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 기자실에서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 승인 대상법인 선정에 관한 심사 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 기자실에서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 승인 대상법인 선정에 관한 심사 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 기사 보강 : 31일 오후 2시 30분 ]

31일 방송통신위원회의 종합편성·보도전문채널 사업자 선정 발표 현장은 '난장판'이 됐다. 이날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이경자 부위원장은 공정성 문제를 언급하며 도중 퇴장했고, 회의에 불참한 양문석 상임위원은 청와대 개입설을 제기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날 종편 사업자로 선정된 <조선일보>(CSTV), <중앙일보>(jTBC), <동아일보>(채널에이), <매일경제>(MBS) 쪽의 표정은 밝지만은 않았다. 이날 브리핑에서 신규 종편 사업자 소속 기자들은 "너무 많은 사업자가 선정됐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또한 취재진 사이에서 공정성 문제가 언급됐다.

최시중 위원장은 "사업자들은 공정성을 추구해야 한다"며 "희망찬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여러분이(종편 사업자가) 국민들의 귀와 눈에 보탬이 되는 뉴스를 공급해주길 바란다"고 밝혔지만, 각계의 비판과 불투명한 미디어 환경에서 신규 종편 사업자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중앙> 최고점 받아... 방송 공정성 부문에서는 <조선>이 1등

▲ '조중동매' 종편 선정, 출발부터 공정성 논란
ⓒ 박정호

관련영상보기


이날 방통위원회가 밝힌 심사위원회 평가 점수를 살펴보면, <중앙>(jTBC)이 가장 높은 점수인 850.79점(총점 1000점)을 받았다. 이어 <조선>(CSTV) 834.93점, <동아>(채널에이) 832.53점, <매경>(MBS) 808.07점 순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한국경제>(HUB)와 태광산업(CUN)은 각각 770.18점, 753.11점을 받아 승인 최저점수(800점)에 미달해 탈락했다.

가장 배점이 높았던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공익성의 실현가능성' 부문(250점)에서는 <조선>이 218.21점으로 최고점을 받았다. <중앙>과 <동아>도 각각 215.79점, 212.54점으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밖에 '방송프로그램의 기획·편성 및 제작 계획의 적절성'(250점), '조직 및 인력 운영 등 경영 계획의 적정성'(200점), '재정 및 기술적 능력'(200점) 등의 부문에서 <중앙>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조선>은 경영계획의 적정성 부문에서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나머지 부문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얻었다.

보도채널 사업자 심사에서는 <연합뉴스>(연합뉴스TV)가 829.71점을 얻어, 탈락한 나머지 4개 신청 사업자를 압도했다. 특히, <연합뉴스>는 방송 공익성 실현 가능성 부문에서는 종편·보도채널 신청 사업자 중 가장 높은 240.44점을 얻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이날 종편·보도채널 사업자 선정 발표 브리핑에서 "정말 새로운 미디어들이 우리나라 방송을 진일보시키고 보다 나은 콘텐츠로 세계 시장에 나가, 글로벌 미디어로서의 한국의 위상이 더 높이는 계기가 되도록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정성 논란... 전체회의 중 이경자 부위원장 퇴장· 양문석 상임위원 불참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업자 선정 결과 발표가 예정된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 회시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양문석 상임위원이 불참한 가운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상임위원들이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 승인 대상 법인 선정에 관한 건'을 논의하고 있다.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업자 선정 결과 발표가 예정된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 회시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양문석 상임위원이 불참한 가운데,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상임위원들이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 승인 대상 법인 선정에 관한 건'을 논의하고 있다. ⓒ 유성호

