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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9일 오후 대구 2.28기념공원에서 이주노동자들과 민주노총 대구본부를 비롯한 시민단체가 모여 '세계이주노동자의날' 결의대회를 가졌다.
 12월19일 오후 대구 2.28기념공원에서 이주노동자들과 민주노총 대구본부를 비롯한 시민단체가 모여 '세계이주노동자의날' 결의대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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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온 지 2년 됐는데 회사에 일이 없어서 다른 회사로 옮길려고 하니깐 사장이 '너희들은 돈을 주고 3년 약정하고 사왔으니 아무데도 못간다'고 하더라. 고용허가제는 노예제도이다. 고용허가제 폐지하라."

세계이주노동자의 날을 맞아 지난 19일 오후 대구 2.28공원에서 열린 이주노동자 결의대회에 나온 여러나라의 이주노동자들은 고용허가제가 인권을 탄압하는 노예제도라며 한목소리로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대구경북이주연대 최해술 위원장은 "이주노동자는 쓰다가 버리는 장갑이나 휴지가 아닌 우리와 같은 이웃"이라며 이들도 우리 노동자와 함께 존경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며 최소한의 인권이라도 지켜지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섬유공장에서 일한다는 네팔에서 온 이주노동자 그라뚜(가명)씨는 "회사에 일이 없어도 직장을 옮기지 못하고 월급도 조금 밖에 받지 못한다"면서 "고용허가제 때문에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온 탄민(가명)씨는 "우리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사람들에 비해 너무 많은 차별을 받고 있는데 차별없이 일하고 싶다. 우리도 인간이다"라고 절규했다.

또한 한국에 시집와서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사는 태국인 감스리(가명)씨는 "한국사람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무조건 집에 있으라 하고 말 안들으면 때리고 너희 나라로
가라고 협박한다. 한국사람이 무섭다"며 일도 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온 이주노동자는 "한국에서 애를 낳아 기르고 있는데 아파도 병원에 제대로 데려가지 못해 속상하다"며 "한국에 있는 동안에라도 마음편히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이주노동자들이 피켓을 들고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피켓을 들고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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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하나같이 "외국인 노동자들은 나쁜 사람이 아니라 한국에서 같이 사는 친구"라며 고용허가제의 폐지와 한국에서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20여년 전 유엔에서 채택한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를 위한 국제협약'에 대해 한국은 아직까지 비준에 동의하지 않아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비난하고 조속한 비준동의를 요구했다.

이 자리에 모인 이주노동자들은 일할때 때리고 욕하고 힘든 일만 시키면서도 낮은 임금에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한다며 우리 스스로가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힘을 합쳐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이주노동자의날 결의대회를 마친 이주노동자들과 시민단체는 2.28공원에서 공평네거리를 거쳐 대구백화점 앞까지 거리행진을 하며 시민들에게 이주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세계이주노동자의날 결의대회를 마친 이주노동자들과 시민단체는 2.28공원에서 공평네거리를 거쳐 대구백화점 앞까지 거리행진을 하며 시민들에게 이주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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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들은 결의대회를 마친 후 2.28공원에서 공평네거리를 거쳐 대구백화점 앞까지 행진을 하며 시민들을 상대로 이주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태그:#세계이주노동자의 날, #이주노동자 결의대회, #대구경북이주연대, #2.28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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