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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적 완결성보다는 사유와 의식의 흐름을 따르게 하는 과정을 중시하고, 예술을 짓누르는 관념과 정신주의보다는 일상과 삶을 중심으로 새롭게 질문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면, 김창기의 개념미술은 지속될 것이다. 즉, 개념미술은 사조가 아니라 어떤 태도와 시각의 문제로 바라볼 일이기 때문이다."

 

박석태 미술비평가는 김창기의 8회 개인전을 두고 김 작가의 또 다른 변화의 시도를 엿볼 수 있다고 전한다. 인천조형작가협회 회원인 김창기 작가(47)의 개인전 '자연, 공간, 순환하다'가 12월 29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부평아트센터 갤러리 꽃누리에서 열린다.

 

김 작가는 인천대 미술학과와 이탈리아 까라라 국립아카데미를 졸업했으며, 전곡 구석기 프로젝트·소래 폐염전 프로젝트·홍예문 프로젝트·설치미술 프로젝트·아름다운 교문 만들기 프로젝트 등 공공미술 영역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인위를 벗어나 자연 그대로의 회복을 꿈꾸다

 

박석태 미술비평가가 전시도록에 밝힌 설명을 보면, 김창기 작가가 선보이는 조각은 공간에 대한 깊은 사유를 이끌어내 이론적 담론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즉, 김 작가의 조각은 허구의 공간과 현실의 공간을 동시에 포괄하며, 자연과 인공의 대립적 개념까지 이끌어내고 있다.

 

앞선 개인전 이후 4년간의 공백기를 거쳐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애초 내놓았던 매끈한 대리석을 이용한 운동성의 실험으로부터 다시 돌이라는 재료로 돌아가고 있다. 주위에 지천으로 널린 울퉁불퉁한 돌로 동시대성을 표현하고, 더 나아가 자기 동질성을 담아내려했던 것이다.

 

"대리석 자체를 인위적으로 가공하는 것에서 탈피해 자연그대로 원석의 본질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수억년 동안 불·물·비바람 등에 의해 흘러온 그 자연의 돌에 (반생이)철사를 감아 오묘한 조화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조형 작가인 저는 스스로 매개자가 되어 이질적인 존재의 오브제(=물체)를 소통과 상생의 오브제로 변화시키는 역할만 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순환시키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김창기 작가)

 

김창기 작가는 충북 제천의 허름한 폐교를 개조해 작업실로 만들었다. 그는 그곳에서 매일 직면하는 자연과 그것을 해석하는 작가의 사유를 거친 돌과 쇠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박석태 미술비평가는 이에 대해 "그는 이제 자연을 적극적으로 변화시켜 인공의 냄새를 풍기게 했던 전작과는 달리 자연과 자연이 만나게끔 하는 매개자적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라며 "이제 그의 조각은 단순히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신체적인 감각과 자연에 대한 저마다의 시각이 투영돼 '느끼는 것'이 된다"고 언급했다.

 

김 작가는 22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하찮은 사물에 불과한 돌도 예술적 작품으로 승화할 수 있다는 의미에 관객들과 교감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람으로 말하면 저 먼 우주인과 지구인과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과 똑같은 것이지요. 예술가의 예술행위는 이런 연결고리를 창조해내는 매개자 역할에 불과할 뿐이고요. 모든 작품의 주제가 '흐르는 돌'이라고 했듯, 세월의 흐름과 함께 견뎌내 온 평범한 돌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습니다. 1년간의 작업 기간이었지만 남다른 의미를 지닌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자연과 인간, 그리고 공간의 선순환을 기대해보려 합니다"

 

[김창기 작가 프로필]

 

1995 '까마이오래 시' 국제 작품전(이탈리아)

1996 '피에트라산타 시' 시립문화관 재이 조각회 초대전(이탈리아)

1999 인천대학교 개교 20주년 기념 교수 동문전

2001 인천현대미술 초대전(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2002 '사진일기'전(스페이스 빔)

2007 상해 인천 교류전(인천시청 앞 광장)

2008 전업미술가협회 10주년 기념전(세종문화회관)

2009 인천조형작가협회전(부평역사박물관)

2010 '사람과 사람'전(동인천 학생교육문화회관)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김창기 8회 개인전, #인천조형작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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