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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권리확보를 위해 본관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 대학 본관 로비에서 농성를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권리확보를 위해 본관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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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노예보다도 못한 사람인가. 좁다란 계단 밑에서 일하면서 제대로 쉬지도 못한다."

지난 4일, 대구한의대 환경미화원들이 로비농성에 돌입했다. 기자가 방문한 5일 토요일에도 본관에서 농성을 펼치고 있는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은 "학생을 가르치는 대학이 이렇게 해서 되겠느냐?"고 하소연 하면서 "학교가 한편으로는 우리와 대화 운운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일일노동자들을 채용해서 일감을 준 것이 화가 난다"고 말했다.

현재 본관에서 순회 농성 중인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은 지난 2월 28일로 계약이 만료, 학교 측은 다시 공개입찰을 통해 청소용역업체 선정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당초 대학과 환경미화원 노동자들 간에 '임금삭감(토요일 근무조건 가정 약 75,100원 삭감, 822,400원에서 789,264원)'과 환경미화원 4명, 조경 및 잔디관리 3명 포함 7명의 인원감축으로 갈등을 빚어온 바 있다.

"열심히 일한 댓가 인원감원, 임금삭감 왠말이냐!"는 피켓이 보인다.
▲ 농성장에 한편에 놓인 피켓. "열심히 일한 댓가 인원감원, 임금삭감 왠말이냐!"는 피켓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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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학교와 민주노총대구본부, 대구일반노조의 중재로 당초 논란이 되었던 인원감축(7명), 파지(휴지, 박스 등) 관리(논의) 건, 토요일 1시간 일찍 퇴근하는 쪽으로 의견 접근이 있었던 것.

이외 다른 의견충돌에 대해선 서로 충분한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는 쪽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적게는 5년에서 7년 동안 학교에서 일해 왔던 환경미화원들을 놓고, 학교 측이 학교 개학과 동시에 일일 일용직 노무자들을 채용한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며 농성에 나선 것.

다른 곳에서도 여러 번 일을 한 바 있다는 청주 출신 한 환경미화원은 "학생을 가르친다는 대학이 어떻게 우리를 길바닥까지 내몰 수 있냐"면서 "우리가 노예도 아닌데 이곳처럼 제대로 된 쉼터도 없이, 심지어 그 계단 밑 쉼터까지 빼앗으려하고 전기까지 끊어 버리는 처사가 있을 수 있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농성을 하고 있던 대구한의대시설지회(박원수 지회장) 환경미화원 노경희 사무장은 "우리가 학교를 위해서 휴일도 반납한 채 열심히 일해 왔는데 어떻게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느냐"고 항변하면서 "뒤로는 우리보고 대화하자고 해놓고 일일노동자를 고용하는 처사는 무엇이냐"고 따졌다.

그는 이어 "학교가 마치 민주노총 때문에 업체가 입찰에 유찰된 것처럼 호도하고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업체하고 이야기해보니깐 업체(수의계약) 측에서는 대학이 제시한 금액이 터무니없이 적어 입찰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반대로 학교 측 관계자는 "환경미화원들이 계약 만료기간이 되어서 공개입찰을 하려고 했는데 그 장소까지 와서 여러 단체까지 합류하여 방해를 하고 졸업식장까지 와서 학교행사를 방해하고 파견근로자와 관련해 고발까지 당하는 수치를 겪었다"고 설명하였다.

환경미화원이나 민주노총의 '업체선정' 부분에 대해선 "대부분의 학교가 최저입찰제를 하고 있는 실정인데 민주노총에서 보내온 자료 일반관리 5%, 기업이윤 10%에 비해 우리가 기업이윤 7%를 적용하더라도 몇 만원의 차이 밖에는 별다른 것이 없다. 민주노총이 개입해서 결국 업체선정이 어려워졌고 깨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토요일 '무급휴게, 휴일'을 적용하려고 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저희가 일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했더니 나이도 많고 힘들어하는 분들도 많아 토요일도 쉬려는 분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토요일분 임금을 삭감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나이드신 노동자분들이라 우리도 인내, 업무방해 부분에 대해 참아왔는데 앞으로는 언론에도 적극 인터뷰하고 우리도 대응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학교 측 관계자는 "현재 서로의 갈등하고 있는 임금, 토요일 근무, 인원감축 부분에 대해선 민주노총, 한의대환경미화원지회와 합의한 상태이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파지 부분에 대해선 학교가 투명하게 관리해서 학교 잉여금인 만큼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에게 청소용역 복지나 재료비 등으로 되돌려줄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환경미화원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대체인력 부분에 대해선 "학교가 개학을 했는데 휴지도 많고 엉망진창이 되어있는데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고, 아직 업체 선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분들에게 '이래라, 저래라'하거나 우리가 나설 권한도 없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용역업체와 환경미화원과의 문제지 우리가 나서서 중재하는 것 자체가 파견근로법 위반이 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본관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50-60대의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은 "우리도 근로 계약기간(2010.2.28-2011.2.28)이 끝나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대화 중간에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우릴 내쫓으려는 것 아니냐"며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환경미화원들의 갈등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정문 입구에 놓인 버스에 걸려있는 모습.
▲ 대학 입구에 놓인 대형 현수막. 환경미화원들의 갈등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정문 입구에 놓인 버스에 걸려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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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일반노조 김대식 사무국장은 "학교와 환경미화원간의 일정 부분 합의(임금, 인원감축 등)가 되어있고 일정 부분은 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대체인력이 투입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업체선정 유찰은 우리의 민주노총이나 우리의 문제처럼 강조하고 있는데 그것은 학교 측이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을 제시해 아무도 학교 측과 거래가 성사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본관에서 노숙 농성을 하고 있는 환경미화원들은 "월요일에는 총장을 만나러 갈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구한의대환경미화원은 작년 4월에 대구일반노조에 가입한 바 있고 대학에는 잔디, 시설관리를 포함한 3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 속에 환경미화원 22명가량이 민주노총 대구일반노조에 가입하여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구한의대는 청소용역 선정과 관련해  2차례나 공개입찰을 진행했으나 모두 유찰되었고 이로 인해 오는 6일까지 수의계약이 이뤄지지 않은을 경우 또 다시 청소용역업체 선정에 상당 기간 시간이 소요됨은 물론이고 대체인력 투입으로 인한 환경미화원과의 갈등과의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그:#대구한의대, #환경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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