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012년 총선에서 부산지역 출마를 선언한 김영춘 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인본사회연구소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갖고 "후보들만 '1진'으로 깔면, 부산의 18석 중 10석 이상도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2012년 총선에서 부산지역 출마를 선언한 김영춘 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인본사회연구소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갖고 "후보들만 '1진'으로 깔면, 부산의 18석 중 10석 이상도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한나라당의 한 최고위원이 "내년 총선 때 부산경남(PK)에서 최소 6∼7석은 민주당이 먹을 것 같다"고 했다는 정보보고를 보면서 김영춘 민주당 최고위원이 생각났다. 지난해 10월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민주당에 복귀하면서 고향인 부산출마를 선언한 그는, 김정길 전 부산시장 후보, 조경태 의원, 최인호 부산시 지부장 등과 함께 'PK진출의 기수'로 꼽힌다. 특히 16대와 17대 연속 당선됐고 18대 총선에 불출마했지만, 여전히 당선경쟁력이 높다는 평을 듣는 서울 지역구(광진갑)를 떠나 부산으로 가는 그에게 눈길이 쏠리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후보들만 '1진'으로 깔면, 부산의 18석 중 10석 이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치 행보는 파격을 반복했지만, 말은 신중하다는 평을 듣는 그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나라당 일당지배체제가 20년 동안 지속됐지만 퇴행적 변화만 있었기 때문에, (민주당에 대해) '좋은 사람 내보내라, 찍어줄게' 하는 마음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는 "부산 사람들의 화끈한 기질상 바람이 불면 세게 분다"고도 했다.

그는 또 "진보개혁세력은 플러스 알파가 없으면 대선승리가 어렵다"며 "야권연합과 영남에서의 약진이 있어야 확실하게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야권연대의 방향에 대해서는 "야권통합정당을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가 공개적으로 '야권통합정당 건설'을 주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성근씨 등의 '백만민란'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이인영·박주선·천정배 최고위원이 이미 동참의사를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손학규 대표를 포함해 최고위원 8명(원내대표 제외) 중 4명이 '야권통합정당론'자인 셈이다.

1984년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대표적 486정치인인 그는 "(2007년) 탈당 때는 486에 조차 실망한 점이 많았고 희망이 없다고 봤는데, (2010년) 1년 동안 보니 반성을 많이 하고 있었다"면서 486들에게 호남양보에 앞서 당신들 먼저 수도권지역구를 양보하라는 주장이 나올 경우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면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만난 김 최고위원은 2시간이 넘는 인터뷰에서, 3차례의 탈당과정(한나라당 탈당-열린우리당 창당, 대통합민주신당 탈당-창조한국당 참여, 창조한국당 탈당과 2년 뒤 민주당 입당)과, 창조한국당 시절에 대해서도 '정리'했다. 그는 "영화가 아니라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추운 곳으로 간 나름의 도전이었지만 본의 아니게 탈당을 많이 한 사람이 됐다"면서 "세상을 혼자서 급하게 바꾸려고 하다 보니 그랬는데 이제는 당장은 안 돼도 꾸준히 바꾸려고 노력하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문답전문.

"MB도 문국현도 정당을 기업처럼 생각"...'사람중심경제' 핵심의제화는 성공"

김영춘 민주당 최고위원.
 김영춘 민주당 최고위원.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 지난해 10월 최고위원으로 복귀하기 전까지 어떻게 지냈나.

"약 2년 동안 쉰 셈인데 공부를 많이 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권력과 과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열린우리당의 세력을 갖고 정치를 했지만 서민을 지켜주지 못했고 중산층의 몰락을 막지 못했다. 이에 대한 평가가 총선·대선에서의 처참한 패배였다. 노무현 대통령이나 열린우리당의 다수는 세계화·신자유주의 양극화 현상이 어쩔 수 없는 대세라고 여겼다. 당시에 난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고 몸부림쳤지만 명확하게 '이게 대안이니 이렇게 가자'라고 말하지 못했다. 18대 국회의원에 불출마하면서 '한나라당의 실패 이후 대안을 준비하는 것이야말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공부했다.

