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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로 발령받아 처음 가르쳤던 제자에게서 상을 받는 스승이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바로 인천금빛평생교육봉사단(이하 금빛봉사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권태성(70·인천 부평구 십정동)씨. 권씨는 오는 12월 17일 제자가 관장으로 있는 인천 북구도서관이 주는 '아름다운 봉사상'을 받는다.

 

2002년 창립한 금빛봉사단은 북구도서관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그 안에는 모두 11개의 학습동아리가 있다. 권씨는 이 가운데 북구도서관 검정고시반에서 1주일에 두 번, 계양키파지역아동센터에서 1주일에 세 번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권씨는 인천 강화중학교에서 처음으로 교편을 잡았으며 교직생활 32년 뒤인 1999년, 부평서중학교에서 평교사로 퇴임했다. 그리고 2002년 금빛봉사단이 창립할 때부터 함께 했다.

 

교직에 복무할 때도 수학을 가르쳤던 권씨는 "다른 것은 몰라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좋았고, 누구보다 공부를 잘 가르치는 것으로 인정받아 정년퇴임 때까지 평교사로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금빛봉사단과 함께 하게 된 동기에 대해, 평소 봉사활동에 관심이 있었고 교직생활을 함께 했던 친구들이 같이 해보자는 제안으로 금빛봉사단을 시작했지만, 우선 50대에서 80대까지의 연령층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보람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다른 강사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강의하면서 오히려 몸이 더 건강해지기 때문에 죽을 때까지 이 일을 계속 하고 싶다고 전했다. 또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과는 다르게 눈을 반짝반짝하며 가르침을 전수받는 나이 많은 학생들을 보면 더 보람되고 가르치는 기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권씨는 검정고시반과 지역아동센터에서 강의할 때마다 인터넷이나 책에서 찾은 좋은 글을 뽑아 학생들에게 나눠준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좋은 글을 보며 생각을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음 씀씀이와 봉사활동을 높이 평가해 북구도서관에서 그에게 '아름다운 봉사상'을 준다. 이제 강산이 네 번이나 바뀔 세월이 흘러 교사로서 첫 발을 내딛었던 학교에서 가르친 제자(= 홍순장 관장)로부터 스승이 상을 받는 셈이다. 권씨가 수상자로 추천될 당시 주변에서는 모양새가 좀 그렇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권씨는 흔쾌히 상을 받기로 했다.

 

권씨는 "홍 관장이 제자인지는 지난해 북구도서관장을 발령받은 후 찾아와서야 알게 됐다"며 "제자가 나보다 더 앞섰다는 것은 자식이 부모보다 잘됐을 때 느끼는 기분이다. 제자에게 상을 받는 것이 무척 기쁘고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말했다.

 

홍순장 관장은 "도서관장 부임 이후 금빛봉사단 명단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스승을 보고 무척 반가워 인사를 드렸다"며 "이번 상은 개인적으로 드리는 것이 아니라 봉사활동을 열심히 모범적으로 해온 것에 대해 기관에서 평가하고 드리는 상이다. 상을 흔쾌히 받는다고 하시니, 기쁘게 전해드릴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태그:#검정고시, #교사, #인천 북구도서관, #권태성, #홍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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