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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수정 : 2일 오전 9시 36분]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안, 몸싸움 끝에 서울시의회 통과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이 1일 밤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발속에 '친환경무상급식 조례안'을 처리하고 있다.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이 1일 밤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발속에 '친환경무상급식 조례안'을 처리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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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무상급식조례가 1일 오후 8시 45분경 서울시의회에서 진통 끝에 결국 통과되었다. 재석의원 89명, 찬성 71명, 반대 0명, 기권 18명. 이로써 '내년도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 실시'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표결이 진행되자, 이날 오전 9시 40분경부터 11시간 가까이 본회의장 의장석 점거농성을 벌였던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전원 퇴장했다.

6시간에 걸친 '릴레이 논의'...결국 '강행처리'

앞서 오후 2시 30분경 정회되었던 회의가 개회하는 데는 무려 6시간이 걸렸다. 민주당 시의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시의원들 사이에서는 '어차피 한 번은 겪어야 할 일이라면 오늘 안으로 안건을 처리하자'는 의견이, 대표단에서는 '되도록이면 한나라당과의 협의를 통해 처리하자'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각 당 차원 그리고 각 당 대표단 사이의 논의가 반복해서 진행되면서 오후 4시로 예정되어있었던 개회시간은 계속해서 뒤로 미뤄졌다. 그 사이, 대표단을 제외한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의장석 좌우로 의자를 놓고 앉아 농성을 계속했다. 민주당 시의회는 오후 6시 30분경, 또 다시 의원총회를 열었다.

오후 7시 30분경, 오승록 민주당 시의회 대변인이 기자실을 방문했다. 오 대변인은 "한나라당 쪽에서 내일 본회의 또는 시정 질문 일정이 끝난 다음 주 월요일 본회의에서 '끝장토론'을 한 후 조례를 상정하는 방안을 내놨다"며 "지금 각 당 대표가 마지막으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인데, 이 중 하나의 안이라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조례를 상정하는 방향이라면, 시기가 조금 늦어지더라도 협의할 용의가 있다는 것. 하지만 오 대변인은 "한나라당과의 협의가 끝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오늘 내로 안건을 처리할 수도 있다"며 '강행처리'의 가능성도 부인하지 않았다.

이후 오후 8시 15분경. 오승록 대변인이 또 다시 기자실을 찾아 "곧 안건을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내일 토론은 하되, 안건은 상정하지 말자는 안을 내놓았다"며 "이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시의원들은 하나 둘씩 본회의장으로 향했다.

격렬한 몸싸움, 고성, 눈물... 한나라당 시의원 2명 응급실로

오후 8시 20분경. 본회의장 앞으로 나온 김명수 운영위원장은 "인내를 갖고 여러 차례 협상을 진행하느라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취재진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어 "연평도 사건으로 인해 이미 한 차례 의사일정이 미뤄졌고, 오늘 의장석 점거로 인해 예정된 시정 질문도 진행되지 못하는 등 의사일정이 너무 많이 순연되었다"며 "이후 2011년도 예산안 심의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더 이상 공전상태로 갈 수 없다"고 '강행처리'의 이유를 거듭 강조했다.

이어 허광태 의장이 의회 사무처장과 함께 입장하자, 김종욱 시의원의 "나오십시오"라는 말과 함께 민주당 시의원들은 또 다시 단상위로 향했다.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는 만큼, 오후 보다 더욱더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다.

특히, 몸싸움이 치열했던 곳은 의장석이었다. 김형식 시의원은 의사봉을 차지하기 위해 의장석 주위를 가로막고 있는 의자를 뛰어 넘었고, 한때는 의장석 주위에만 10여명의 시의원들이 몰려들어 '의사봉 쟁탈전'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 시의원에게 끌려 내려온 한 한나라당 시의원은 분이 풀리지 않는 듯 "니가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라며 삿대질을 하며 고성을 질렀고, 눈물을 흘리는 한나라당 여성 시의원을 민주당 여성 시의원이 달래기도 했다.

대부분의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단상 밑으로 끌려 내려갔다가도 또 다시 단상 위로 올라가 또 다시 소리를 지르고 몸싸움을 벌였다. 한 시의원은 전자표결장치를 집어 던져 망가뜨리기도 했다. 때문에 민주당 시의원들과 교육의원들은 '전자표결'이 아닌 '기립'으로 표결을 진행해야만 했다. 이에 김명수 운영위원장은 "애들 밥 주자는 게 잘못된 겁니까, 이게 악법입니까, 해도 해도 너무한 거 아닙니까"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날 충돌로 인해 한나라당 이진화, 정문진 의원은 응급실로 실려갔다.

