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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에 후원금을 냈다는 이유로 충남교육청으로 부터 해임된 김동근(왼쪽) 교사가 학생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당에 후원금을 냈다는 이유로 충남교육청으로 부터 해임된 김동근(왼쪽) 교사가 학생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전교조충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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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후원으로 해임된 충남 성환고 김동근 교사가 학생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당 후원으로 해임된 충남 성환고 김동근 교사가 학생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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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사랑해요~"

23년 동안 일해 왔던 교정을 떠나는 김동근 교사의 등 뒤로 울먹이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천안 성환고 김동근 교사는 민주노동당에 월 1만 원씩의 후원금을 냈다는 이유로 지난 달 29일 충청남도교육청으로부터 해임됐다.

김 교사와 전교조충남지부, 충남시민사회단체들은 충남교육청의 징계는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김 교사는 결국 22일 자신들이 담임했던 학생들과 마지막 인사를 해야만 했다.

이날 강당에 모인 성환고 800여 명의 학생들을 상대로 김 교사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다"면서 학교를 떠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교사는 "그동안 정말 행복했다, 학교를 떠나더라도 마음만은 항상 너희들과 함께 할 것"이라며 "비록 학교 밖에 있을지라도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또 "지금의 학교생활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잘 극복하면서 학교생활을 해 달라"고 당부하고 "특히, 주변의 어려운 사람들을 항상 생각하며 함께 더불어 사는 사람이 되어 달라"고 부탁했다.

김 교사는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고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학생들 한 명 한 명에게 빨간 장미 한 송이씩을 쥐어주었다.

이에 김 교사가 담임한 1학년 6반 학생들은 김 교사와 함께 한 262일을 기억하겠다는 의미로 노란색 종이장미 262송이를 직접 접어서 선물했다. 또한 일부 학생들은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지내라면서 밤색 목도리와 스웨터를 선물하기도 했다.

김 교사가 교실을 떠나 현관을 나서자 학생들은 교문까지 따라나서며 김 교사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일부 학생들은 눈시울을 붉혔고, 김 교사는 학생들을 교실로 들여보내며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라"며 교문을 나섰다.

교문을 나서는 김 교사의 등 뒤에서는 2층 창문에서 외치는 학생들의 "선생님 사랑해요"라는 외침이 메아리 되어 울려 퍼졌다.

교문 밖에서는 전교조 소속 교사는 물론, 비조합원 교사들까지 나서서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김 교사의 해임에 반발하는 시위를 펼쳤다.

충남 성환고 교사들이 김동근 교사와 함께 충남교육청의 부당징계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충남 성환고 교사들이 김동근 교사와 함께 충남교육청의 부당징계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전교조충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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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 교사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정당에 후원금을 낸 것이 학교를 떠나야 할 만큼 중대한 사안인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면서 "특히, 법원의 판결도 나오기 전에 교과부의 지시에 의해 우선 징계부터 하고 보는 충남도교육청의 처사는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같은 사안에 대해 진보교육감이 있는 타 시도는 재판결과를 보고 징계를 하겠다고 유보한 상태이고, 징계를 한 시도의 경우에도 같은 사안에 대해 '해임'이라는 중징계는 하지 않았다"면서 "형평성 차원에도도 충남교육청의 이번 징계는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사와 전교조충남지부는 충남교육청의 이번 징계에 대해 소청심사청구와 행정소송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법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태그:#정당후원교사, #민노당 후원교사, #김동근, #전교조충남지부, #성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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