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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 농민단체 회원들이 19일 경기도청 앞에서 쌀값 폭락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벼 야적시위를 벌인 뒤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이하 전농경기연맹) 소속 농민과 경기지역 야4당 및 시민단체 관계자 등 50여 명은 이날 오후 경기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경기도에 쌀값 보장, 농가부채 해결, 대북 쌀 지원 재개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농민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가을철 수확기를 앞두고 태풍 곤파스와 연일 계속된 집중호우로 인해 늦은 추수를 끝낸 농민들은 쌀값 폭락이라는 곤파스보다 무서운 폭풍 앞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며 흉작에 따른 쌀 생산량 감소와 가격 폭락 피해를 호소했다.

 

"태풍 곤파스보다 무서운 건 쌀값 폭락"... '정부 무대책' 비판

 

전농경기연맹은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총 쌀 수확량은 429만5000톤으로, 1980년 355만톤 이후 30년 만에 최저수준"이라며 "그런데도, 풍작으로 쌀값이 폭락했던 작년보다 유례없이 흉년인 올해 쌀값은 경기도 평균 10% 이상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농민들은 물가상승으로 인한 생산비 증가, 태풍 피해로 인한 생산량 감소, 정부의 무대책으로 인한 쌀값 폭락 등 3중고를 겪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주영 전농경기연맹 사무처장은 "올해 경기지역의 실제 쌀 생산량은 예년에 비해 30% 이상 감소한데다 쌀값은 2008년 대비 23% 이상 하락하면서, 실질적인 농가소득은 40~50% 이상 줄어들었다"면서 "도저히 농민들이 생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농민들은 그러나 "사정이 이런데도, 이명박 정부는 쌀값을 보장하고 식량수급의 안정화를 이룰 고민은 하지 않은 채 지난 8월 31일 쌀 경지면적을 줄여 생산량을 감소시키겠다는 '대책 없는 대책'을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농민들은 따라서 정부를 향해 ▲쌀 농가 소득 안정을 위한 생산비 보장 ▲실질소득 감소로 고통 받는 농민들의 농가부채 해결 ▲쌀 재고량 감소와 남북한 상생을 위한 인도적인 대북 쌀 지원 즉각 재개 등을 촉구했다.

 

농민들은 또 "경기지역은 전국 최대의 태풍 피해와 생산량 감소 지역임에도 경기도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전남 등 다른 광역자치단체들처럼 경기도 역시 매년 벼 재배농가들에 대해 경영안정자금으로 250억원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농민들은 '경기도의 대책마련 요구안'을 통해 김문수 지사가 최근 경기 비축미 8000톤을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고, "추가예산 편성과 추가물량 지원을 적극 확대해 줄 것"을 요청했다. 

 

농민들은 또 경기도의회에 대해서는 '벼 생산농가 경영안정자금 지원조례' 제정과 함께 국회에 쌀값 보장과 대북 쌀 지원 재개, '쌀 소득 보전 직불법' 개정 등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해 줄 것을 주문했다.

 

전농 의장, "정부 대책 촉구 위해 내달 서울서 대규모 농민집회"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강석 전농총연맹 의장도 참석해 농민들을 격려하고 투쟁의지를 다졌다. 특히 이 의장은 "정부가 농민들의 절박한 입장을 헤아려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도록 촉구하기 위해 오는 12월 8일 서울에서 대규모 농민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흥기 전농경기연맹 의장은 "올해 경기지역은 태풍 피해가 가장 컸는데도, 경기도의 별다른 지원이 없었다"면서 "농민들이 희망을 갖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경기도의 경영안정자금 300억원 확보와 인도적인 대북 쌀 지원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고영인 경기도의회 민주당 대표의원, 안동섭 민주노동당 경기도당 위원장, 이강진 국민참여당 경기도당 위원장, 김병태 진보신당 경기도당 위원장 등 경기지역 야4당의 관계자들도 한목소리로 정부와 경기도의 무대책을 규탄하며 연대투쟁의 뜻을 밝혔다.  

 

한편, 농민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전후해 경기도청 앞에 벼 40kg들이 200여 가마를 쌓는 야적 시위를 벌였다. 야적된 벼는 대북 쌀 지원 때 북한으로 보낼 예정인데, 전농경기연맹 측은 남북통일 염원을 담아 '통일벼'란 이름을 붙였다.

 

농민들은 이어 벼 야적더미 옆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에 들어갔으며, 이흥기 전농경기연맹 의장 등 대표단은 경기도지사 비서실과 경기도의회 사무처를 각각 방문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태그:#쌀값 폭락, #전농경기도연맹, #벼 야적시위, #농가부채, #천막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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