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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여개의 장독에 된장과 고추장 등의 장을 담그고 있는 모습
 천여개의 장독에 된장과 고추장 등의 장을 담그고 있는 모습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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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래기란 무청이나 배추 잎을 말린 것을 말한다. 농민들은 가을에 김장하기 위해 뽑은 무 잎을 자르거나 배추를 뽑아 못 쓰는 부분을 잘라 낸다. 이때 필요한 만큼만 새끼 따위로 엮어 말려서 보관하다가 볶거나 국을 끓이는 데 쓴다. 옛날 처마 밑에 아무렇게나 걸어놨던 시래기가 돈이 될까?

경북 상주시 도림사 주지인 탄공스님은 무잎으로 된 시래기를 가공해서 국거리로 팔고 있다. 가로 5㎝, 세로 5㎝, 높이 3㎝인 포장상자 속에는 따뜻한 물만 부으면 금방 먹을 수 있도록 고안된 시래기 된장국 재료가 들어있다. 한 개 천 원, 열 개 만 원으로 규격화시켜 자취하는 사람이나 외국에 나가는 사람들이 찾고 있다.

해외로 수출을 준비 중인 도림원(도림사에서 등록한 식품명) 즉석 우거지 된장국은 군에도 납품을 준비 중이지만 국내 주문량을 대지 못하고 있다.  도림사 시래기된장국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맛이 있고 값이 싸기 때문이다.

시래기된장국 재료로 사용할 무잎을 말리고 있는 모습
 시래기된장국 재료로 사용할 무잎을 말리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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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래기를 이용해 우거지 된장국을 개발하고 곶감 된장과 고추장을 개발한 도림사 주지 탄공스님이 시래기된장국 재료를 보여주고 있다
 시래기를 이용해 우거지 된장국을 개발하고 곶감 된장과 고추장을 개발한 도림사 주지 탄공스님이 시래기된장국 재료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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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기업에서 시래기 된장국 한 봉지에 천 원을 받는다면 인건비도 댈 수 없다. 도림원에서 이 가격으로 팔 수 있는 까닭은 스님과 신도들의 봉사료를 계산하지 않기 때문이다. 버리는 시래기가 인기를 끌자 원재료를 구할 수 없어 도림사 측에서는 농민과 계약 재배해 원료를 확보했다. 도림사 주변에는 무잎을 말리는 광경이 장관이다.

절밥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그 담백하고 정갈한 맛을 잊지 못할 것이다. 특별한 조미료를 첨가하는 것도 아닌데 절에서 먹는 밥은 유난히 맛있다. 정직하고 소박한 식재료와 조리법 때문이다.

주민들이 개발한 식품을 특허출원하도록 도와주는 상주시 주민생활지원과장 인경연(왼쪽)씨 와 상주곶감발전연합회장 박경화씨
 주민들이 개발한 식품을 특허출원하도록 도와주는 상주시 주민생활지원과장 인경연(왼쪽)씨 와 상주곶감발전연합회장 박경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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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 요리사였던 아버지 밑에서 취미 삼아 요리를 배웠던 탄공스님은 음식 솜씨에 일가견이 있다. 스님의 비법이 담긴 명품 장류 브랜드 '도림원'은 오신채(마늘, 파, 달래, 부추, 홍거)와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사람의 몸에 아무런 자극을 주지 않으며, '몸과 마음을 맑게 한다'는 선식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탄공스님에게 파를 넣은 연유를 물었다.

"원래 사찰 음식에는 오신채를 넣지 않아요. 수행하는 데 망상이 생긴다는 이유죠. 하지만 원래 된장에는 파가 궁합이 맞아요. 도림원에서는 스님들이 먹을 음식이 아닌 일반인들의 구미에 맞게 파를 소량 넣었습니다."

무잎으로 만든 시래기국 재료. 한 개에 천원으로 인기를 끌어 주문량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무잎으로 만든 시래기국 재료. 한 개에 천원으로 인기를 끌어 주문량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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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림원은 대표 상품인 된장과, 고추장, 간장 외에도 콩잎 장아찌, 깻잎 양념지 등 다양한 발효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주지스님이 하나하나 정성 들여 손수 빚어내는 까닭에 장에 명품이라는 낱말을 붙이게 됐다. 스님은 곶감 된장, 곶감 고추장을 만들어 우리나라 최고의 명품을 꿈꾸고 있다. 곶감 성분이 들어간 장은 발효되는 성질이 일반 고추장과는 달라 정갈하고 맛이 깊다. 이 고추장은 홍시로는 만들 수 없고 곶감이라야 된다. 현재 연간 매출액이 적을 때는 2억에서 많을 때는 5억까지 오른다.

스님이 돈독이 올라 음식장사를 할까? 탄공스님은 2004년 4월 법당 개보수 과정에서 고려와 조선시대 유물 30여점을 찾아냈다. 도난과 부식을 우려해 상주시 박물관에 맡겼지만 절에서 유물을 보관할  법당을 직접 짓기로 했다. 도림원에서 나온 수입은 법당 건축비에 사용할 예정이며 법당을 건축하고 나면 사회복지사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한다.

G20정상회의 식재료로 사용된 상주의 명실상감 한우

감 부산물을 사료로 먹이는 경북 상주시 한우브랜드인 '명실상감한우'는 2010년 대한민국 우수 축산물브랜드 경진대회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인 최우수상을 받았다. 명실상감한우는 상주곶감의 이미지와 한우를 접목시킨 한우 브랜드로서 380여 회원농가에서 3만여  두를 사육하고 있어 단일브랜드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G20 정상회의에 사용되었던 '명실상감한우'의 소고기
 G20 정상회의에 사용되었던 '명실상감한우'의 소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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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의 '명실상감한우' 식당에서 나온 갈비탕. 고기가 얼마나 많은지 알아 보기 위해 오른쪽 접시위에 고기를 꺼내봤다. 8천원짜리 갈비탕 250그릇이 30분만에 동이 났다
 상주의 '명실상감한우' 식당에서 나온 갈비탕. 고기가 얼마나 많은지 알아 보기 위해 오른쪽 접시위에 고기를 꺼내봤다. 8천원짜리 갈비탕 250그릇이 30분만에 동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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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2004년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축산물 선도브랜드로 선정됐고 2005년 농협중앙회 히트예감 농산물선정, 2005년 전국브랜드축산물경진대회 위생안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G20 정상회의에서는 이곳 명실상감한우가 식재료로 사용됐다

상주시에 있는 '명실상감한우' 식당은 작년 9월 3일에 오픈했다. 청결함과 맛으로 소문이 난 이 식당은 오전 11시 반에 문을 연다. 한 그릇에 8천 원하는 갈비탕은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기 때문에 개장 30분이면 250그릇이 다 팔리고 주말에는 20분이면 동이나 버린다. 식사를 마친 일행들은 "정갈하고 맛있지만 고기 양이 너무 많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었다.     

홀대받던 시골 먹거리를 찾아 청결과 고급화로 브랜드가치를 높여 지역경제를 살리려는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덧붙이는 글 | '희망제작소'와 '네통'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시래기된장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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