마음공부도 했다. 열린우리당의 실험이 실패해 괴롭고 힘들었지만, 그 속에서 다른 사람을 원망하고 그 분노로 나를 불태우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처참했다. 그러다 급하게 성과를 바라고 다른 이의 잘못을 탓하면 세상을 바꿀 수 없음을 깨달았다."

- 참여정부에 대한 대안은 정리됐나.
"관건은 경제다. 경제 자체도 사람중심으로 사고해야 한다. 2007년에 문국현 후보를 지지한 것도 '사람 중심 경제'를 건설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개발 경제시대 때 수출을 위해 고환율을 억지로 유지한 것은,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저임금에 기초한 풍부한 노동력과 기계·설비에 대한 투자가 부를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에 있었을 당시에는 추구할 만했다. 그러나 지금은 노동자와 경영자가 얼마만큼 창의적으로 일하느냐에 따라 부가가치의 질과 양이 좌우된다. 그런데도 IMF 이후 끊임없이 일자리를 파편화시키고 외부화시키며 경제를 운용했고 이게 마치 개혁인 것 마냥 환상을 갖게 했다. 10년은 그렇게 버텼지만 앞으로는 수출 중심의 대기업만 버티지 대부분의 중소기업이나 국민들은 도저히 견딜 수 없다. 삼성·현대·SK 등 대기업들이 악성 일자리로 버티는 경영을 계속하면 10년 뒤 세계일류 자리에 있을 수 없다는 단언적 예언도 할 수 있다."

- 창조한국당 시절은 어떻게 정리하고 있나.
"문국현 대표가 갖고 있는 '사람 중심 경제'라는 메시지만 있었고, 그럴싸한 당도 없었고 세력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메시지를 키워내고 핵심적 의제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는데 그건 성공했다. 지금 민주당도 사람 중심 경제를 말하고 심지어 보수 언론에서 그런 화두가 등장하는 걸 보면 헛되진 않았다. 당시 문국현의 '사람중심 경제'를 만드는 길을 가려면 당에서 나와야겠더라. 그러려면 탈당을 해야 하는데, 한나라당을 탈당한 데 이어 또 탈당하는 것에 대한 속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불출마를 결심했다. 내 마음에서 우러나와, 계산 없이 한 일이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 문국현 전 대표에게 '사람중심경제'라는 메시지는 있었지만, 정치적인 한계는 많았다.
"이명박 대통령도 그렇지만 문 대표도 정당을 기업처럼 생각했다. 그 분들은 기업처럼 하면 정치도 잘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기업은 사장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당 대표와 당원은 원리적으로 같은 선상에서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 나를 따르면 된다는 방식으로는 정치나 정당은 안 된다. MB가 소통이 안 되는 것도 오랜 세월을 군주적 CEO역할을 해서 생긴 병폐다. 문국현 대표도 마찬가지다. 대선 이후에는 당일에는 관여를 하지 않았는데, 자유선진당과 손잡아 교섭단체 만드는 걸 보고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탈당했다."

- 왜 부산에서 출마하려고 하나.
"작년 1월쯤 부산시장으로 나가보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받았는데 내키지 않았다. 태어나서 19살까지 살았던 부산이지만 그 이후로 30년 객지생활을 했다. 그러나 그 30년 동안 부산은 가장 일자리 없고, 젊은 사람들이 떠나는 도시가 됐다. 부산을 어떻게 부활시킬 것이냐에 대해 체득하고 이해하는 것 없이 부산시장에 나가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난해 10월에 최고위원으로 당에 돌아왔는데 몇 가지 과정이 있었다. 민주당 내부의 486 정치인 그룹과 작년 내내 공부를 같이 했고 이때 '삼수회'(민주당 내 486 전·현직 국회의원들의 모임으로 '진보행동'의 전신)를 만들었다. 내가 탈당할 때는 486에게 조차 실망한 점이 많았고 희망이 없다고 봤는데, 1년 동안 보니 그들도 반성하고 있더라. 작년 10월 전당대회를 마치고 손학규 대표가 선출된 것도 의외였다. 당시 광주 전남의 지지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민주당에도 변화의 조짐이 있다는 희망을 걸게 됐다.

