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이명박 대통령의 개헌 관련 언급이 언론에 보도된 것에 대해 "집권 말기 현상"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당정청의 최고위급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 대통령이 개헌에 대해 말한 것이 보도됐다"며 "대통령의 발언을 발표하지 않기로 했으면 안 했어야지 왜 발표해서 왜곡되고 난리냐"고 꼬집었다.

그는 "보도가 나온 후 (여권에서) 그게 아니라고 하는 등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야당도 불안하고 국민들도 불안해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과 관련해 민주당 소속 김영환 지식경제위원장에게 전화를 건 사실이 흘러나온 것도 문제 삼았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는 이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정치적 금도를 위해서 공개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여권에서는 그것을 공개하고 원전 수주 관련 내용 등 없었던 이야기도 '마사지'해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개헌특위 참여 않을 것... 집권 초에 개헌했어야"

그는 "대통령의 말이 금세 새어 나오 것을 보니 위키리크스도 아니고 데일리리크스 같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내 친이(친이명박)계에서 제기해 온 개헌론의 실현 가능성에도 다시 한 번 선을 그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는 사실상 여야의 대통령 후보가 확정되는 순간까지"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개헌 의지가 있었다면 집권 초에 했어야지 이미 실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나라당 안에서도 친이는 찬성, 친박(친박근혜)은 반대하는데 왜 민주당이 진흙탕에 들어가서 싸워야 하느냐"며 "한나라당이 통일된 안을 내놓기 전에는 개헌 특위에 어떤 경우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개헌을 놓고 싸우면 모든 민생 문제가 (개헌이라는) 블랙홀로 빠져들어 갈 수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