이날 방통위는 "심사가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이를 수긍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이경자 부위원장은 공정성 문제를 이유로 이날 종편·보도채널 사업자 선정을 의결하는 전체회의 도중 퇴장했다. 그는 퇴장 전 신상 발언을 통해 "이번 선정은 사회·정치·산업적 이해가 민감한 사안인데, 가장 중요한 심사위원장의 공정성 문제가 제기돼 유감스럽다"며 "이렇게 공정성이 의심받는 상황에서 심사 의결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전체회의에 불참한 양문석 상임위원은 청와대 사전 통보설을 주장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종편 발표하는 날 아침에 예비사업자 한 곳에서 전화가 왔다, 청와대 모 수석으로부터 '됐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며 "종편사업자 선정을 담당하는 해당 상임위원도 몰랐던 사실을 어떻게 청와대가 알고 있느냐, 방통위 상임위원은 허수아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 기자실에서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 승인 대상법인 선정에 관한 심사 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 기자실에서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 승인 대상법인 선정에 관한 심사 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이에 대해 최시중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양문석 위원이 그런 글을 블로그에 올린 것은 적절하지 않다, 유감스럽고,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번 심사와 관련해서 많은 설이 있었지만 하나도 맞는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각 당 대표나 국회 문방위원회 간사 등 관계되는 분들에게 선정 사실을 알려드렸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브리핑에서 취재진은 공정성 문제를 지적했다. 취재진이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이 빠지고 여당 추천 상임위원들만 심사위원 추천 절차에 참여했다"고 지적하자,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외부단체의 추천을 받았고, 그 어느 때보다 공정성을 기했다"고 밝혔다.

김준상 국장은 이어 이병기 심사위원장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씽크탱크에 참여한 사실을 두고 "이병기 위원장은 채점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며 "종편·보도 채널 선정이 상당한 이슈가 되는데 어떻게 불공정하게 심사를 할 수 있겠느냐, 공정성 문제에서는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다"고 해명했다.

<조선> 기자 "종편 사업자 4곳, 대책 있나?"

이날 브리핑에서는 신규 종편 사업자와 기존 지상파 방송국 소속 기자들이 소속 회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질문을 던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조선> 기자는 "종편사업자가 4곳이나 됐다, 재계에서는 각 사업자에 참여한 소액 주주들이 이탈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각 사업자의 자본금이 3천억 원 이상이라고 감안하면, 최소 1조2천억 원 이상의 방송 시장이 창출돼야 한다, 어떤 대책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김준상 국장은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 불확실성과 경쟁은 항상 직면해야 되는 것으로 너무 염려하지 말라"면서 "그런 불확실성으로 인해 방송사업자들이 어려운 환경에 처하면 우리나라 방송산업 전체에 안 좋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부도 우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한 "최시중 위원장은 필요하다면 법이 허용하는 테두리 내에서 할 수 있는 정책이 있다면 검토해보겠다고 했다"며 "신규로 진입하는 사업자들이 성공적으로 방송을 개시하고 효율적인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뜻이다, 신규사업자와 기존사업자 등 방송산업 전체가 만족할 수 있는 정책방안이 나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SBS 기자는 "신규 종편 사업자에 대해 지상파 수준의 규제와 사회적 책임을 요구할 것이냐, 아니면 (사업자들이) 시장에 안착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정책을 펼 것이냐"고 물었다. 김준상 국장은 "위원회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또 다른 매체의 기자는 "작년 방송시장이 -10% 성장했다, 살아남을 수 있겠느냐, 신규 종편 채널이 오락 위주로 가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특정 시점의 하락을 보고 비관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사업자가 경쟁력을 확보할 때 진정한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탄생 가능성이 높다"고 답변했다.

한편, 이날 선정된 종편·보도채널 사업자들은 3개월 이내에 자본금 납입을 완료한 후 법인등기부등본을 방통위에 제출해야 최종 승인을 받게 된다. 현재 보도채널을 소유하고 있는 <매경>은 승인 전에 보도채널을 처분해야 한다. "사업자들은 2011년 하반기 중 방송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방통위는 밝혔다.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업자 선정 결과 발표가 예정된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 회시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 승인 대상법인 선정에 관한 건'을 상정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업자 선정 결과 발표가 예정된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 회시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 승인 대상법인 선정에 관한 건'을 상정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유성호


#종합편성채널#종편#조중동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