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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이 서서히 저물어간다. 지나간 추억을 아쉬워하며 얼어버린 손을 흔들어 작별을 준비하는 이때, 대한민국 대중음악계도 그 어떤 해보다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중에서 우리에게 특별히 각인됐던 2010년 대한민국 대중음악계의 뉴스들은 어떤 것이 있었을까. 그 뉴스를 7개의 순위로 정리해본다.

[7위] 솔로들의 귀환, 그리고 절반의 성공

7위: 이효리, 비, 보아, 조성모, 세븐 등 올해에 컴백한 대형 솔로 가수들의 성적은 절반의 성공에 그쳐야만 했다.
 7위: 이효리, 비, 보아, 조성모, 세븐 등 올해에 컴백한 대형 솔로 가수들의 성적은 절반의 성공에 그쳐야만 했다.
ⓒ B2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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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가요계는 소위 말하는 '왕의 귀환'에 들떠 있었다. 과거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던 대형 솔로가수들의 컴백이 올해 한꺼번에 몰려왔기 때문이다. 특히 4월 컴백을 예고했던 슈퍼스타 이효리와 비를 필두로 조성모, 세븐, 보아가 일제히 승부수를 던졌다. 이들의 음악이 '그룹' 일색인 가요계에 얼마나 균형을 맞출까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효리의 새 음반인 4집 <에이치 로직(H-Logic)>은 표절 판정으로 빛이 바랬고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강화하며 변신을 추구한 조성모의 EP인 <미트 브레이브(Meet Brave)>와 세븐의 <디지털 바운스(Digital Bounce)>는 과거의 영광에 비하면 대중들에게 큰 영향을 못 미쳤다.

물론 비의 '널 붙잡을 노래'와 SM의 강력한 카드인 보아의 '허리케인 비너스', YG로 이적한 싸이의 'RIGHT NOW'가 상당히 선전했지만, 2010년 가요계는 솔로 보다는 그룹, 그리고 아이돌의 힘이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음이 증명된 한해였다. 

[6위] '따로' 또 '같이'

6위:2010년의 가수들은, 여러 조합을 통해 다양한 모습과 음악을 대중들에게 선보이며 새로운 시장을 제시했다.
 6위:2010년의 가수들은, 여러 조합을 통해 다양한 모습과 음악을 대중들에게 선보이며 새로운 시장을 제시했다.
ⓒ 로엔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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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보였던 의미있는 움직임 하나는 가수들의 '따로, 그리고 또 같이'하는 활동이었다. 유닛, 솔로, 혹은 피처링 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준 가수들이 대중들에게 많은 지지를 얻은 한 해였다.

대표적으로 걸 그룹 '애프터 스쿨'에서 세 명의 멤버가 짝을 이뤄 만든 그룹 '오렌지 캬라멜'이 첫 번째 EP를 발매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2AM'의 창민과 '에이트'의 이현이 함께 부른 디지털 싱글 '밥만 잘 먹더라' 역시 공중파 방송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뿐만 아니라 그룹에서 솔로로 변신한 '브라운 아이드 걸스' 가인의 <step 2/4>, '빅뱅' 태양의 <솔라(Solar)>가 연이어 히트를 치며, 묶이지 않은 가수들의 자유로운 활동이 가요계에서 살아남는 또 하나의 전략임을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아울러 2AM 슬옹과 아이유가 함께한 디지털 싱글 '잔소리'처럼 피처링과 관련한 범위를 확장시킨다면, 2010년 가요계는 그야말로 가수들의 연합과 조합이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하게 이뤄진 한 해였다고 할 수 있겠다.  

[5위] 이어지는 '11월의 비극'

5위: 11월의 어느 날,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이진원.
 5위: 11월의 어느 날,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이진원.
ⓒ 달빛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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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에 있어 '11월'은 그야말로 비극의 달이었다. 뒤숭숭한 사건 사고가 유독 11월에 많이 발생했는데, 올해도 그 비극은 여지없이 우리 가요계를 덮쳤다.

인디 밴드뮤지션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이진원이 뇌출혈로 사망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승자의 노래보다는 소외받은 마음을 주로 노래하며 많은 팬을 거느리던 그는, 그렇게 갑작스레 11월 비극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평소 왕성한 음악활동을 이어나갔던 그였기에, 많은 팬들이 충격을 받았고 홈페이지나 블로그, 트위터를 통해 애도에 뜻을 표했다.

특히 그의 죽음 후 싸이월드에서 지급받은 그의 음원수익이 턱없이 작았으며, 그나마도 사이버 머니로 지급받았다는 보도가 흘러나오면서 팬들의 안타까움은 분노로 바뀌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대한민국에서 인디 뮤지션으로 살아남는 방법과 불평등한 수익구조에 대한 토론이 누리꾼들 사이에 오가기도 했다.

[4위] 의미 없는 '1위'

한국 가요계가 시간이 지날수록 음반수익 보다는 디지털 음원수익의 비중이 커지면서 음원순위에 대한 관심도 날로 커지고 있다.

