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의 '하키 신동' 조민호. 한라는 복병 도호쿠 프리블레이즈를 상대로 챔피언 2연패에 도전한다.

한라의 '하키 신동' 조민호. 한라는 복병 도호쿠 프리블레이즈를 상대로 챔피언 2연패에 도전한다. ⓒ 김형일

 

"챔피언 자리는 우리가 지킨다!"

 

디펜딩 챔피언 안양 한라가 포스트 시즌 2연패를 향한 마지막 고지에 오른다.

 

한라는 오는 주말부터 벌어지는 대망의 챔피언 결정전을 위해 11일(금)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한다.

 

한중일 빙판 삼국지가 펼치는 아시아 최초의 통합리그, 아시아리그는 이제 준결승을 지나 어느덧 마지막 크라이막스에 이르게 됐다. 이번 결승전은 지난 시즌 우승팀 한라와 신흥강호 도호쿠 프리블레이즈의 대결로 결정됐다.

 

양팀은 이번 주말인 12일과 13일(이상 오후 3시)과 다음 주 화요일(15일) 오후 7시, 일본 고리야마에서 결승전을 펼치게 된다. 준결승과 마찬가지로 이번 결승전 역시 5전 3선승제 포맷으로 치러지게 되는데 정규리그 3위로 올라온 프리블레이즈의 홈 어드밴티지로 첫 세 경기 모두 고리야마 반다이아타미 구장에서 치러지게 된다. 시리즈가 4차전과 5차전까지 갈 경우, 양팀은 안양에서 격돌하게 된다.

 

참고로 3, 4위 하위 시드가 1, 2위 상위 시드를 동시에 모두 꺾고 결승에 오른 것은 리그 사상 처음이다.

 

준결승전에서 정규리그 우승팀 오지 이글스를 시리즈 3-1로 누르고 이번 결승전에 오른 한라는 2위 크레인스를 제압하고(시리즈 3-1) 올라온 프리블레이즈를 맞아 아시아의 왕 자리를 놓고 외나무 다리에서 한치의 양보도 할수 없는 피말리는 혈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일 결승전은 리그 출범 이후 사상 두 번째다(지난 시즌 한라와 크레인스가 사상 첫 한일 결승 맞대결을 펼쳤다). 한라는 지난 시즌, 크레인스를 맞아서 결승 마지막 5차전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하면서 한국팀으로는 리그 사상 처음 우승을 따내는 '빙판의 기적'을 이루었다. 한라는 힘겹게 따낸 우승 자리를 결코 내주지 않겠다는 각오다.

 

한라에 맞서는 프리블레이즈는 준결승전에서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크레인스를 꺾고 올라왔다. 시리즈 1승 2패로 한때 위기를 맞았지만 홈에서 두경기를 모두 승리, 창단 2년만에 첫 포스트 시즌 진출은 물론, 결승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신생팀의 이번 결승 진출은 7개 구단은 물론 리그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 아이스하키계에서 35년 만에 신생팀으로 기록된 이들은 제오비라는 스포츠 용품을 파는 모 기업체를 두고 있으며 하치노헤, 모리오카, 고리야마 등 세 곳에 연고지를 두고 있다.

 

전 고쿠도와 세이부 시절 3차례 아시아리그 우승을 경험한 감독 크리스 와카바야시를 사령탑으로 올려놓으며 지난 시즌 새 출발한 이들은 포스트 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내용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고 올 시즌 예상대로 대선전했다.

 

 도호쿠 프리블레이즈의 외국인 수비수 브래드 페리눅. 포스트 시즌에서 총 8 포인트로 리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도호쿠 프리블레이즈의 외국인 수비수 브래드 페리눅. 포스트 시즌에서 총 8 포인트로 리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 김형일

 

일본팀으로는 올 시즌까지 유일하게 외국인 쿼터가 4명까지 허용된 이들은 공격수 브루스 멀헤린, 스캇 샴페인, 수비수 브랫 페리눅, 콜 제리트가 버티고 있는데 모두 팀의 주축이 되고 있는 핵심 선수들이다.

 

센터 타나카 고의 뒤를 이어 멀헤린과 제레트가 정규시즌 각각 20골과 18골을 터뜨렸고 특히 제레트의 경우 51포인트(팀내 2위)를 터뜨리며 공격수 못지않은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페리눅과 타나카 모두 포스트 시즌에서만 무려 8포인트를 몰아 치면서 상승세다. 타나카와 함께 팀의 에이스로 꼽히는 이시오카 빈 역시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5경기에 나와 3골 1도움으로 선전 중이다.

 

프리블레이즈는 한라와 마찬가지로 멤버들이 많아 일본팀들 중에서는 가장 많은 30명이 선수로 등록되어 있으며 평균 나이 25.77살로 일곱 개 팀 중 가장 젊다. 올 시즌 수비수 오오우치 야스히로의 주장직을 넘겨받은 타나카는 자신의 첫 해외 무대(독일 2부) 경험 이후 아시아리그에 재복귀하면서 득점과 포인트 부문에서 모두 선두를 차지했다. 어쩌면 크레인스보다 복병 프리블레이즈가 상대하기 벅찰 수도 있다.