이후 손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을 맡았으면 좋겠다며, 부산출마 얘기를 했다. 2003년에 한나라당에서 탈당해 열린우리당을 창당했을 때도 부산에 출마하려고 했는데 당에서는 서울에서 이겨주는 게 급선무라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접었는데 또 부산 출마 얘기가 나오면서 이게 운명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민주당을 전국 정당으로 만드는 데 보탬이 돼야 나 스스로가 민주당으로 돌아가는 게 용납이 됐다. 그런데 총선 때 영남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면, 의석수와 상관없이 전국 정당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

진보 개혁세력은 플러스 알파가 없으면 대선 승리가 어렵다. 야권연합과 영남에서의 약진이 있어야 정권교체를 확실하게 할 수 있다. 이게 내가 정치로 돌아가는 가장 큰 이바지 아니겠나."

- 2007년 대선 때 민주당 대오를 이탈해서 문국현 대표를 지지한 정치적 과오에 대한 속죄차원에서 부산으로 간다는 시각도 있다.
"그런 생각은 없다. 민주당 당원이나 의원한테는 미안하다. 하지만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 그랬던 것이 아닌 만큼 나쁜 짓이라거나 갚아야 할 과오라고 생각하진 않다. 그 때 문국현-정동영 단일화가 돼도 어차피 대선은 졌다고 생각했었으니 탈당은 나름의 도전이었다."

"부산사람들 기질상 바람 불면 세게 분다"

김영춘 민주당 최고위원.
 김영춘 민주당 최고위원.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 한나라당의 한 최고위원이 내년 총선 때 부산경남에서 민주당에 최소 6~7석을 뺏길 것 같다고 했다.

"후보들만 '1진'으로 깔면, 부산의 18석 중 10석 이상도 가능하다. 부산사람들의 화끈한 기질상 바람이 불면 세게 분다. 부산에서 한나라당 일당 지배 체제가 20년이 됐는데 한나라당을 뽑아줘 봐야 발전적 변화가 아닌 퇴행적 변화만 있었다. 일자리, 경제 상황, 복지 문제, 미래의 희망 모든 면에서 과거보다 현재가 못하고 현재보다 미래가 못할 것이라는 불만에 꽉 차있다. 이 책임을 20년 동안 부산을 독점 지배해온 한나라당 의원, 단체장에게 물을 수밖에 없다. 지금 부산에서는 '사람만 좋은 사람 내보내라, 찍어줄게' 이런 마음이 생긴 것이다. 시민은 이미 준비돼있고, 관건은 우리가 얼마나 좋은 후보를 내보낼 수 있느냐다. 현재 부산 출신 인사를 영입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 18대 총선 부산당선자 중 친박 지지자가 많다. 박근혜 전 대표가 총선을 지휘하면 영향 크지 않을까.
"지난 총선에서 친박계의 당선은 부산 시민이 박근혜 대표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친박 후보들을 낙선시킨 한나라당 공천에 반대한 것이다. 한나라당 MB파의 '공천학살'에 동정론이 일었던 것이다. 당시 당선된 후보가 그냥 한나라당 후보로 나갔으면 떨어졌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

- 진보개혁진영의 영남접근전략은 무엇이라고 보나.
"지역구도를 (한나라당 일당구조가 아닌) 경쟁구도로 만들어야 한다. 지역 구도를 경쟁구도로 만들면 당선 되는 사람도 열심히 하고 상승적인 경쟁의 에너지로 부산을 발전시킬 것이라는 얘기가 같이 먹혀 들 것이다. 메기론이다.

더 중요한 건 민주당이야말로 부산을 위해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인정받아야 한다. 한나라당이 아니라 우리가 당신들을 대변한다는 것을 말이 아닌 정책, 반복되고 일관된 노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우리가 부자를 대변할 수도 없고 그 경쟁에서 한나라당 이길 수 없다. 최근 복지 정책 강화는 그 현실을 깨달은 결과다. 과거에는 중도로도 점수 얻을 수 있었는데 양극화 시대에 중도는 설 자리가 없다. 민주당은 명확하게 자기 입장을 중산층과 서민, MB정부로부터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80~90% 다수 대중을 상대로 우리가 여러분의 편임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양극화시대, 중도는 설 자리 없어...훌륭히 변신한 정동영, 여기서 못 돌아서"

- 민주당 내에서는 정동영 최고위원이 가장 앞장서서 이런 주장을 하고 있는데.
"민주당이 가야 할 바를 잘 통찰하고 있고 훌륭한 변신이다. 진정성과 상관없이 그분이 그 정치를 하겠다고 하는 것을 믿어줘야 한다. 여기서 돌아서면 정치인으로서는 자살행위다."

