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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사 입구 연못 가운데 서 있는 전남 문화재자료 제170호인 삼층석탑
▲ 삼층석탑 태안사 입구 연못 가운데 서 있는 전남 문화재자료 제170호인 삼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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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이 호수가운데 조성한 인공 섬에 있다면, 참 아름다운 경치라고 생각을 할 것이다. 사실이 그렇다. 호수 한 가운에 조성한 인공 섬에 우뚝 선 삼층석탑. 저녁햇빛에 반짝이는 물살이 일렁이는 것이, 탑에 반사가 되는 모습이 아름답기만 하다. 그 아름다운 탑은 전남 곡성군 죽곡면 원달리 태안사 경내에 있다.

태안사 일주문을 들어서려면 연못을 끼고 돌아가야 한다. 그 연못 한 가운데에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170호인 고려 초기에 조성한 삼층석탑이 서 있다. 이 탑은 원래부터 이곳 연못 가운데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일주문을 들어서 우측에 있는 광자대사부도의 바로 옆에 자리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고려 초기의 석탑으로 일주문 옆에 방치가 되었던 것을 옮겨 복원하였다
▲ 삼층석탑 고려 초기의 석탑으로 일주문 옆에 방치가 되었던 것을 옮겨 복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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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지고 흩어진 석탑을 한데로 모아

2월 26일, 늦은 시간에 바삐 달려간 태안사라, 경내에 있는 문화재를 정신없이 촬영하고 돌아 나오는 길이다. 그런데 들어갈 때는 예사로 본 연못 가운에 석탑 앞에, 문화재 안내판이 서 있다.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일. 쫓아가서 보니 고려 초기의 석탑이라는 안내문구가 있다. 이곳 연못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에는, 기단부 면석 1매와 탑신부 일부에서 유실된 부재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탑을 연못에 있는 인공섬으로 옮기면서, 완전한 모습으로 복원을 하였다. 삼층석탑이 있는 인공섬으로 들어가는 길은, 통나무로 덮은 다리를 건너야만 한다. 다리를 건너 안으로 들어가 보니, 탑을 구성한 석재 일부는 새로 갈았고 일부 깨어져 나간 곳은 석재를 덧대어 보수를 하였다.

몸돌에는 양우주를 새겨 넣었다. 옥개석은 처마가 위로 솟아 날렵하다
▲ 몸돌 몸돌에는 양우주를 새겨 넣었다. 옥개석은 처마가 위로 솟아 날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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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돌의 위에 조성한 옥개석은 4단의 층급받침이 있다
▲ 옥개석 몸돌의 위에 조성한 옥개석은 4단의 층급받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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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으로 된 기단부도 훼손이 심하여 보수를 하였다
▲ 기단부 2단으로 된 기단부도 훼손이 심하여 보수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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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밋한 석탑에서 느끼는 단아함

탑은 이층 기단부 위에 올린 삼층 석탑이었으나, 연못으로 옮기면서 기단부 지대석을 높여 전체적으로 높아졌다. 탑신부의 덮개석인 옥개석은 4단 층급받침이며, 옥개석 상면에도 2단의 괴임을 돋게 한 옛 방식을 취하고 있다. 상륜부에 있는 장식은 모두 새로운 석재로 조성하였다.

새롭게 조성을 한 지대석 위에 올려 진 삼층석탑. 기단석은 양우주와 탱주를 새겨 아래로 넣었고, 덮개석은 아래로 층급받침을 넣었다. 윗면은 약간 경사가 지게 했으며, 2단의 괴임을 돋게 했다. 몸돌은 각 층마다 비례적으로 작아지며, 양 우주를 새겨 넣었다. 처마는 위로 치켜 올라 산뜻한 모습을 보여준다.          

떨어져 나간 탑 일부를 속재를 덧대어 보수를 하였다
▲ 보수한 탑재 떨어져 나간 탑 일부를 속재를 덧대어 보수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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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삼층석탑은 심하게 훼손됐다. 기단부 부터 여기저기 석재를 덧대어 짜 맞추기를 하였다. 아마도 방치가 되어있던 이유도, 이렇게 많은 부분이 훼손이 되었기 때문이란 생각이다. 그러나 이렇게라도 복원이 되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더구나 탑 앞에 선 또 하나의 안내판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했다고 적혀 있으니 말이다.

돌아 나오는 길, 아찔하다

탑을 볼 욕심으로 섬 안으로 들어갈 때는 몰랐다. 그런데 탑을 촬영하고 나오는 길에 보니, 다리 밑으로 무엇인가가 반짝인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다리가 낡아 나무들이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통나무가 움직이는 것도 있다. 그 밑으로는 호수의 물이 들여다보인다. 들어올 때는 전혀 모르고 건너왔는데.

연못으로 건너가는 다리는 통나무로 상판을 깔았다
▲ 다리 연못으로 건너가는 다리는 통나무로 상판을 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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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덮어놓은 통나무가 낡아 흔들리고 밑이 들여다보인다
▲ 통나무 다리를 덮어놓은 통나무가 낡아 흔들리고 밑이 들여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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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발을 짚어 나무를 흔들어 본다. 나무가 힘이 없이 흔들거린다. 물론 빠질 정도까지는 아니다. 그러나 맥 놓고 건너려다가 놀랄 수도 있을 듯하다. 보수를 할 예정이라니 다행이다. 답사를 다니다가 보면, 참 위험도 많이 따른다. 그런데도 이렇게 시간만 나면 돌아치는 것은, 누구 말마따나 독한 역마살 때문인가 보다. 아직도 끝낼 수 없는 역마살. '살(煞)'이라는 것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닌 듯하다. 나 혼자만의 생각이겠지만.


태그:#태안사, #삼층석탑, #곡성군, #호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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