1일 밤 '친환경무상급식 조례안' 처리에 대한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협상이 최종결렬된 가운데, 김형식 민주당 서울시의원이 의장석을 에워싸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피해 의장석으로 달려가고 있다.
 1일 밤 '친환경무상급식 조례안' 처리에 대한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협상이 최종결렬된 가운데, 김형식 민주당 서울시의원이 의장석을 에워싸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피해 의장석으로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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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석에서 끌려나오며 바지가 찢어진 한 한나라당 의원이 다시 올라가려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옷과 다리를 잡아 끌어내리고 있다.
 의장석에서 끌려나오며 바지가 찢어진 한 한나라당 의원이 다시 올라가려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옷과 다리를 잡아 끌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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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에서 수적으로 우위에 있는 민주당 의원들이 의장석을 에워싸고 있던 한나라당 의원들을 끌어내고 있다.
 서울시의회에서 수적으로 우위에 있는 민주당 의원들이 의장석을 에워싸고 있던 한나라당 의원들을 끌어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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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1일 오후 3시 51분]

끌어내는 민주당, 버티는 한나라당...'아수라장'된 시의회

▲ 한나라당 서울시의원, '무상급식 반대' 의장석 점거 몸싸움
ⓒ 최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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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정당 출신이 아닌 시의회 운영위원장으로서 말씀 드리겠다. 답답하다. 당리당략으로 판단하지 말아 달라. 운영위원장으로서 회의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지금부터 일어나는 충돌은 모두 한나라당 책임이다."

오후 2시 20분경, 김명수 운영위원장의 발언과 함께 79명의 민주당 시의원들이 한나라당이 점거하고 있는 의장석을 향해 올라갔다. 오전 9시 40분경부터 단상을 떠나지 않았던 한나라당 시의원 27명의 얼굴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끌어내려는 민주당 시의원들과, 끌려 내려가지 않으려는 한나라당 시의원들 사이의 충돌로 순식간에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의장석 뒤편, 기다란 봉에 걸려 있었던 태극기가 휘청거렸다. 곳곳에서 고성이 오갔다.

한나라당 일부 여성 시의원들은 단상 가운데 있는 의장석으로 모여, 두 손으로 의장석을 꽉 붙잡았다. 그 주위를 한나라당 남성 시의원들이 에워쌌고, 민주당 시의원들은 이들을 끌어내려 안간힘을 썼다. 어디에선가 한 여성시의원의 비명소리가 계속해서 들렸다.

텅 빈 1층 본회의장에는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을 비롯한 서울시 교육청·서울시 관계자들 그리고 교육의원 몇몇만이 남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5분간 이어진 물리적 충돌에도 한나라당 시의원들이 '절대 내려갈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자, 김명수 운영위원장이 진두생 한나라당 대표와 함께 나와,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김 위원장은 "내려오세요, 내려오세요, 이러다가 혹시 부상이라도 입으면 안 되기 때문에"라며 "양당 대표 간에 협상을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상 위로 올라간 시의원들은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또 다시 고성이 들렸다.

그러자 허광태 서울시의회 의장이 나섰다. 허 의장은 "이러한 사태가 빚어진 것에 대해 시민여러분들에게 송구스럽다"고 전한 뒤, "이 사안은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당 대표들이 함께 모여서 논의한 뒤, 회의가 개회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허 의장은 "4시까지 협의가 안 될 경우, 민주적인 방법으로 이 사안을 해결하려고 한다"고 말해, 무상급식조례를 예정대로 상정할 뜻을 밝혔다. 시의회 관계자 역시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4시가 됐든 저녁이 됐든 오늘 안으로 조례를 상정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방침"이라고 전했다.

[1신 기사대체: 1일 오후 2시 31분]

한나라당 시의원 20여 명, 손팻말 들고 의장석 점거

1일 오후 친환경무상급식 조례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서울시의장석을 점거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부자급식 NO! 환경개선 YES!' '의회독재 NO! 민주의회 YES!'가 적힌 피켓을 세워놓고 있다.
 1일 오후 친환경무상급식 조례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서울시의장석을 점거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부자급식 NO! 환경개선 YES!' '의회독재 NO! 민주의회 YES!'가 적힌 피켓을 세워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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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시의회에서 '친환경무상급식 조례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의장석을 점거한 한나라당 서울시의원 20여명이 민주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1일 오후 서울시의회에서 '친환경무상급식 조례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의장석을 점거한 한나라당 서울시의원 20여명이 민주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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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시켰어? 무슨 쇼를 하는 거야. 시의원들이 이런 거 하는 겁니까.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뭐하는 거야, 이게."

'친환경무상급식 조례안' 상정에 반대하며 서울시의회 1층 본회의장 단상을 점거한 한나라당 시의원들 향해 김연선 시의원이 분노하며 소리쳤다. 1일 오전 10시 본회의가 열리기 전인 오전 9시 40분 경, 한나라당 시의원 20여명은 펼침막과 손팻말을 들고 의장석이 있는 단상 위로 올라갔다.

