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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시간...^^*
▲ 페이스북... 하는 시간...^^*
ⓒ 이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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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친구(소통)가 생겼다. 페이스북(facebook)이다. 2004년도에 설립된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친구와 가족 및 동료들과 더 효율적인 교류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셜 유틸리티(social utility)로, 사람들의 현실에서의 사회적인 관계를 디지털로 옮겨놓는 것이라 할 수 있는 소셜 그래프를 통해 정보 공유를 용이하게 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

현재 페이스북은 전 세계 수억 명의 삶의 일부가 되고 있을 만큼 폭풍처럼 현대인의 일상에 파고들었다. 페이스북은 비상장회사이며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시에 본사가 위치해 있다.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주커버그는 올해 한국 나이로 27살(1984년생)이다. 새파랗게 젊은 젊은이가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다. 5억 명의 온라인 친구인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주커버그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소셜 네트워크>(감독 데이빗 핀처, 2010)가 영화로 제작되어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인터넷이 막 보급되고 일반화되면서 편지 쓰던 시대에서 이메일 시대가 도래하는가 싶더니 곧 이어 휴대전화의 일반화로 이메일 쓰기는 한물 간 구닥다리가 되어 짧고 간편하고 빠르게 전달되는 문자와 휴대전화로 소통하는가 싶더니 네이트온, 싸이월드 등으로 계속 이어왔다. 이젠 페이스북(트위터)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이란 것을 예전엔 몰랐다.

몇 개월 전부터 시작한 페이스북, 처음 시작했을 땐 즐겨찾기에 넣어두고 가끔 찾아들어갔지만 이젠 아예 시작페이지로 설정해 놨다. 인터넷을 켜고 맨 먼저 들여다보는 것은 페이스북. 간밤엔 또 어떤 이야기들이 올라와 있을까 궁금하다. 가끔 올라온 글에 공감이 될 땐 댓글도 줄줄이 달아준다. 때로는 내가 글을 올리기도 한다.

좀 많이 글을 올린다 싶을 땐 조금 뒤로 물러나 관망하는 자세로 본다. 페이스북에 너무 취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젠 일상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페이스북, 처음엔 뭐 이런게 다 있지?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멋모르고 글도 올리고 댓글도 줄줄이 달기도 하고 신나게 빠졌다가 차츰 이게 아닌데 하면서 한 걸음 뒤로 물러앉게 되었다.

페이스북의 순기능과 역기능은 무엇일까?!

장단점은 무엇이고 취해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은 무엇일까. 페이스북의 순기능과 역기능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일단 순기능부터 생각해면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소통'이다. 일상생활에서 다 만나볼 수 없는 사람들과도 온라인상의 페이스북에서 친구 삼고 만나볼 수 있다는 것. 페이스북에 들어가 보면 사람들의 소통에 대한 욕구와 갈망이 페이스북(혹은 트위터에서)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보인다.

현대인의 삶을 흔히 소통부재 소통불능의 시대라 한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누군가를 시간을 내어서 만난다는 것, 대화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닌 너도나도 바쁜(?)세상이다. 쳇바퀴 돌 듯한 일상이지만 원거리 근거리 할 것 없이 누구나 자기 일상에 매여 있어 사람만나는 것도 마음을 나누는 대화를 하는 것도 무에 그리 바쁜지 접어두고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런 의미에서 페이스북(트위터)은 온라인상으로지만 소통의 문이다.

언제 한 번 만나야지 하면서도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과 소식 뜸한 사람들,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지 안부가 궁금했던 사람들...을 페이스북에서 만나는 기쁨이 있다. 그동안 쭉 소식을 몰랐지만 페이스북에서 발견하고 친구삼고 안부를 묻고 소통하는 즐거움이 있다. 그런가하면 한정된 일상적 공간에서는 만날 수 없는 사람들과의 소통의 공간이 되기도 하고 새로운 만남의 창출로 관계의 확장을 경험한다.

나의 페이스북에서의 친구들은 가족들과 몇몇 지인들을 빼면 대부분 새로운 친구들이다. 종교가 기독교이니 신앙인들도 있고 책을 좋아하니 책과 관련 있는 만남들도 있고. 여하튼 새로운 친구들이 많다. 가끔 페북에서 가슴 뭉클한 사연과 따뜻한 이야기, 혹은 좋은 정보를 얻기도 한다. 얼마 전에는 어느 분이 남긴 글을 읽다가 크게 공감하였다.

"신문 칼럼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히히 하고 웃음을 흘렸습니다. 여러 가지 문제 연구소장인 김정운 교수의 글인데도 글 말미에 이런 고백을 하고 있네요. "낙엽이 이렇게 서럽게 지는데도 도무지 그리운 게 하나 없다. 아, 이렇게 맛이 가는 거다." 오늘 누군가의 이름을 호명해 보아야하겠습니다."

'낙엽이 이렇게 서럽게 지는데도 도무지 그리운 게 하나 없다.'란 말, 내 증상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맛이 가는 거다'한탄하는 것이 아니라, 아쉬운 것이 아니라 이렇게 편안해서 좋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 많은 카오스의 시간들을 지나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내 누님같이 생긴 국화꽃'처럼 고요히(?) 늙어가는 이 시절이 좋다.

