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을 5년째 지배하고 있는 세미 쉴트

K-1을 5년째 지배하고 있는 세미 쉴트 ⓒ 류재현

서서 싸우는 격투기의 최강자를 가리는 K-1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8강전이 오는 11일 도쿄 아리아케 콜로세움에서 펼쳐진다. 이번 대회 최대 관심사는 과연 K-1의 천하무적 세미 쉴트 (37, 네덜란드)의 아성을 신성 알리스타 오브레임(30, 네덜란드)이 과연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신장 212cm, 126kg의 신체 조건을 앞세운 '통곡의 벽' 쉴트는 2009년 결승전에서 바다 하리(26, 모로코)를 1라운드 KO로 제압하고 또다시 우승하면서 2005~2007년 3연패에 이어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008년에 우승을 놓친 것도 K-1 흥행침체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슐트의 독주를 견제하는 불리한 판정으로 실패했던 것이었으니 사실상 5년째 무적을 달리고 있는 셈이다.

 

이런 K-1의 지존에 도전하는 오브레힘이 종합격투기 출신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K-1은 일본단체이고 오브레힘이 헤비급 챔피언으로 있는 스트라이크포스는 미국 종합격투기단체여서 대리전의 미국과 일본 단체간의 자존심이 걸린 대리전 양상을 띄고 있는 것이다.

 

쉴트는 이번 대회에서 마에다 케이지로(24, 일본)와 첫 경기를 치른 후 4강전에서 마이티 모(40, 미국)와 피터 아츠(40, 네덜란드) 시합의 승자와 만난다. 아츠가 올라올 확률이 확정적이지만 노쇠한 아츠를 제압하고 결승에 안착할 확률이 높다.

 

 K-1 챔피언 등극을 자신하는 알리스타 오브레힘

K-1 챔피언 등극을 자신하는 알리스타 오브레힘 ⓒ 류재현

오브레힘도 무난히 결승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첫 경기에서 만날 타이롱 스퐁(수리남), 다른 조에 속한 구칸 사키(터키), 다니엘 기타(루마니아) 중 누가 올라오더라도 오브레힘의 파워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양 선수 모두 결승에 오를 확률이 높긴 하지만 하루에 세 경기를 소화하기 위해 결승전까지 부상 없이 체력을 잘 비축하느냐가 관건이다.

 

만약 오브레힘이 K-1의 최강자를 꺽고 K-1 챔피언에 오른다면 종합격투기와 입식타격을 동시에 제패하게 되면서 주가가 폭등할 전망이다. 오브레힘과 함께 스트라이크포스 단체에 속한 표도르와의 대결도 한층 급물결을 타고 추진될 것이기 때문이다. 종합격투기 최고의 단체인 UFC의 구애에도 주도권을 쥐고 몸값을 흥정할 수 있게 된다.

 

 마흔살에도 8강에 오른 K-1의 전설 피터아츠

마흔살에도 8강에 오른 K-1의 전설 피터아츠 ⓒ 류재현

만약 오브레힘의 뜻대로 경기결과가 펼쳐질 경우 K-1의 입지는 더더욱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사시 은퇴 이후 일본을 대표할 그만한 스타플레이어가 없고 새로운 시장개척의 첫 기지로 삼은 한국도 최홍만을 비롯한 씨름, 태권도 출신의 적응실패로 단 한 명의 선수도 남아있질 않아 내리막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작년 결승진출자 '악동' 바다 하리(26, 모로코)는 별명답게 폭행혐의로 석 달간 구속수사를 받느라 대회에 출전하지도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터줏대감 쉴트마저 종합격투기 소속의 선수에게 무너지면 그야말로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 될 상황이다.

 

K-1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대진표

 (2010년 12월 11일 도쿄 아리아케 콜로세움)

 

- 8강 토너먼트 

피터 아츠 vs. 마이티 모

세미 슐트 vs. 마에다 케이지로

구칸 사키 vs. 다니엘 기타

알리스타 오브레임 vs. 타이론 스퐁

 

- 수퍼파이트

세르게이 하리토노프 vs. 싱 자이딥

헤스디 겔게스 vs. 후지모토 유스케

 

- 리저브매치

에베르톤 테세이라 vs. 에롤 짐머맨

2010.12.09 09:34 ⓒ 2010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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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선수협의회 제1회 명예기자 가나안농군학교 전임강사 <저서>면접잔혹사(2012), 아프니까 격투기다(2012),사이버공간에서만난아버지(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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