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구세군 ARC, 미국이나 호주에선 이미 100년 전부터 시작해 지금은 정착한 자활시스템이다. 한국에는 1999년도에 상륙해서 이런저런 과정을 거치면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곳의 이모저모를 들어보기 위해 지난 18일, '구세군ARC 일죽연수원(안성 일죽면)' 유정훈 담당관을 찾았다.

일죽 구세군 ARC센터에서 수년 째 일하고 있는 유정훈 담당관이 인터뷰가 끝나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구세군ARC의 이모저모를 상세하게 들려주었다.
▲ 유정훈 담당관 일죽 구세군 ARC센터에서 수년 째 일하고 있는 유정훈 담당관이 인터뷰가 끝나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구세군ARC의 이모저모를 상세하게 들려주었다.
ⓒ 송상호

관련사진보기


2주 체험 후 본인이 입소 의사 결정해

구세군 ARC(Adult Rehabilitation Center), 단어대로라면 '성인 사회복귀 센터'라는 뜻이다. 센터의 이름과 입소자 성향 덕분에 '알코올중독 치료를 위한 정신병원이나 정신병원에서 운영하는 재활센터' 쯤으로 오해할 수 있다. 이곳에 입소한 사람들이 한때 알코올에 시달렸던 사람들이라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정신병원'과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입소하는 과정과 자격이다. 여기에 입소하려면 가족의 동의와 더불어 본인의 의사가 제일 중요하다는 것.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처음부터 입소할 수 없다. 이것을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나름 이유가 있다.

이 센터에 입소하는 사람의 첫째 조건은 '자활의지를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병원에서 어느 정도 알코올 해독치료를 완료한 사람이 입소할 수 있다. 본인이 2주간 자활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난 후 입소를 결정한다. 센터가 주관하는 일정한 테스트를 거쳐 자활의지가 입증되어야 한다.

만약 자활의지가 없다면 그에 맞는 해당기관을 소개해준다. 이곳은 자활의지는 있지만, 각종 여건 때문에 자활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해주는 곳이기 때문이란다. 자활의지만 확인되면 입소비용은 무료다.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강당은 상담연수나 예배할 때 사용한다. 지역주민과 안성의 단체가 원한다면 개방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 대강당 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강당은 상담연수나 예배할 때 사용한다. 지역주민과 안성의 단체가 원한다면 개방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 송상호

관련사진보기


자활 프로그램 등을 실시하는 프로그램실은 30석이다.
▲ 프로그램실 자활 프로그램 등을 실시하는 프로그램실은 30석이다.
ⓒ 송상호

관련사진보기


"자활 성공률이 30%예요"

일단 입소하면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자신을 통찰하게 한다. 동시에 각자 근로 능력에 맞게 일을 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6개월 후면 대상자 자신의 이름으로 수익이 발생한다. 퇴소 후 자활자금의 씨앗이 된다.

퇴소 후 진로 결정 또한 전적으로 본인의 몫이다. 선택 메뉴는 크게 3가지다. 자신의 가정으로 돌아가기, 숙소가 있는 직장 소개 받기, 센터에서 준 직원으로 일하기 등이다. 현재 센터에는 3명의 대상자가 준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중이다.

"2007년도에 설립 된 우리센터에서는 자활 성공률이 30% 정도 됩니다. 여기서의 자활이란 자신도 건강한 삶을 살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 이웃을 돕는 수준에 이르는 정도를 말하죠."

유정훈 담당관의 말대로 그나마 가능했던 것은 센터에서 상담과 자기통찰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필요하다면 해당가족 상담도 병행하고, 근로를 통해 근로능력을 높이고, 일정한 소득을 통해 경제적 자활의 씨앗을 마련하게 해주고, 퇴소 후에도 실제로의 진로까지 찾아주는 '한 사람의 자활을 위한 토털서비스'가 있기에 가능했다. 한 사람의 자활이 개인의 의지를 넘어서 시스템의 몫이라는 이야기다.

복지재단, 재활용품가게, 센터 등의 3중주

사실 구세군 희망나누미 http://www.nanumistore.org/ 덕분에 토털서비스란 개념이 더욱 빛이 난다. 구세군 희망나누미는 물품을 기증받아 운영하는 재활용품가게다. "벌써 서울에만도 10곳의 매장이 있으며, 올해 5곳을 추가로 개설할 계획에 있다"고 유정훈 담당관이 밝혔다.

쉽게 말하면 '아름다운가게' 같은 곳이다. 가게의 수익 전액이 장애인, 저소득층 등 위기가정을 위해 사용된다. 하지만, 가게의 직원으로 위기가정 대상자를 채용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위기가정의 일자리 창출의 일환이다.

기업으로 말하면 희망나누미는 유통매장, 일죽 센터의 재활작업장은 물류공장인 셈. 이것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면서 발생한 수익 전액이 대상자의 자활을 위해서 사용되어진다. 자활서비스의 목표가 분명한 곳이라 하겠다.

구세군 ARC 일죽 센터 내에 있는 재활용 작업장이다. 여기서 입소자는 일정량의 작업을 한다. 작업한 물건들은 구세군 희망나누미를 통해 팔게 된다. 작업장은 작업장대로, 희망나누미는 희망나누미대로 대상자의 경제적 자활을 돕고 있다.
▲ 재활용 작업장 구세군 ARC 일죽 센터 내에 있는 재활용 작업장이다. 여기서 입소자는 일정량의 작업을 한다. 작업한 물건들은 구세군 희망나누미를 통해 팔게 된다. 작업장은 작업장대로, 희망나누미는 희망나누미대로 대상자의 경제적 자활을 돕고 있다.
ⓒ 송상호

관련사진보기


이런 센터와 매장의 등 뒤에는 바로 구세군복지재단이 있다. 이 시스템의 80% 예산지원을 구세군복지재단이 감당한다. '복지재단, 재활용가게, ARC센터' 등의 트리오가 어우러져 '자활토털서비스'라는 곡을 연주하고 있다고나 할까.

복지활동의 최종 목표인 대상자의 자활이다. 대한민국에서도 구세군 ARC는 하나의 좋은 모델이 되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 구세군 ARC 센터는 일반가정의 위기상담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각종 상담과 입소 문의는 구세군ARC 일죽연수원 031-674-0866으로 하면 된다.



태그:#구세군 ARC, #구세군 희망나누미, #자활센터, #구세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