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군(郡)에서 빌라로 이사를 오라고 해서 처음엔 싫다고 했지. 혼자 사는데 방 한칸이면 충분한데, 또 그 큰 방값은 또 어떻게 감당하라고... 그런데 공짜라는 거라! 건물내에 화장실 있지,따뜻한 물 나오지, 좋긴 좋은데 설명할 방법이 없네!"

 

화천군에서 전국에서 최초로 시행중이라는 에코-코지 하우스(Eco-cozy House)라는 것이 무엇인지와 입주자의 의견을 통해 이 제도의 문제점은 또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입주1호자인 오국행 할아버지(78세)를 만난 곳은 할아버지의 에코-코지 하우스(건영빌라 5동101호)에서 50여 미터 떨어진 화천읍 아리 노인정.

 

기자 : 집에 들렀는데, 아무도 없고 문이 열려 있어서 잠시 들여다 보고 왔습니다.

         혼자 사시기에는 좀넓은 것 같던데 불편한 건 없으세요?

오할아버지 : 그래서 봄에 친구를 데려다 같이 살려고 하는데 군에서 안 된다고 하겠지?

기자 : 이 빌라에 오시기 전에는 어떻게 사셨어요?

오할아버지 : 방 한칸 빌려서 한달에 15만원씩 월세를 주고 살았어. 그래서 이곳으로 이

                  사를 오니까 일단은 월세를 안 내니까 좋고, 화장실과 목욕탕도 같이 있으니

                  니 말하나마나지.

기자 : 생활비는 어디서 들어오고 식사는 어떻게 하시는지,

오할아버지 : 군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반찬은 배달을 해 주고 쌀은 10kg짜리 한번

                  사면 세 달을 먹어. 그리고 생활보호대상자로 국가에서 한달에 35만 원 정도

                  주니까 불편한 건 없어.

기자 : 방이 좀 춥던데, 난방을 안 하고 사세요?

오할아버지 : 기름값이 워낙 비싸서. 남들은 월세 15만 원 벌었으니까 그 돈으로 기름을

                  넣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사람이 어디 그런가. 

  

에코-코지 하우스는 이렇게 추진된다

 

 

그러면 여기서 에코코지 하우스 제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당시 군청 주민생활지원실장을 지냈던(현 기획감사실장) 최문순씨를 만나 설명을 들었다.

 

"에코-코지 하우스(Eco-cozy House)의 사전적인 의미는'공기 맑은 아늑한 집'이란 뜻입니다. 군(郡)에서는 사업 추진에 소요되는 1/2 정도의 예산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지역 내에 있는 건설업체, 봉사단체, 전기업체 등지에서 자원봉사 형식으로 참여를 하는 제도입니다.

 

그래서 지난해 11월 화천읍 하리 53-47번지 235㎡부지에 97.29㎡규모의 단독주택을 신축했는데, 이것이 에코코지 하우스 1호점입니다. 두 가구가 살 용도의 이 건물을 건축할 때 견적이 1억2천만 원 나왔어요. 그런데 군에서 투자한 예산은 6천만 원이었으니까 나머지 6천만 원은 자발적으로 참여한 3개 기관,11개 업체, 3개 봉사단체에서 각각 역할 분담 형식으로 추진을 했다는 겁니다.

 

군(郡)은 또한 새로 건물을 신축하는 것보다 기존 건물 중 공중보건의사 숙소나 간부 공무원들이 쓰던 숙소를 인수받아 에코-코지 하우스 용도로 활용하기로 하고 리모델링 작업에 나서 건영빌라 2동(99.75㎡)을 확보, 2호점을 열고, 빨노파 주택(88㎡)과 화남빌라(98㎡)를 리모델링해 금년 3월 중 3호점과 4호점으로 오픈할 예정입니다."

 

에코-코지 입주자격 그리고 운영 방법

 

"에코코지 하우스 운영방식은 무상임대이며 입주기간은 입주일로부터 3년으로 정했으나 1회 연장이 가능하며, 연장 이후에도 부양 받을 사람이 없는 독거노인이나 부부 노인에 대해 이 시설의 거주가 불가피 할 경우 사회보장위원회 의결로 결정하게 됩니다.

 

입주 자격은 먼저 관내 주민등록이 5년 이상 되어 있는 대상 중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차상위 계층 중 저소득 한 부모, 차 상위 자활 순이며,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중 노인세대(단독, 부부), 기초생활수급자 중 한부모 가족,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 상위 계층 중 소득평가액이 적은 가구 순으로 입주 우선 순위가 정해집니다. 아울러 입주자들에 대해서는 방문보건, 도시락 배달, 재가서비스 등 행정의 통합연계 서비스가 지원되는데 이 또한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코-코지 운영 시스템

 

에코코지 하우스 제도 운영과 관련한 사항을 이창석 화천군 사회복지 협의회 사무국장에게 들었다.

 

"에코 코지 하우스는 행정에서 모든 사업을 추진하는 '사랑의 집'제도와는 차별화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에코 코지 하우스는 행정에서 일정 금액을 지원하고 나머지 소요되는 예산은 모두 이 제도에 참여한 기업이나 개인, 기관에서 인부나 물품, 자재 등 모든 지원으로 추진이 됩니다. 따라서 사업추진 과정에서부터 운영까지 행정은 완전히 배제되고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되는 시스템이며, 입주자 선별 또한 민간인들로 구성된 생활보장위원회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쳐 결정됩니다."

 

문제점은 없는가!

 

에코코지 하우스에 대한 입주 희망가구수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한 결과 전체 8동(2가구는 리모델링 중) 중 7명이 신청을 하였으나, 생활보장위원회 최종 심사결과 2가구가 자격 미달로 탈락되어 현재 5가구만이 명절 연휴가 끝나고 입주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제도의 우수성에 비해 입주 희망율이 낮은 원인에 대한 조사결과 몇몇 독거 노인들은 "환경의 변화를 두려워했고, 읍내로 나가(시골에서) 새로운 이웃과 동료 노인들을 사귀어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책으로 운영위원회에서 에코 코지 하우스 입주자들의 지속적인 모임이나 인근 노인정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태그:#화천군, #에코-코지하우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밝고 정직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오마이뉴스...10만인 클럽으로 오십시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