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청정지역이던 충남 태안 안면도에 구제역이 발생해 태안군이 특별재난상황실을 설치하는 등 구제역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오는 28일부터 안면도에서 대규모 한·미 군사 기동훈련이 12일간 열릴 예정이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구제역 발생' 태안에서 키 리졸브 한·미 합동 군사훈련 실시국방부와 태안군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12일간 미 7함대 소속 항공모함이 참가하는 '키 리졸브 한·미 합동 군사훈련'이 태안군 안면읍 창기리 일대 00부대 해상훈련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에 열리는 키 리졸브 훈련은 한미연합사령부가 주관하고 주한미군 사령부, 각 구성군 사령부 요원들이 참가해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 연습과 통합하여 열리는 훈련으로 전시에 한국군 전시 지원, 상호 군수지원 등 해안 상륙에 이은 수송 훈련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태안군도 지난 18일 태안군통합방위협의회를 개최하고 민·관·군·경의 유기적인 협조체제 유지를 통해 키 리졸브/독수리(KR/FE) 연습이 잘 진행되도록 대책을 세우고 있다. 또 훈련 참가 미군들이 일주일 정도 사용할 숙소로 안면도 내 펜션 가운데 침대가 있는 객실 150개를 일주일간 사용하도록 예약을 마친 상태다.
대규모 군부대 이동 불가피... 구제역 바이러스 확산할라하지만 그동안 구제역 청정지역이던 안면도에서 지난 19일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이 훈련으로 인해 구제역이 확산할까봐 안면도 내 축사 농가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생석회를 살포하는 등 2중, 3중 차단 방역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축산농가들은 8,611두(소 4,611두, 돼지 4,000두)도 혹여 구제역에 걸리지 않을까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이들이 염려하는 이유는 ▲ 고남면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확산하느냐의 중대한 고비가 될 시기에 대규모 상륙훈련과 기동훈련을 한다는 점 ▲ 미군이 안면도 지역 펜션에 흩어져 숙박을 하면서 이들의 이동 차량을 제대로 방역할 수 있느냐는 점 때문이다.
안면도의 한 축산 농가는 "해상에서 안면도로 상륙 훈련하는 미군이 쓰는 장비들이 필리핀, 일본 등 어느 나라에서 오는 장비인지, 제대로 된 방역을 하고 상륙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미군 숙소로 사용하는 펜션 인근에 축산 농가들이 있는 만큼 이들을 수송하는 차량들을 비롯한 훈련 차량을 반드시 방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합참 "구제역 방역 문제 고려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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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8일부터 안면도에서 대규모 한·미 군사 기동훈련이 12일간 열릴 예정인 가운데 구제역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지난 2009년 3월 경기도 포천 영평 미8군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한미연합전시증원 연습인 '키 리졸브' 연습에 참가한 한-미 해병대가 시가전 훈련을 하고 있는 장면. |
ⓒ 권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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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축산 농가들의 애타는 심정과는 달리 태안군의 대책은 거의 없는 상태로 확인되고 있다. 24일 태안군 재난상황실 관계자는 "미군이 숙식을 하는 줄은 (기자에게) 처음 들었다"며 "훈련하는 군인들이 알아서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훈련에 참가하는 인근 군부대 관계자도 "특별히 방역 준비는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훈련을 총괄하는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훈련 일정은 현재 미국측과 협의중이라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라며 "구제역 방역 문제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이에 대해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의 한 관계자는 "최근 파주에서 미군 훈련 기지 확장을 위한 공사가 구제역 발생을 우려한 주민들의 항의로 중단된 사례가 있다"며 "축산 농가들이 구제역 발생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꼭 훈련을 해야하는지 의문"이라며 반대 뜻을 밝혔다.
이번 훈련은 안면도에서 상륙 군 장비에 의한 수송 훈련과 전투력 복원 훈련을 하고 만리포에서는 인근 한국군 부대가 훈련을 하도록 돼있다. 이에 따라 충남도 내 서북부 지역에서 유일하게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서산시로 바이러스가 확산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