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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시원하고 숙취해소에 좋아 예전부터 주당들의 사랑을 받아온 생대구탕이다.
 맛이 시원하고 숙취해소에 좋아 예전부터 주당들의 사랑을 받아온 생대구탕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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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차 순천 내려가는 중입니다. 순천에서 점심을 먹을 생각인데요. 간단하지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나 식당 추천바랍니다. 근데 순천 대표음식이 뭐죠?"

순천에 내려온다며 맛객이 자신의 블로그에 남겨둔 포스팅이다. 해서 어딜 갈까 생각하다 떠오른 맛집이다. 순천의 순광식당, 맛돌이가 오래 전에 순천의 맛집으로 소개한 적이 있다.

'2010년 2기 순천시 소상공인 창업아카데미'에서 강의를 마친 맛객을 지난 17일 저녁 무렵순천에서 만났다.

이집의 자랑거리는 산낙지비빔밥이다.
 이집의 자랑거리는 산낙지비빔밥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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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객과 함께 순천의 순광식당을 찾았다. 이집의 자랑거리는 산낙지비빔밥이다. 40년 전통을 이어가는 이 조그마한 식당에서 산낙지비빔밥을 선보인 지는 어언 13년째. 그런데 특이할만한 사실은 값도 양도 처음 그대로라는 것.

한데 얼마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서울시의 섣부른 낙지머리 중금속 발표로 낙지파동이 왔다. 낙지 값의 끝없는 추락으로 신안과 무안 산지 주민들이 서울시청에 찾아가 항의하며 생계대책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정작 사먹으려면 그 값이 만만치 않다. 낙지파동으로 낙지 값이 엄청 떨어졌다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음식 값은 그때보다 더 올랐다. 13년간 한결같은 음식 값을 고집해왔던 이집도 산낙지비빔밥이 1만5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2천 원이나 값이 뛰었다.

맛객과 맛돌이는 산낙지비빔밥이 아니라 '생대구탕'을 먹었다.
 맛객과 맛돌이는 산낙지비빔밥이 아니라 '생대구탕'을 먹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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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객과 맛돌이, 그들 둘이서 무슨 음식을 먹었을까? 둘이서 순천의 맛집을 찾아갔다는 얘길 듣고, 가까운 지인들이 궁금해 했던 음식은 산낙지비빔밥이 아니라 바로 '생대구탕'이다. 명태와 비슷하게 생긴 바다 물고기인 이 녀석은 머리와 입이 커서 대구(大口)라 부른다. 비리지 않고 맛이 담백해서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다. 산란기인 겨울철에 가장 맛이 좋다.

입에 감칠맛 나게 와 닿는 동치미다.
 입에 감칠맛 나게 와 닿는 동치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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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고 개운한 대구탕 맛 한번 보실래요. 뽀얗게 우러나온 맑은 국물이 일품이다. 하얀 대구 살은 입에 들어가기가 무섭게 사르르 바스라져 내린다.

대구의 가치는 알과 고니에 있다. 큰 대구 암컷의 알집은 1~2kg가 족히 넘는다. 고니는 대구의 정자다. 약간 비린듯하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대구탕에는 대구의 알과 고니가 들어가야 진정한 대구탕이라 할 수 있다.

대두어인 대구를 <동의보감>에서는 구어(口魚)로 부른다. '구어는 성질이 평(平)하고 맛이 짜며 독이 없고 기(氣)를 보(補)한다'고 쓰여 있다.

우리 선조들은 산모가 젖이 부족할 때 대구탕을 끓여 주었다고 한다.
 우리 선조들은 산모가 젖이 부족할 때 대구탕을 끓여 주었다고 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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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시원하고 숙취해소에 좋은 대구탕은 예전부터 주당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우리 선조들은 산모가 젖이 부족할 때 대구탕을 끓여 주었다고 한다. 대구의 내장은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고 대구 알에는 회춘 비타민으로 통하는 비타민 E가 많다. 

생대구탕 1인분은 1만3000원이다. 윤기 자르르한 밥과 시원한 대구탕이 입맛을 부추긴다. 바지락 살을 넣어 조린 알토란, 토하의 풍미가 제대로 살아있는 토하젓, 입에 딱 맞는 싱건지, 꼬막무침 등 진짜 남도의 밥상이다. 대구탕에 식사를 하다가 밥 한두 숟갈쯤은 토하젓에 비벼먹어도 좋다. 별미로 다가온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생대구탕 , #맛객,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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