그러나 통합적인 음원차트가 없는 상황과 디지털 싱글들의 난립, 대중들의 빠른 취향변화로 인해 회전율이 상승하면서 '음원 1위'에 대한 의미가 날로 퇴색되어버리는 결과가 야기되기도 했다.

특히 컴백을 통한 반짝 1위, 팬덤을 통한 1위, 음악성 자체보다는 화제에 의한 1위 등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차트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지 않느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덕분에 현재 가요계에서 '음원 1위'의 의미는 마케팅 수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냉정한 평가가 꾸준히 회자되고 있는 실정이다.

[3위] '슈퍼스타'의 탄생

3위: 2010년 음악계에 숱한 기록과 화제를 남긴 엠넷의 <슈퍼스타K 2>의 최종 우승자 '허각'
 3위: 2010년 음악계에 숱한 기록과 화제를 남긴 엠넷의 <슈퍼스타K 2>의 최종 우승자 '허각'
ⓒ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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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의 관심이 가장 크게 몰렸던 곳은 어쩌면 바로 여기가 아니었나 싶다. 바로 엠넷의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 2>의 최종 우승자가 결정되던 순간 말이다.

결국 가수 지망생이었던 '허각'이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존 박'을 꺾고하나뿐인 슈퍼스타 자리에 등극하며 그 화려한 막을 내렸다. 또한 2기 우승자들이 1기와 달리 가요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영향력을 어떻게 발휘할까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134만 명에 육박하는 경쟁자, 총 상금 2억 원과 자동차, AGB닐슨 기준 최종회 시청률 18.1%라는 경이적인 기록들이 회자되었다. 이는 케이블 방송의 콘텐츠 성공 가능성과 거기에 밀린 공중파 방송의 위기의식을 재고하는데도 한 몫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슈퍼스타K 2> 우승자들이 공중파 방송에 출연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팬들의 우려가 흘러나오기도 했으며, MBC는 <슈퍼스타K 2>의 콘셉트를 가져오는 동시에 이 보다 한층 더 스케일을 확장시킨 <위대한 탄생>이란 오디션 프로그램을 선보이면서 경쟁이 가속화하는 형국이다.

[2위] 후크송, 그리고 '오토튠'

2위: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가창력과 음악에 대해 의견을 말하는 싸이와 이한철.
 2위: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가창력과 음악에 대해 의견을 말하는 싸이와 이한철.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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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가요계의 화두가 중독성 강한 '후크송'이었다면, 올해는 기계목소리를 대변하는 '오토튠' 아니었을까. 일반적으로 오토튠이란 사람의 음정을 기계에 힘을 빌려 보정을 해주는 기술 그 자체를 의미했지만, 최근 오토튠이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가요계에서도 논쟁이 뜨겁게 일었다.

특히나 'MR 제거 영상'을 통해 가수들의 숨어있는 가창력까지도 검증하는 요즘, 이러한 오토튠은 가수의 본질인 가창력을 훼손하고 흐리게 한다는 부정적인 의견에서부터 세계적인 트렌드를 수용하여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가능케 한다는 긍정적인 의견까지 기계소리와 사람소리 간에 총성 없는 전쟁을 방불케 했다.

결국 칼자루를 쥐고 있는 대중이 받아들이는 음악 자체를 스스로 넓히는 게 가장 좋은 대안이 아니겠냐는 의견이 모아지면서, 가요계 전반에 대한 각성의 얘기들이 오가던 한해이기도 했다.

[1위] 신한류, 그 중심에 존재하는 'K-POP'

1위: '신한류'를 주도하며 일본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소녀시대.
 1위: '신한류'를 주도하며 일본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소녀시대.
ⓒ SM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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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여성그룹 30년 만에 오리콘 위클리 2위, K-POP 경연대회, 유튜브 조회수 3000만 건 돌파, 아시아 넘버 원 등등. 이러한 기사가 일상이 될 정도로 한국의 아이돌 그룹이 해외에서 미치는 영향은 '폭발적'이었다. 특히 '신한류'라 불리는 '소녀시대'와 '카라'를 필두로 일본시장 공략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걸그룹 행보가 특히 눈에 띈 한해이기도 했다.

그 외에도 '비스트', '2PM'과 같은 남자 아이돌들도 과거 '동방신기'나 '빅뱅'의 뒤를 이어 새롭게 일본 시장을 노리고 있어 이러한 열풍이 얼마나 확장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를 두고 다양한 경제적, 문화적 분석은 물론, '반한류' 혹은 얼마 전 대만에 몰아친 '혐한류'를 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조급한 만족을 배제하고 자정과 연합에 더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 언론과 인터넷에 게재되기도 했다. 

이러한 신한류가 앞으로 어떤 변화를 맞을까 하는 점은 쉽게 예단하기 어렵지만, 현재 아시아의 음악 중심은 어찌되었든 대한민국 아니냐는 의견도 상당한 힘을 얻고 있다. 2010년은 주류 대중음악의 해외진출에 있어 풍성한 결실을 얻은 한해였음은 분명해 보인다.


태그:#2010 대중음악 , #7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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