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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명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명함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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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명함이 다음주 중에 발송이 될 거 같아요"

지난주 오마이뉴스 편집부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월요일부터 출장을 나가서도 "혹시 내 자리에 우편물 온 거 있나요?"라며 사무실에 확인을 했는데, 24일 드디어 학수고대하던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명함을 받았습니다.

명함신청 자격미달... 왜 그렇게 명함에 연연 했을까!

지난 1월부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면서 정말 갖고 싶었던 것이 시민기자 명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신청을 하려고 보니까 자격미달. 시민기자 명함 신청 자격은 시민기자 FAQ/기사&편집/취재과정 란을 보면 아래와 같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시민기자 명함 신청 안내
▲ (명함 신청일 전) 3개월 내 버금 이상 기사를 5개 이상 게재한 시민기자 중 신청자에 한해 명함을 발급하며 경고, 자격정지 등 징계를 받은 시민기자와 현직 언론인은 제외합니다. 명함의 주소, 전화번호 등은 시민기자의 것으로 표기하되 원치 않으실 경우 오마이뉴스 본사로 표기하고 직함은 '시민기자'나 '뉴스게릴라'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3개월 내 버금 이상 기사 5개.

내가 담당하는 업무가 홍보분야라 열심히 한다면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40여 일 정도 지나서 명함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오름2,으뜸1,버금2)이 부여되었습니다.

지난해 가을 공무원 명함을 내미는 내게 어느 농민께서 물으셨습니다.

"공무원도 취재를 하세요"
"네, 보도자료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면 자세가 사무적으로 바뀝니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그분께서 살아온 과정이나 성공의 배경을 듣고 싶은데, "우리 농장에 관련된 자료는 농업기술센터 ○○○담당자에게 가면 다 있어요"라는 식으로 기자 분들이 취재를 할  때와 다르게 대한다는 것입니다.

기사 상식 뒤집은 '오마이뉴스'에 매료

2007년 2월20일, 홍보담당으로 발령을 받았으니까, 이 자리에 앉은 지 오늘로 만 4년이 넘어선 겁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홍보부서에 2년만 있어도 장수(長壽)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4년이 넘었으니까 초(超)장수라고 보아야할까요!

"아마 지휘부에서 니가 홍보업무를 잘할 때까지 놔두려는 모양이다"

정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내 담당업무는 군정방향이나 주요사업 추진, 주민들의 생활상 등에 대한 보도자료 작성, 영상뉴스 제작, 취재기자 안내 등등... 그러나 아무래도 비중은 보도자료 작성이 큰 편입니다. A4용지를 기준으로 2장, 많을 때는 5장까지 작성해서 이메일을 통해 언론매체에 보내면 전화가 옵니다.

"소설 쓰십니까!"
"이걸 나보고 다 읽어 보라구요?"

그러고는 대폭 칼질을 시작해 서너 줄짜리 단신으로 기사화가 되었을 때 느끼는 심정. 충분히 전후 배경설명이 들어가야 이야기 전달이 되는데 5장이나 되는 장문을 네 줄 정도로 처리해 버리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집니다. 아마도 언론사 성격상 지면 배치문제 등 한계성 때문이겠지요.

 보도자료 : 최대한 간결하게, 부족한 것은 증빙자료로 대체합니다.
 보도자료 : 최대한 간결하게, 부족한 것은 증빙자료로 대체합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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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보도자료 내용이 뒤집어서 쓰여졌을 때는 막말로 '환장'합니다. 어떤 사물이나 내용을 비스듬히 보면 삐딱하게 보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훌륭한 시책도 반대로 생각하면 이면이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일례로 '○○군, 전직원 친절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라는 내용이 '○○군, 이제서야 친절교육 뒷북행정' 라고 나가면 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이러면 한바탕 난리가 납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오마이뉴스 기사를 보고는 '참 독특하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든 문장은 간결하게 그리고 함축적으로 작성을 해야 하고, 문장을 중간 어디에서 끊더라도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는 내 기사작성에 대한 상식을 뒤집은 것이었습니다.

때로는 한 페이지 정도 분량의 설명이 있어야 독자들이 감동할 수 있는 이야기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데 점차 매료되기 시작했습니다. 야심차게 한번 올렸는데, 생나무. 두 번째도 역시 같은 결과. 표현 방법, 사진 배치, 박스 처리 등 다른 시민기자 분들이 쓴 글을 참 많이 읽었습니다.

내가 쓴 기사가 포털에 검색되다니

 내가 쓴 기사가 포털에 검색된 결과입니다.
 내가 쓴 기사가 포털에 검색된 결과입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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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지난 1월 14일 편집부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쓰신 기사를 실제로 겪었던 인물을 중심으로 해서 내용을 보충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때 내가 쓴 기사는 구제역 방역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무원들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기사 제목은 '이러다 내가 죽지, 구제역 언제 끝나나...' 였었는데, 편집부에서 '영하20도, 밤새 구제역과 사투...언제 끝나나' 로 고쳐 주었습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와 닿는 게 확실히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웃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계속 알리고 싶어

지난 일요일 아침. 등산복 차림에 카메라를 챙기는 나를 보고 집사람이 물었습니다.

"어디 가는데, 옷차림이 그 모양?"
"취재하러"
"취재원이 뭔데?"
"산토끼"

금년도가 토끼해인데 산토끼가 없어져가는 원인을 분석하기로 하고, 산토끼 발자국을 사진에 담기 위해 나섰는데, 흐릿한 산고양이 발자국만 카메라에 담아 왔습니다.

'사는 이야기' 코너를 통해 뒤돌아본 내 삶의 일부를 '나울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썼습니다. '그게 무슨 기사거리가 되겠느냐' 는 일반인들의 상식을 비웃기라도 하듯 세 번째 이야기는 포털에서 댓글 수가 1000건이 넘을 정도로 호응이 이어졌습니다.

정론(正論).
타 언론에서 성격상 다루지 못하는 이웃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놓치기 쉬운 주위의 감동적인 스토리를 오마이뉴스라는 매체를 통해 세상에 알려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오마이뉴스#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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