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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에는 철새와 텃새가 공존하며 백로가족과 쇠기러기떼가  한가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다.
 시화호에는 철새와 텃새가 공존하며 백로가족과 쇠기러기떼가 한가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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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는 경기도 안산시·시흥시·화성시에 있는 인공호수다. 원래는 시화방조제를 건설하고 바닷물을 빼낸 뒤 담수호로 만들어 인근 간척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할 목적으로 1994년 1월 방조제 최종 물막이 공사 12.7㎞를 완공하게 된 곳이다. 그러나 개발사업 주체의 의도와는 달리 방조제 공사 이후부터 주변 공장의 하수 및 생활하수가 유입되면서 심각한 수질오염 문제를 야기시켰다.

안산시를 중심으로 한 도시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반월공단, 시화공단의 입주업체증가 및 농촌지역의 가축사육증가로 생활하수 등 각종 오폐수를 시화호에 방류하게 되자 유입된 오염물질이 담수호 내에 계속 축적되어 심각한 수질상태가 되었다.

더욱이 수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에도 조성된 지 3년도 못 되어 팔곡교 부근의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를 기업체의 원가절감을 위한 무단방출까지 겹쳐 폐쇄수역인 시화호의 오염을 가중시켜 죽음의 호수가 되었다고 한다.

새끼를 위해 백로는 물고기 사냥에 여념이 없다.
 새끼를 위해 백로는 물고기 사냥에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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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을 시화호에 유입하고 있다. 덕분에 생태계가 어느정도 살아났다.
 바닷물을 시화호에 유입하고 있다. 덕분에 생태계가 어느정도 살아났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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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시화호에서 물고기 수십만 마리가 떼죽음당하자 환경부는 수질개선대책을 발표하게 되었고, 시화지구를 대기환경 규제지역으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개선책으로 97년 시화방조제 배수갑문을 개방하여 해수를 유입하게 되었다. 덕분에 죽음의 호수였던 시화호는 서서히 살아나게 되었다. 생태계가 살아나자 다양한 수생식물들이 자라게 되었고 바닷물이 들고나게 되자 시화호는 비로소 숨을 쉬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희귀조인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갈매기 같은 새들과 검은머리물떼새, 넓은부리도요새, 백로, 재두리미 같은 천연기념물도 우리가 흔히 볼 수 없는 새들이 날아오면서 시화호는 세상으로부터 관심을 이끌어 내기에 이르렀다.

집 짓는 기술자 논병아리와, 외래종 물고기인 블루길을 잡아먹는 덤불해오라기, 왜가리, 숱한 철새와 텃새들이 찾아오자 시화호를 보호하고 가꾸어 나가야 할 자연 생태 공간으로 인식되게 하는 데 크게 힘을 보탰다고 한다.

식물이 살아난 시화 간척지에 부근 작은 동산에는 부부솔부엉이가 살고 있어 종종 볼 수 있었단다. "한번은 부상당한 솔부엉이를 발견하여 동물보호단체에 신고를 했는데 늦장을 부려 솔부엉이가 죽었다"며 "나머지 한 마리도 이제는 자취를 감추어 볼 수 없게 되었다"고 근처에서 커피를 판매하고 있던 상인은 말한다.

시화호 철탑 사이로 해가 진다. 연인들의 뜨거운 포옹이 포근하게 다가온다.
 시화호 철탑 사이로 해가 진다. 연인들의 뜨거운 포옹이 포근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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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날기기 동호회 회원들이 대형 연을 하늘높이 날리기 위해 준비중이다.
 연날기기 동호회 회원들이 대형 연을 하늘높이 날리기 위해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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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곳이 되면서부터 시화호에는 사람들의 발길도 잦아졌다. 주말에 방조제 쪽으로 운동 나온 사람, 낚시하러 온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거대한 연을 날리는 동호회원들, 가족들이 모여 도시락을 싸가지고 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해가 지는 철탑 사이로 다정하게 꼭 껴안은 연인들이 변함없는 사랑을 다짐하고 주말이 아닌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시화호를 찾아올 정도로 명소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시화호의 생태계가 복원되어가자 반월 안산천 등의 상류 천에도 잉어, 붕어 등이 발견되어지고 있는가 하면 시화호 해변에는 갯지렁이, 어패류 등이 서식하고 있어 철새의 도래지로까지 각광을 받게 되었다.

백로가족과 날아 오르는 쇠기러기떼의 군무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백로가족과 날아 오르는 쇠기러기떼의 군무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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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파헤치는 4대강 개발로 갈 곳을 잃은 철새들이 시화호로 무리를 지어 날아온다. 백로와 쇠기러기 등 호수 군데군데 무리를 지어 모여 있는 다양한 종류의 새들을 볼 수 있다. 아직 어린 새끼들을 보호하며 꼼짝하지 않는 어미백로와 가족들을 보며 동물들도 끈끈한 가족애가 강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한다. 어미 백로는 어린새끼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연방 물고기를 사냥을 하며 먹이를 물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요즈음 낮에는 호수에서 쉬고 밤이 되면 먹이 활동을 위해 날아오르는 새들이 멋진 군무를 보여주며 철탑 사이로 날아오른다. 덕분에 새들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사진가들이 많이 찾아온다. 한꺼번에 날아오르는 새들의 군무를 담기 위해 폭죽을 터트리는 일부 몰지각한 사진가들이 있다는 동호회 회원의 말을 듣고 자신만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해서는 안 될 일들을 파렴치한 행동들을 서슴없이 하는 세태를 보며 사진을 찍는 한사람으로서 먼저 부끄러움이 앞선다.

99년에는 시화 남측 간척지에서 공룡알 화석도 발견 되었고 2000년 문화재청에서는 공룡알 화석 발견지역 480만평을 천연기념물 제414호로 지정하였다.
 99년에는 시화 남측 간척지에서 공룡알 화석도 발견 되었고 2000년 문화재청에서는 공룡알 화석 발견지역 480만평을 천연기념물 제414호로 지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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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에는 시화 남측 간척지에서 공룡알 화석도 발견되었다. 2000년 문화재청에서는 공룡알 화석 발견지역 480만 평을 천연기념물 제414호로 지정하였다. 화석탐사를 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과 학생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가 공단폐수의 무단방류 근절이나 상류 천에 대한 정화에 의한 자연적인 결과가 아니라 해수의 유입 등에 의해 파생된 인위적인 결과이기 때문에 시화호의 생태계를 안정적인 상태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한다. 아름다운 우리강산 우리강과 호수가 맑고 깨끗한 환경으로 거듭 나려면 개발보다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호하고 살리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 조정숙


태그:#시화호, #백로, #쇠기러기, #공룡알화석지,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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