- 당내 부유세 논쟁은 어떻게 보나.
"시기상조다. 세계 정치사를 보면 어떤 정당도 증세를 먼저 내걸고 선거에서 이기거나 정권을 지킨 적이 없다. 증세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고, 기본적인 경험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복지담론을 거부하지 않는 것도 무상급식이라는 살아있는 경험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을 더 해야 한다. 우선, 무상복지 '3+1' 정책 정도는 MB 정부에서 한 4대강 사업과 부자 감세 정책을 원상회복 시킨 재원으로 시행 할 수 있다. 우리가 집권한다면, 5년 동안 국민들이 충분히 공감한 후 2단계의 주거복지·일자리 복지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증세를 해야 한다. 합의된 국민들의 요구가 있으면 증세도 수용할 수 있다. 미리 증세를 얘기하는 건 단계를 뛰어넘는 것으로 정치인·정당으로서 현명하지 못한 접근이다. 더욱이 내년에는 절체절명의 총선·대선이 있다. 이런 바탕 위에서 보면 증세 요구가 국민들에게 반감을 불러 일으켜서 그 물줄기를 흐트러트릴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

- 복지국가에 대한 모든 논의가 민주당 내에서도 이뤄지는 것 같다.
"옛날에는 남북문제 외에는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아젠다가 다른 게 없었는데 비로소 야당으로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민주당의 최근 변신을 의구심을 갖고 보는 사람이 여전히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변신은 지난 세월에 대한 민주당의 반성의 표출이다. 우리를 지지한 국민이 누구냐, 그 지지층에 대한 충성심을 확고히 해야 생명력 갖는다는 걸 깨달았고, 큰 흐름의 선회가 이뤄진 것이다. 아주 보수적인 의원들조차도 재원 대책을 말하지 목표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의 변화를 다른 의구심을 갖고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변화의 노력이 좀 더 풍부한 내용, 제대로 된 준비를 갖고 할 수 있게 지혜를 모아주고 애정 어린 채찍질을 해줬으면 한다."

"유시민 옛날과는 달라졌으나 여전히 자기사명 단순하게 설정"

김영춘 민주당 최고위원.
 김영춘 민주당 최고위원.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 "유시민은 왜 옳은 얘기를 저토록 싸가지 없이 할까"라고 했었다. 요즘의 유시민 국민참여당 정책연구원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옛날과는 달라졌다. 그러나 여전히 자기 사명을 아주 단순하게 정리해 설정하고 목표에 집중해서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국민참여당만 봐도 그가 내세운 '민주당과 다른 핵심 사안'은 당내 민주주의였다. 이것 하나가지고 당을 달리할 수도 있지만 정치 원론으로 따지면 당 안에서도 논의해도 될 문제다.

3년 만에 여실히 드러난 민주주의 후퇴, 국민의 삶의 후퇴 앞에서 당내 민주주의라는 문제가 다른 모든 문제를 앞서는지에 대한 의문이 크다. 지금도 국민참여당은 진보통합을 이야기 하지 민주당과의 통합은 얘기하지 않는다. 그건 아니지 않은가. 민주당과의 통합 노력을 먼저 하는 게 더 자연스럽다. 민주당과의 차별화된 구현체로서의 국민참여당 강화에 너무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지난해 7·28 재보선에 맺었다는 민주당-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간 합의서는 어떻게 보나.
"당 이름으로 합의서를 썼다면 기본 취지의 맥락이 관철되는 게 맞다. 그런데 김해 을이 김경수 봉하재단 국장의 불출마로 민주당 내의 반감과 자존심 상처가 깊어져 단일화가 안 될 가능성이 커졌다. 순천을 양보하자는 얘기부터 이런 저런 얘기들이 있는데, 그런 논의들이 큰 대국을 염두에 두고 양보하고 입장 맞추는 노력을 하면 좋은데 너무 고집스럽게 추진되고 부딪히니 걱정된다."

