의 음식(갈치조림)을 먹고 있는 손님(김용문.31)의 음식 평을 들어보자.

"이집 음식 맛있죠. 자꾸만 생각이 나서 들리곤 하는 진짜 맛집이에요. 식당이 많고 많지만 어쩐지 그런 집들하고는 전혀 달라요."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생선구이, #누룽지,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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