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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으로 인해 철새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국내 3대 철새도래지인 금강호. 이맘때쯤이면 수십만 가창오리가 찾아와 금강호를 가득 메운다. 해 질 녘이면 수십만 가창오리가 펼치는 군무는 그 화려함에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군산시는 이러한 생태자원을 이용, 해마다 철새축제를 지역 대표축제로 선정해 열 정도로 금강호는 겨울 철새들의 보금자리다. 그런데 최근 10여만 마리로 추정되던 금강호 일대 가창오리 등 철새들이 불과 수백여 마리만 남은 채 모두 금강호를 떠난 사태가 발생했다.

군산시에 따르면 최근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진행하면서 기름유출에 대비하고, 부유물 차단하기 위해 오일펜스를 설치한 것이 철새들이 떠난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밝은 오렌지색인 오일펜스로 인해 철새가 놀랐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더욱이 이 오일펜스를 설치하기 위해 모터보트 등이 금강호를 오가면서 철새들을 떠나게 했다는 것. 군산철새조망대 측은 "철새들은 낯선 환경에 대해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며 "휴식을 취하던 철새들이 수시로 펜스 작업을 위해 모터보트가 오가고, 전에 없던 낯선 펜스에 놀라 날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이곳 일대는 수 십만 가창오리가 모여 쉬던 곳이다. 해질 녘 비상하는 가창오리의 멋진 군무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철새들이 떠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 철새 쉼터 금강호에 설치된 펜스 당초 이곳 일대는 수 십만 가창오리가 모여 쉬던 곳이다. 해질 녘 비상하는 가창오리의 멋진 군무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철새들이 떠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 장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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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금강호 일원에 설치된 이 펜스는 약 1.5km에 달한다. 군산시는 현재 금강 일대 4대강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 사태에 대한 사후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시에 따르면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추가 작업은 없을 것이라며, 철새들이 떠난 이유가 펜스로 판명될 경우 강 상류 쪽으로 펜스를 옮기겠다는 답변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가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한 번 놀란 철새가 다시 올 것이라는 확신은 없는 상황. 지역의 한 생태환경가는 "철새들의 개체 수 감소는 비단 펜스 설치 등의 국한된 문제가 원인이 아니다"면서 "철새들이 보금자리가 4대강 사업 등 개발로 인해 훼손되면서 철새들이 금강호를 더 이상 자신들의 보금자리로 판단하지 않을 가능성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밝히고 철새들이 금강호를 떠날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한편 군산시는 이번 사태는 물론 올해 들어 철새들의 개체수가 현격히 줄어들자 원인 파악을 위해 용역에 착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용역 과정에서 금강호 철새들의 개체수가 4대강 사업 등 개발로 인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개발과 생태보전 사이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태그:#철새, #4대강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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