예전엔 가을이 오기도 전에 가을의 기미만 보여도 내 마음은 벌써 황금빛으로 출렁이는 들녘이 눈에 보이고 이명처럼 울리는 기차소리에 어디론가 떠나야할 것 같아 마음 서성거렸다. 기차표를 사고 기차에 올라 황금빛 가을 들판이나 가을 추수를 막 끝낸 뒤의 그 텅 빈 논밭 풍경을 차창 밖으로 보면서 어디론가 하염없이 달려가고 싶었다. ...그렇게 방황하였다. 지금의 내가 고맙다.

이런 경우엔 나도 댓글을 단다. 어느 목사님이 올린 글인데 예배시간에 핸드폰을 켜놓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불만이었다. 거기에 댓글을 달면서 몇 사람이 함께 참여했고 핸드폰 이야기, 성경이야기, 영상예배 등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다. 소통하면서 불만을 삭이고 또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마음을 서로 위로하면서 소통의 즐거움을 느낀다. 가끔 재미있는 이야기도 올라와서 배꼽을 잡고 웃기도 하고 키들키들 혼자 웃곤 한다.

페이스북에서 내가 아는 목사님이 이사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고 이사 잘 하시라고 댓글도 달고, 좋은 책 소개를 하시는 분들도 있어 '좋아요'를 클릭도 하고 정보도 얻는다. 명언, 격언 등을 올리시는 분도 있고 아무리 머리를 짜도 내 재능으로는 할 수 없는 유머를 매일 몇 꼭지씩 올리시는 분도 있어서 한 바탕 호기롭게 웃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재미도 있다. 대문 글이나 댓글이 아예 시 같은 분들의 글도 있어 마음이 씻음을 받는다. 오래전에 즐겨 불렀던 흘러간 옛 추억의 노래 동영상을 즐겨 올리는 분들도 있어 그 노래 들으며 옛 추억에 잠겨보기도 하고 공유하기도 한다.

어제 저녁에 우연히 본 기사에서 '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두 남매가 생사는 물론이거니와 존재조차 모른 채 미국에서 헤어져 지내던 중 페이스북을 통해 가족임을 확인하고 3년 만에 해후했다는 기사가 난 것을 보았다. 이 사실을 미 일간 로스엔젤레스 타임스(LAT)가 28일(현지시간) 스티브 이안과 샐리 블루(38) 남매의 극적인 만남을 보도하면서 알려졌다(한국일보 1.28)고 했다.

페이스북을 하기 시작한지는 불과 몇 개월 밖에 안됐지만 나는 아직까지는 페이스북의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이 보인다. 혼자 있어도 혼자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 페이스북을 통해 직접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유익한 정보들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 등등 페이스북 하는 것이 재미있다.

하지만 가끔은 내 자신에게 제동을 건다. 절제! 라고 마음속으로 스스로 타이른다. 왜냐하면 거기에 너무 심취(?)하다 보면 다른 일에 집중을 방해하거나 흐트러지기 때문이기도 하고, 쓸데없는 말까지 하게 된다는 점, 너무 말을 많이 하다보면 허탈해지곤 하고 시간을 많이 차지해버릴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절제의 미덕이 필요하다. 좀 더 깊이 생각하고 말해야 한다는 것, 예의를 가지고 소통해야 한다는 것 등이 조심해야 할 것들이다.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듯 순기능이 있으면 역기능 또한 있기 마련이다. 현재 국내 트위터 이용자가 250만 명, 페이스북 380만 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무섭게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추세다. 미니홈피나 블로그, 인터넷 카페 등 기존의 서비스까지 합하면 전체 인구의 절반 가량이 SNS를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한다(한국일보 참조). 무한대의 인맥 구축이 가능한 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역기능도 만만치 않다. 그 부작용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SNS를 통한 디지털 인맥 확장과정에서 사생활 정보유출 등 예기치 않았던 부작용들이 그것인데, 디지털 피로증, 극단적으로는 범죄피해를 입는 경우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IT전문 저술가인 <트위터 무작정 따라하기>의 저자 정광현씨는 "사람들은 완전하게 열린 공간인 트위터라는 곳에서 의도적으로 사생활을 노출하며 스스로 즐거워하고 있다."면서 "지금의 SNS공간은 흥신소업체나 개인정보 사냥꾼들에게 더없이 좋은 먹잇감을 제공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현실 속의 소통 부재로 인해 소통도구로 사용하려는 디지털 인맥 집착은 현실도피와 디지털 공간에서의 소외감, 필요이상의 사생활 노출 등 다양한 병리현상도 초래한다는 것'이다. 또한 사적인 자리에서 벌어진 실수담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과 연결된 소수만 보게 되리란 생각으로 올린 글이 트위터 RT(리트윗)을 통해 삽시간에 퍼졌고 이 사실을 알고 황급히 글을 지웠지만 한 번 퍼진 글은 고스란히 타인의 트위터 계정에 남았다는 것이다. 어디 이뿐이랴.

잘 활용하면 유익, 지나치면 아니함만 못하고 똥이 될 뿐이다. 어쨌든 내 친구 페이스북을 오래오래 만나기 위해서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태그:#페이스북, #순기능 역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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