'교육환경 외면하는 무상급식 절대반대' '급식실도 없는 학교 부자급식 웬말이냐'라는 커다란 펼침막을 내건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의회독재 NO 민주의회 YES', '일방통행 NO 소통의회 YES'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민주당 시의원들을 맞았다. '여소야대' 시의회 출범이후, 한나라당이 단상을 점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상 점거 이유에 대해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이날 오전 성명서를 통해 "무상급식 조례안은 교육감의 고유권한인 급식 지원 업무를 시장에게 부여한다"며 "이는 교육감의 고유 권한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해당조례에 위법적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시정 질문을 하기로 되어있는 날, 한나라당의 사전 동의 없이 안건을 상정하는 것은 기습처리를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절차에도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단상 위에 올라선 한나라당 시의원들을 본 민주당 시의원들 대부분은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 다 찍었으니까 내려와요", "안 어울려요, 안 어울려"라며 비아냥거리는가 하면, 한 민주당 시의원은 "*** 의원님, 파이팅"이라며 격려(?)를 보내기도 했다. 평소 친분이 있었던 한나라당 시의원들의 이름을 부르며 "*** 의원님, 내려오세요, 뭐하는 거에요"라고 회유하는 시의원도 있었다. "그래, 투쟁도 한 번 해봐야해, 그래야 상대방 마음을 알지"라는 소리도 들렸다.

하지만 한 시간이 지나도록 한나라당 시의원들이 단상을 떠나지 않자, 1층 의원석 곳곳에서 고성이 터져 나왔다. 강희용 시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의회를 이렇게 더럽혀도 됩니까, 여당 아닙니까, 대한민국 여당이 이거밖에 안 됩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서윤기 시의원은 "메시지 충분히 전달했으니까 그만하세요"라며 단상에서 내려올 것을 요구했다.

오전에 예정된 무상급식·SSM 조례 상정 무산

1일 오후 서울시의회에서 '친환경무상급식 조례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의장석을 점거한 한나라당 서울시의원 20여명이 민주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1일 오후 서울시의회에서 '친환경무상급식 조례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의장석을 점거한 한나라당 서울시의원 20여명이 민주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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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시의회에서 '친환경무상급식 조례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의장석을 점거한 한나라당 서울시의원 20여명이 민주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1일 오후 서울시의회에서 '친환경무상급식 조례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의장석을 점거한 한나라당 서울시의원 20여명이 민주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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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의사담당관 역시 "지방자치법 84조에 의거해 지방의원은 의장의 허가 없이 연단이나 단상에 올라갈 수 없다, 단상에 걸린 현수막도 위법사항"이라는 내용의 방송을 계속해서 내보냈다. 그러자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단상에 붙여 놓았던 두 개의 펼침막을 떼어 내, 손으로 직접 들었다. 커다란 펼침막이 시의원들의 얼굴을 다 덮자, 의원석에서는 "의원님, 얼굴이 안 보여요"라고 조롱하는 소리가 들렸다. 의원들 사이의 키가 달라, 펼침막 하나가 비스듬하게 들려있기도 했다.

오후 10시 40분경, 허광태 의장과 김명수 운영위원장을 비롯한 의장단이 단상 위로 올라갔다. 의장단이 한나라당 대표단을 설득하는 동안, 일부 민주당 시의원들이 한나라당 시의원들이 들고 있던 펼침막을 빼앗았다. 펼침막을 빼앗긴 한나라당 시의원들은 손팻말을 들고 다시 단상 위에 자리를 잡았다. 11시 35분경, 김명수 운영위원장이 거듭 항의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이날 오전 예정 되어 있었던 친환경 무상급식·SSM 조례 상정과 시정 질문이 무산됐다.

한나라당의 의장석 점거에 대해 민주당은 성명서를 발표해 "의장석을 점거해 회의 진행을 물리력으로 저지한 한나라당의 모습은 옳고 그름을 떠나서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이라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또한 "한나라당은 당리당략에 사로잡혀 시민들의 요구에 눈 감지 말고 지금이라도 친환경 무상급식에 동참하기를 충고한다"며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를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의원 86명이 서명한 무상급식 조례에는 2011년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 실시, 2012년 중학교 전면 무상급식 실시가 부칙에 명문화 되어있다.

1일 오전 한나라당 시의원들이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 상정에 반대하며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했다.
 1일 오전 한나라당 시의원들이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 상정에 반대하며 본회의장 의장석을 점거했다.
ⓒ 홍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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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을 풀지않고 본회의장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은 한 한나라당 서울시의원이 의장석에서 이쑤시개로 이빨을 청소하고 있다.
 농성을 풀지않고 본회의장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은 한 한나라당 서울시의원이 의장석에서 이쑤시개로 이빨을 청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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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서울시의회, #무상급식, #본회의장, #의장석, #점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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