 

한국 선수로는 대학 졸업생 최초로 일본팀에 입단한 고려대 출신의 수비수 김혁 선수가 이 팀에서 프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많은 아이스타임을 기대할 수 없지만 일본팀에 소속된 한국 선수가 한국팀을 상대로 결승전에서 처음 만나는 것에 그 의미를 둘 수 있다.

 

수비의 경우 2-1-2 또는 3-2 로 압박 수비를 펼치는데 아시아리그 7개팀 중 가장 적극적인 체킹을 하는 팀이다. 특히 3-2의 경우 5명 모두 한라 수비진영까지 내려오는데 이 경우, 한라는 2명의 공격수가 뉴트롤존까지 하이로 올라와 상대 수비 2명을 끌어올려야 할 필요가 있다.

 

한라가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은 페널티. 시즌 중반까지 파워플레이 성공률 선두를 달렸던 이들에게 파워플레이 허용은 매우 위험한 도박이다. 준결승전에서도 파워플레이로 큰 재미를 보았다. 또한 공격수 사다무네 켄타로는 상대팀 주전들을 괴롭혀 페널티박스로 유도하는 역할을 하는데 특히 크레인스의 이이무라를 반칙으로 끌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어 절대적으로 말려드는 행위를 삼가할 필요가 있다.

 

한라의 에이스 조민호는 이번 결승에 앞서 인터뷰에서 "결승에 올라서 너무 기분이 좋다. 정규 시즌 때 성적이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에 1위 오지를 이겨서 기뻤다"라면서 "프리블레이즈는 실력도 좋고 어린 팀이라 분위기를 타면 무섭게 치고 올라온다. 용병도 많고 타나가를 비롯해 좋은 선수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우승 해법에 대해서는 그는 "용병 수비수들이 공격에 가담하는 것을 항상 주시해야 하며 파워플레이 찬스를 주지 않아야 승산이 높아진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늘 팬들이 팀 뒤에서 열성적으로 응원해 주어서 감사하다. 홈 경기 때마다 느낀다. 이번에 적지에 가서 좋은 성적으로 꼭 보답하겠다"라고 전했다.

 

조민호는 올 시즌 프리블레이즈와의 6경기에서 무려 5골 4도움 9포인트로 매우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번 결승에서 매우 기대되는 스타다.

 

한라는 프리블레이즈를 상대로 올 시즌 맞대결에서 4승 2패(2연장승 1연장패 포함)로 앞서고 있으며 통산 정규시즌에서도 8승 4패(2연장승, 1연장패, 2슛아웃패)로 우세하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고리야마 반다이아타미 구장에서의 성적은 2패. 이는 올 시즌 나온 기록으로 이 중 한 경기는 연장전에서 패했다. 하치노헤, 모리오카, 고리야마 중 가장 열정적인 응원을 하는 곳이 바로 이곳 고리야마 구장으로 한라로써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성적도 매우 좋아 프리블레이즈는 올 정규시즌 이곳에서 총 4경기(하이원 2, 한라 2)를 펼쳤는데 모두 승리했고 준결승 2경기 역시 크레인스를 상대로 모두 이곳에서 승리했다. 고리야마 역대 정규시즌에서 성적도 6승 1패로 좋다.

 

한라는 결승진출이 확정된 후, 이틀을 쉬고 연습에 돌입했다. 마지막 정규시즌 4연승 이후 1위를 꺾은 한라의 분위기는 현재 매우 밝다. 오지와의 4차전 경기 도중 무릎을 다친 미국교포 공격수 알렉스 김의 결승 1, 2, 3차전의 결장으로 심의식 감독은 라인 조합에 약간의 변화를 줄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진 라인 구성은 아직까지는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지와의 3, 4차전에서 빠졌던 정병천이 다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수비에서는 우드-김우재, 존 아-이돈구, 오노-김윤환, 홍현목-이승엽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수비벽으로 다시 한번 수비벽을 철저히 봉쇄한다는 계획이다. 매 경기 심플하면서도 철저한 기본, 그리고 확실한 체킹을 주문하는 심의식 감독은 이번 결승전에서 역시 강력한 압박 전술 카드로 프리블레이즈의 블루라인을 뒤흔들며 우승 전법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주전 골리 엄현승의 막중한 선방이 마지막으로 필요할 때다. 부상으로 외국인 1명이 빠진 라던스키-우드-존 아의 외국인 삼인방은 작년 결승전에 이어 같은 시나리오로 다시 한 번 재우승에 도전한다.

 

이미 결승전을 한 차례 겪어본 한라로써는 큰 경기에서의 경험을 되살려 한 경기씩 지혜롭게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 이제 챔피언 2연패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최선을 다해야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다.

 

한라의 챔피언 자리를 지키는 그날을 팬들은 지금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GO! V2!

 

가자! 챔피언 2연패를 향해! 2009-2010 아시아리그 챔피언 안양 한라. 한국팀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아이스하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이들은 이번에도 챔피언 2연패 달성에 도전장을 내놓았다.

▲ 가자! 챔피언 2연패를 향해! 2009-2010 아시아리그 챔피언 안양 한라. 한국팀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아이스하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이들은 이번에도 챔피언 2연패 달성에 도전장을 내놓았다. ⓒ 김형일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안양한라 홈페이지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1.03.09 16:48 ⓒ 2011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안양한라 홈페이지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안양 한라 평창올림픽 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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