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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청 앞이 '경고'를 의미하는 노란 카드와 '퇴장'을 의미하는 빨간 카드로 가득찼다. 노란 카드에는 '민생예산 블랙홀 4대강 공사 반대!', 빨간 카드에는 '4대강 예산 삭감! 민생예산 확보!'라는 글귀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2일 오후 야4당이 모여 '결의대회'를 열며 4대강 예산을 저지하겠다고 나선 것. 야 4당은 "연평도 국면을 틈타 4대강 예산을 강행하려는 한나라당과 정부의 시도에 몸으로 대응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이날 오전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여당과 정부를 향해 "6자회담, 4대강 예산 삭감, 불법사찰 국정감사"를 요구하며 '연평도' 블랙홀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보를 시작한 데 이어 야 4당이 함께 '4대강 예산 저지'를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돌입한 것이다.

 

"4대강 사업 말고 내세울 것 없어 보온병을 포탄으로 믿고 싶을 것"

 

손 대표는 "4대강 사업 야간 공사 중에 노동자 한 분이 목숨을 빼앗겼다"며 "4대강 사업을 강행하는 이명박 정권이 결국 살인까지 저지른 것"이라며 비판했다. 그는 "지금 이 시간에도 국토해양위에서 4대강 사업 강행처리를 하려고 하고 있고 야당이 이를 저지하고 있다"며 "국회의장은 무엇이 급해서 전혀 급하지도 않은 일을 직권상정해 국회를 의도적으로 파행으로 몰아간다는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아무것도 이뤄놓은 없는 정부에게 마지막 남은 것이 4대강 사업이라 이마저 못 한다면 내세울 것이 없기에 오늘 4대강 관련 특별법을 밀어붙이려고 한다"며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그 정신 상태는 가히 공황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대표는 "그런 정신 상태이기 때문에 보온병도 포탄으로 믿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지난 30일, 금강 세종지구 4대강 사업 공사장에서 준설선의 기름이 유출돼 10㎞에 이르는 강물이 오염되었다"며 "4대강 사업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비극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비통해 했다. 그는 "70%의 국민이 4대강 사업이 중단돼야 한다고 말하는데 정부는 이를 듣지 않고 사업을 밀어 붙이려 하니 그 앞에서 우리는 자리를 깔고 앉을 수밖에 없다"며 "4대강 사업 예산은 반드시 전액삭감 될 것이고, 그것은 전액 교육과 복지 예산으로 돌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가락 3개 잘렸다고 남은 7개도 자를텐가"

 

공성경 창조한국당 대표는 "4대강 예산은 숨은그림찾기"라며 "예산의 상당수를 수자원 공사나 문광부 등에 예산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 대표는 "4대강 예산을 삭감해서 서민 중산층을 위한 예산, 대학 등록금 반값 실현 예산으로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승국 4대강범대위 집행위원장은 "정부는 4대강 공사가 30% 진행돼서 어쩔 수 없다고 한다"며 "공사현장에서 자신의 아이가 손가락 3개가 잘렸다고 나머지 일곱 개를 자르겠냐, 잘린 손가락을 치료하겠냐 답은 명백하다"며 정부의 주장을 비판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원 배지를 걸고 4대강 반대에 임한다면 국민들이 기억해 줄 것"이라며 "3일 오전부터 4대강 예산 싸움이 끝날 때까지 노숙농성을 하며 국회의원들에게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40여 명의 국회의원과 200여 명의 시민단체 활동가와 시민이 함께 한 결의 대회는 "4대강 공사 즉각 중단하라, 4대강 예산 삭감해 민생 예산 확보하라"는 구호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야 5당, 종교·시민사회 단체 "4대강 예산 삭감, 현대차 문제 해결"

 

이에 앞서 제정당·종교·시민사회는 여의도에서 '현대차 비정규직 정규직전환과 4대강 삽질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의견을 모았다. 야 5당 대표, 기독교·불교·천주교·원불교 등 종교계 대표,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은 이 날 비상대책회의에 참가해 "평화의 위기, 민생의 위기를 용납하지 않고 국민의 행복할 권리를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부자감세를 중단하고 그 돈을 서민을 위한 예산으로 사용하고, 4대강 예산을 삭감하고 민생복지교육일자리 예산을 대폭 확대하라"며 "비정규직 문제의 상징이 되고 있는 현대자동차 불법 사내 하청 문제의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오는 5일 '4대강 사업 예산폐기 범국민대회'를 시청광장에서 열 예정이다.


태그:#4대강 , #연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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