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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의 모랄레스 대통령이 6일 2011년 세계사회포럼 개막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 2011년 세계사회포럼 개막행진 볼리비아의 모랄레스 대통령이 6일 2011년 세계사회포럼 개막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 2011세계사회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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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본인은 세계사회포럼의 참가단체인 파리국제정책포럼의 초청으로 2월 6일부터 11일까지 세네갈의 다카르에서 열린 제11회 세계사회포럼에 참가했다. 이번 포럼은 '시스템과 문명의 위기'(The crisis within System and Civilization)를 주제로 열렸다. 포럼의 개최장소인 체이크 안타 디오프(Cheikh Anta Diop) 대학은 불어권의 아프리카 각국의 인재들이 몰려 있다.

신자유주의 정상회의인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에 대항하여 반세계화, 대안세계화 활동가들이 세계사회포럼(World Social Forum)을 개최하고 있다. 세계사회포럼은 브라질 노동자당(Partido dos Trabalhadores)이 집권하고 있는 포르투알레그리시의 지원을 받아 2001년 처음 개최됐다.

세계사회포럼의 모토는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Another world is possible!)이다. 세계사회포럼의 원리헌장은 신자유주의 반대와 대안세계에 대한 지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세계사회포럼은 자원과 부를 소수에게 독점시키려는 국제기구, 초국적 기업, 정부가 추진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한다. 세계사회포럼이 추구하는 대안사회는 인권, 주권, 평등, 생태, 정의와 공정, 그리고 참여민주주의가 보장되는 사회이다.

다만 세계사회포럼은 특정한 정치운동이나 조류를 반영하지 않으며, 단지 신자유주의적인 자본주의 체제에 대항하는 소통의 공간이며, 그러한 목적과 활동을 추구하는 모든 조직과 운동에게 개방된 공간이다.

열린공간에서 다양한 운동의 장으로 발전하다

세계사회포럼이 처음부터 운동적 성격을 경계해왔던 이유는 운동조직의 수직적 의사결정구조와 권력 피라미드의 가능성, 다양한 목소리와 다양한 대안 가능성의 보장, 참여와 상호책임의 보장 등이다.

세계사회포럼은 그 다양성과 역동성에도 포럼 백화점, 활동가들의 축제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몇 가지 흐름을 보면 세계사회포럼은 열린 '공간'에서 다양한 '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의 사회운동단체들이 세계사회포럼의 공간을 이용하여 세계사회운동총회(International Social Movements Assembly)를 개최하여 매년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2008년 1월 26일에는 국제위원회가 나서 세계사회포럼의 이름으로 한국을 포함하여 82개국에서 세계행동의 날 행사와 행진을 진행했다. 또한 세계사회포럼이 없는 해에는 지역포럼을 개최하여 좀 더 많은 지역활동가와 시민들이 지역의제와 실천적 활동에 참여하도록 노력해왔으며 2002년 이후 한국 사회포럼이 개최되고 있다.

세계사회포럼은 특정한 정치성향을 경계하므로 정당과 무장단체의 조직적 참가를 배제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정당의 대표와 활동가들이 포럼에 참여하여 활발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2011년 포럼에서도 프랑스의 사회당, 공산당, 좌파당이 대표단을 보내는 등 유럽과 아프리카의 정당인들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포럼은 브라질의 노동자당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올해까지 세계사회포럼에 빠지지 않고 참가하고 있으며, 볼리비아의 모랄레스 대통령은 6일 개막연설을 한 후 7만 아프리카 민중들과 함께 행진했다.

2011년 2월 10일 다카르의 Cheikh Anta Diop 대학에서 2011 세계사회포럼의 세계사회운동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 세계사회포럼의 세계사회운동총회 모습 2011년 2월 10일 다카르의 Cheikh Anta Diop 대학에서 2011 세계사회포럼의 세계사회운동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 김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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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회운동총회, 폐막식 즈음하여 공동선언과 공동행동을 선포하다

이번 포럼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분석의 심화, 자본주의와 제국주의, 그리고 압제에 대한 저항과 투쟁의 강화, 민주적이며 민중적인 신자유주의 대안의 형성이라는 3가지 전략에서 진행됐다. 이는 다시 12개의 소주제로 나눠져 토론회, 연설, 행진 등이 행사로 진행됐다.

세계대안포럼과 같이 주요 참가단체들이 조직한 중요한 행사들은 본부 건물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그 밖의 행사들은 주변의 건물이나, 부스 혹은 다카르 근교에서 각각의 주최단체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됐다.

7일에는 아프리카의 현실을 반영하여 유민과 난민의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8일과 9일에는 132개국에서 참여한 1200여 개의 단체의 자체 행사들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으며, 10일과 11일은 각 참여단체들이 개별적인 토론을 종합하면서 이번 포럼의 전략이나, 공동결의사항을 논의했다.

세계사회운동총회는 11일 폐막식에 즈음하여 선언문을 채택했다. 세계사회운동총회는 "세계사회포럼의 10년 동안 기존 체제의 균열을 목격했다"고 평가하면서 자본주의, 제국주의,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지적하고 공동행동을 촉구했다. 총회는 민주주의와 주권의 문제에서 민족자결의 권리를 옹호했다.

민주주의와 주권의 문제에서 민족자결을 강조하다

하이티, 온두라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콩고 등을 거론하면서 제국주의 세력의 전쟁과 점령, 식민주의와 군사기지화를 규탄했다. 또한 제국주의자들이 점령지역의 군사기지를, 갈등을 촉발하여 자원을 약탈하고 해당지역의 독재를 지원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총회는 적절하게도 환경자본주의(green capitalism)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바이오연료, 유전자 변형, 탄소시장 구축과 같이 환경위기에 대응하는 잘못된 대안은 가난한 사람들이 수천 년 동안 살아왔던 땅과 숲을 사유화하고 상품화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이것이 발전을 보장하는 대안이라는 환상을 민중에게 심어줄 수 있음을 경고했다.

아프리카의 각지는 내전을 겪는 동안 민간인에 대한 전쟁범죄가 증가하고 있는데, 총회는 이를 주목하여 특히 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를 강조하면서, 점령지역에서 군대에 의한 여성에 대한 폭력과 인신매매를 규탄했다. 또한 성 정체성에 대한 자주적인 결정을 존중하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폭력에 대항할 것을 제안했다.

총회는 올해도 몇 가지 공동행동을 각국의 사회운동단체에게 제안했는데, 먼저 "이집트와 튀니지 등 아랍민중의 저항은 압제와 착취로부터 해방된,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길을 밝혀줄 것이다"고 지적하면서 3월 20일 이들과 연대하는 공동행동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

또한 자유무역협정의 포기를 촉구하면서 G8과 G20이 열리는 동안 '우리는 상품이 아니다 우리는 무역의 대상이 아니다'(No ! We are not commodities! We will not be traded !)라는 모토를 내걸고 행동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끝으로 10월 12일을 자본주의에 맞서는 국제공동행동의 날로 선포했다.


태그:#세계사회포럼, #2011DAKAR, #신자유주의,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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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에서 12년간 기관지위원회와 정책연구소에서 일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관계』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 『연방제 통일과 새로운 공화국』, 『미국은 살아남을까』, 『코리아를 흔든 100년의 국제정세』, 『 마르크스의 실천과 이론』 등의 저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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