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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혀를 보세요!!!
 괴물의 혀를 보세요!!!
ⓒ 이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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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릭(trick)'은 속임수를 일컫는 말로 부정적인 말이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트릭 쓰지 마라"고 한다. 속이지 말라는 뜻이다.

'트릭아트' 전시회가 있다. '트릭아트'라면 속임수를 쓰는 예술이란 뜻인데... 궁금했다. 텔레비전 광고를 볼 때마다 너무 신기했다. 가서 보고 싶었다. 그래서 아빠와 엄마께 여러 날 졸랐다. 동생 예슬이도 부추겼다.

트릭아트 전시회를 보러 갔다. 전시장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다. 가기 전부터 설렜다. 사진을 찍으면 3D처럼 입체적으로 찍힌다니... 기대도 컸다.

나니야연대기에서 나온 것처럼 그림속에서 바닷물이 쏟아져요~~~~
 나니야연대기에서 나온 것처럼 그림속에서 바닷물이 쏟아져요~~~~
ⓒ 이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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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이 튀어나오자 동생 예슬이는 무시무시한 힘으로 공룡을 붙잡고 난 장풍~~~~~~~~
 공룡이 튀어나오자 동생 예슬이는 무시무시한 힘으로 공룡을 붙잡고 난 장풍~~~~~~~~
ⓒ 이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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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도착해 표를 사고 카탈로그를 보았다. 트릭아트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었다. 평면인 작품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초리얼리즘 예술이라고. 더 전문적으로 말하면...

벽이나 바닥, 천장 같은 곳에 역사적인 명화나 조각, 동물과 식물 등을 투명도가 높은 페인트를 이용해 얇은 피막층을 형성하고 여기에 빛의 굴절, 반사를 이용함과 동시에 원근법과 음영법을 사용해서 사람의 시각에 착각을 일으켜 그림이 입체적으로 보이면서 특정부분을 관람자의 시선에 따라 움직이게 하는 묘화라고...

트릭아트에 대한 설명을 보고 들뜬 마음으로 전시장에 들어갔다. 이게 웬걸? 뜻밖이었다. 정말 거짓말 안 보태고 그림만 달랑 있었다. 상상했던 것과 달라도 너무 다른 구조였다.

잠시 어리둥절해 있는데, 사람들이 사진 찍는 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니 조금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어떤 작품 앞에서는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 그만큼 사람들이 많았다.

앵두 하나 드세요~~~ 그리고 로뎅씨!!! 냄새나요!!!!><
 앵두 하나 드세요~~~ 그리고 로뎅씨!!! 냄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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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도박에 빠져있는 동안 난 스리슬쩍 지갑을!!!!
 다들 도박에 빠져있는 동안 난 스리슬쩍 지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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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해 하던 나도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해 보았다. 사람들이 많은 곳이어서 처음에 조금 창피했다. 민망하기도 했다. 내가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보고 있을 때 더 민망했다.

그렇게 건성건성 사진을 찍었다. 아빠께서 포즈를 좀 멋지게 잡아보라고 하셨다. 나도 건성건성 사진을 찍기에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부끄럼을 많이 타는 아이였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남의 눈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자신감이 들었다.

화장실이 급해 죽겠는데,,,,,, 앞에 분이 남자이시네요!?!?ㅇㅁㅇ
 화장실이 급해 죽겠는데,,,,,, 앞에 분이 남자이시네요!?!?ㅇㅁ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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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슬이가 나를 먹겠대요!!! 잔인한 동생...
 예슬이가 나를 먹겠대요!!! 잔인한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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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나는 동생을 데리고 이리저리 돌아 다녔다. 먼저 사람들이 많지 않는 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사진도 여유있게 많이 찍을 수 있었다.

때로는 그림 위에 뒹굴기도 했다. 벽에 철썩 달라붙어 찍기도 했다. 공룡 앞에선 기겁을 해 도망가는 포즈도 취했다. 어쩔 때는 슬로 모션을 흉내 내며 천천히 움직이기도 했다.

줄을 서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보였다. "저렇게 포즈를 취하니 재밌다" "저 애 포즈 잘 취한다"는 말도 들렸다. 겉으론 표현하지 않았지만 정말 뿌듯했다.

소극적이던 예슬이도 점점 적극적으로 변해갔다. 역시 그 언니에 그 동생이었다. 엄마, 아빠께서도 흐뭇해 하셨다.

전시관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다보니 3시간 가량 지났다. 등에서 땀도 났다. 더운 게 짜증스럽기는 했어도 내가 찍힌 사진에 만족스러웠다. 즐겁기도 했다.

아빠께서 변기통 밖으로 나오시려고 해요~~~
 아빠께서 변기통 밖으로 나오시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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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지 않나요????? 무서운 착시현상
 무섭지 않나요????? 무서운 착시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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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은 좌변기에 얼굴을 내미는 것과 그림을 그리는 화가 작품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설명서에 나와 있는 대로 자화상을 그리는 화가에게 거울을 들어 보여주는 포즈를 취했다.

하지만 나는 다른 포즈를 취했다. 바로 내가 직접 화가가 되는 것이었다. 내 몸으로 화가를 완전히 가리고 내가 화가로 변신하는 포즈다. 그랬더니 내가 자화상을 그리는데 그림이나 거울에 비친 모습은 화가의 얼굴 그대로였다.

뒷모습이 다른 화가의 모습, 그것이었다. 그 모습을 보신 엄마께서 "소름 끼친다"고 하셨다. 사진에 찍힌 내 모습을 보니 나도 무섭게 느껴졌다. 무서운 착시현상이었다.

즐거운 눈속임이었다. 내가 속고, 보는 사람도 속고... 속고 속이는 전시회였지만 내내 즐겁기만 했다. 나의 예술적인 감각도 올라가고, 창의력도 쑥쑥 자란 것 같다. 재미있는 트릭아트 전이었다.

잘못해서 벌 받고 있어요,,,,,ㅠㅠ
 잘못해서 벌 받고 있어요,,,,,ㅠㅠ
ⓒ 이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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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슬비 기자는 광주 동신여자중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태그:#트릭아트, #김대중컨벤션센터, #동신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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