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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전망과 경제 전망의 유사점은 둘 다 많이 틀린다는 것이고 차이점은 날씨는 적어도 지금 날씨를 알지만 경제는 지금 경제 현황조차 잘 모른다는 것이다."

 

해마다 경제 전망을 내놓는 국가 싱크탱크 수장인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털어놓은 고충이다. 현 원장은 23일 아침 서울 강남 르네상스서울호텔에서 열린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 경영자 조찬 강연에서 최근 리비아 등 중동 사태와 관련해 올해 전망치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KDI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올해 한국 거시 경제 전망에서 국내총생산(GDP)이 4.2% 증가하고 소비자물가도 3.2%로 오른다고 전망했다. 

 

"중동 유가-건설,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

 

현 원장은 "11월 전망 당시 유가가 연평균 85달러까지 오르는 것을 전제로 했지만 최근 유가가 더 높게 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물가도 적신호를 보여 지난해(2.7%)보다 높은 상승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근 산유국이자 국내 업체 건설 수주가 많은 리비아 등 중동 사태 여파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았고 현지 국내 건설업체 현장사무소가 습격당하는 등 국내 경제에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윤계섭 서울이코노미스클럽 회장이 중동 정국 불안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묻자 현 원장은 "경제 전망하며 여건 변화를 고민하는데 포인트보다는 전체적 방향을 전망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최근 들어 전체적으로 다소 부정적인 전망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현 원장은 "지난주 IMF에서 KDI를 방문했을 때 (중동 사태 영향을) 물었더니 전체적으로 세계 경제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한다면서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었다"면서 "우리 유가, 건설업과 관련돼 전체적 흐름에서 좋은 영향은 아니어서 기업들도 감안해야 하고 우리도 6월 말 수정 전망 때 이런 상황을 고려해 전망을 다시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 원장은 "중동 사태 등 불확실성이 있긴 하지만 작년 이맘때 '더블 딥', 중국 충격, 또 다른 금융위기 가능성, 유럽 재정위기 등 이벤트적인 불확실성이 강했다면 지금은 세계 경제 회복이 생각보다 더디다는 게 가장 큰 불확실성"이라면서 "한국, 중국 등 신흥공업국 경제는 상당한 회복 단계인 반면 미국 등 선진국은 본격적 회복이 안 돼 아직 경기 진작책을 고려해야 하는 등 각국 경기회복 속도가 달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계 대출이 위기 적신호 안되게 막아야... 금리 인상 필요"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현 원장은 "올해 경제정책 여건이 작년보다 어렵다"면서 "금융위기 이후 지난 2년은 위기 극복과 경기 진작이라는 하나의 방향이었지만 금년에는 경기 회복도 유지하고 2년 동안 확장 정책으로 유발된 인플레이션, 구조조정 같은 부작용 대책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현 원장은 "단기적으로 거시 경제 정상화 기조를 유지하면서 지난 2년 적자 재정에서 벗어나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한 정책 기조이고 다음으로 금리 정상화, 물가 불안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현 원장은 인플레이션을 치약에 비유하며 "치약을 짜면 다시 넣기 힘든 것처럼 성장을 높이기는 쉬워도 물가 관리는 어렵다"면서 "지난해 농산물 가격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는데 올해는 확장적 재정금융정책 때문에 시중에 유동성이 풀려 수요 쪽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물가 관리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가계 대출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은 단기, 변동금리, 일시상환방식 위주여서 주택경기 침체 등 거시경제적 충격에 취약한 구조"라면서 "장기, 고정금리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주택금융시장 구조 개선을 통해 가계 부채가 위기 적신호 되지 않게 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금리는 성장률 등 경제 여건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면서 "저금리 부작용을 예방하고 향후 정책수단 활용 여지를 확보하기 위해 금리 정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적극적인 정책 금리 인상을 주문했다.


태그:#현오석, #KDI, #한국개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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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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