- 전남 순천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무공천에 대한 호남쪽 반대가 크다. 관철할 수 있겠나.
"논의가 좀 더 확장되고 공개적으로 되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 국회의원이나 간부들 수준에서 보면 아닐 수 있는데 일선 당원이나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 이기길 바라는 사람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논의 확장하는 게 맞냐를 고민하고 있다. 제일 좋은 모양은 지역에서 먼저 살신성인하는 모습으로 나오는 것이다."

- 내년 총선과 대선의 야권연대에 대한 구상을 밝혀달라.
"내년 총선·대선을 과거와 같은 수준의 연대로 치르면 패한다. 총선은 자리를 나눠줄 수 있는 지방자치제 선거와 달리 단일화 할 수 있는 협상카드가 없다. 정당들이 난립한 상태에서 조정을 해도, 또 자기 당 안에서 관철해야 하는데 거의 불가능하다. 민주당은 가장 많은 희생과 양보를 해야 하고, 다른 군소 야당들도 자기들의 선명성을 희생하면서까지 통합·단일화를 한다고 하면 그만큼 얻어내야 한다. 이 때문에 협상을 하더라도 민주당이 깨지거나 분당 사태가 오고, (지역 의원이) 무소속으로 나와서 단일화 효과를 없애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이처럼 총선 단일화는 위험이 크기 때문에 야권통합정당을 건설하는 게 맞다. 어려운 협상이 되겠지만 총선과 대선에서의 승리와 정권 탈환이라는 대의명분으로 성사시킬 수 있다. 야4당이 모두 정책, 지분에 대한 합의까지 인정·추인을 받고 합당되면 그 다음은 당내 과정이니까 상대적으로 쉬운 작업을 할 수 있다. 이런 구상을 할 수 있는 것은 과거처럼 이념적 간격이 큰 문제가 아닌 게 돼버렸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무상의료, 급식, 보육 정책, 등록금 반값 정책 뿐 아니라 주거복지, 일자리 복지 까지도 제대로 만들어보겠다고 하고 있다. 이제는 통합정당 건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 가능하겠나.
"가능성의 문제는 의지의 문제다.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고 진정을 갖고 토론하고 공감대를 넓혀 나가냐의 문제다. 절박하면 할 수 있다. 최고위원 중에서는 이인영·천정배·정세균이 이 쪽 입장이라고 본다. 정세균 최고위원도 연대보다는 통합이라고 하지 않나. 정동영 최고위원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 부유세라는 진보적 주장을 하는 마당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보수-중도-진보' 3자정립론, 현실적 전망 아니야"

- 486들의 '진보행동'도 이런 의견인가.
"통합 문제를 두고 토론한 적은 없지만 재보선에 대해 얘기해보면 민주당이 통 크게 양보해서 내년 국면을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통합 문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진보 쪽에서는 '보수-중도-진보' 3자정립론을 이야기 하는데 현실적인 전망은 아니다. 우리나라 정치에서 20년 전보다 오히려 진보 정치의 계급적 기반이 많이 무너졌다. 지금 국면에서는 중도와 진보가 연관성이 높아 함께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진보적 자유주의(중도)와 사민주의(진보)가 정치 동맹체를 만들어서 강고한 보수 세력과 경쟁할 수 있는 2원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언젠가는 최고위에서 야권통합 정당에 대해 얘기해야 할 것이다.그런데 우리가 어떤 자세를 갖든 상관없이 다른 이들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통합 운동으로 볼 수 있어서 접근이 조심스럽다."

- 다른 당과 지분 조정을 할 때, 결국 수도권과 호남지역을 두고 얘기가 나올 것이다. 486정치인 지역구는 수도권이 많은데 호남 양보를 말하기 전에 너희들 먼저 양보하라고 주장할 수 있는데.
"수도권에서 전사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면 희생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본다. 그런 정도로 정신각오를 많이 하고 있다."


태그:#김영춘, #야권통합정당, #부산경남, #486진보행동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