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크부산 안영수 팀장

▲ 시네마테크부산 안영수 팀장 ⓒ 무비조이(MOVIEJOY.COM)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DVD열람 서비스가 11월 1일부터 추가되었다. 현재 시네마테크부산은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상영된 작품 181편을 추가 공개하면서, 지난 1회부터 4회, 그리고 9회에서 13회까지 총 9회의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총 1500여 편의 작품을 완전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DVD열람 서비스는 지난 2009년 시네마테크부산 개관 10주년을 맞아 시작한 핵심 문화 사업이다.

DVD 열람 서비스로 제공되는 영화들은 부산국제영화제 출품 시 동의를 받은 상영작이 대상이며, 상업적인 목적이 아닌 교육 및 개인관람 용도로만 시네마테크부산 자료실 내에서 열람이 가능하다. 현재 내년 1월경에는 제14회 상영작이 추가로 공개될 예정이기도 하다.

시네마테크부산에서 하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DVD열람 서비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시네마테크부산 안영수 팀장과 인터뷰를 지난 10월 31일 진행하였다. 시네마테크부산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꿈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확인해보자. 다음은 안영수 팀장과의 일문일답.

-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DVD열람 서비스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보통 영화제 기간이 상당히 짧은 편입니다. 그리고 영화제에 상영되는 작품들이 해외에서 필름을 빌려오고 다시 반송하는 과정을 통해 국내에 자료가 거의 남지 않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분명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들은 학술적인 연구 자료로서 가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프로그램 수급 과정을 통해 출품할 때 영화제 측에서 동의서를 함께 받고 있습니다. 시네마테크부산에서 학술적이거나 개인 관람목적으로 공개할 수 있게 하는 것에 대해서입니다.

이전까지는 비디오로 들어왔기 때문에 원본 그대로 학술 목적 혹은 개인관람 목적으로 보여드렸습니다. 그러다보니까 비디오 특성상 화질 열화도 심하게 진행이 되고 해서 조금 안타까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한글 자막이 없어서 일반인들이 보기에 너무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작년에 10주년을 맞이하면서 비디오 자료를 DVD로 변환하는 작업을 하면서 한글자막을 함께 넣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들이 1000여 편을 훌쩍 넘기고 있습니다. 작업 과정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일단은 부산국제영화제나 시네마테크부산에서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 아니라 특정 목적으로 동의를 얻은 작품이기 때문에 소스를 외부에 맡길 수가 없었습니다. 혹시라도 영상이 유출된다면 모든 것이 저희들의 책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자막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작업을 저희 내부에서 다하고 있습니다. 전문 아르바이트생도 쓰고 있고요. 그래서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하루에 1편 정도 작업하고 있습니다. 포맷이 다른 영상에 자막을 넣어서 싱크를 맞추는 것이라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DVD열람 서비스는 모두 무료!

시네마테크부산 자료실 내부

▲ 시네마테크부산 자료실 내부 ⓒ 무비조이(MOVIEJOY.COM)


- DVD열람 서비스는 시네마테크부산에 오기만 하면 모든 분들이 다 볼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자료는 모두 무료입니다. 어떤 사정이 있어서 보여드릴 수 없는 자료를 제외하고는 모든 자료들은 시네마테크부산 자료실만 방문하시면 모두 다 보실 수 있습니다. 조금 양해를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화질이 안 좋은 자료들이 있습니다. 이유는 비디오자료로 온 작품들이 계속 복사를 거치면서 화질이 현저하게 떨어진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13회 이후에는 DVD로 바뀌면서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전 작품들은 DVD보다는 비디오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희들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보기 어려운 작품들을 모든 영화관객들에게 제공해드릴 수 있는 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DVD열람 서비스 홍보도 병행하면서 시네마테크부산에서 다른 일도 하셔야하는데 개인적으로 부담 되는 것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시네마테크부산이 만들어진 목적 자체가 부산국제영화제를 1년 내내 볼 수 있게 하는 공간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상시적으로 해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또 다른 서비스 개념으로 시네마테크부산이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영상센터 시대를 대비해서라도 마땅히 해야 될 일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 부산 외에 다른 지역에 사시는 분들도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현재로서 부산 외 지역에 사시는 분들은 시네마테크부산을 방문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무료 열람서비스이기는 하지만 자료가 외부에 유출되지 않게 보호해야 된다는 사명감 역시 저희들이 가지고 있습니다. 저작권에 대한 존중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 부산국제영화제 작품들이 라이브러리로 구축되면 단기적으로 어떤 특별 상영으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그것은 저희가 완전 별개의 개념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서비스하는 DVD열람 서비스는 오로지 개인이 자료실 내에서 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3년 전 2008년부터 저희가 부산 필름아카이브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이 작품들은 실제 저희가 상영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어서 DVD가 아닌 필름이나 디지털 포맷으로 상영 본을 구매한 작품들입니다.

실제로도 이것을 통해서 ACF쇼케이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 섹션 내에서 10년 후 가장 자료를 찾기 어려운 작품들인 뉴커런츠 부분하고 아시아 시네마펀드 같은 독립영화나 다큐멘터리 같은 부분입니다. 이런 작품들을 저희가 판권 구매를 해서 계속 상영하고 상영할 예정입니다. 이런 작품들은 시네마테크부산에서만 상영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서울에 있는 시네마테크나 예술관에서도 상영하고 있습니다."

시네마테크부산은 종합보물창고 같은 곳

시네마테크부산 자료실 내부

▲ 시네마테크부산 자료실 내부 ⓒ 무비조이(MOVIEJOY.COM)


- DVD열람 서비스를 하는 시네마테크부산은 어떤 곳인지 소개해주실 수 있습니까?
"영화는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큰 주목을 받은, 특히 영화제 기간 동안 매진된 작품들도, 실제 개봉을 하고 나면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것들이 부산국제영화제와 시네마테크부산의 차이점이 아닌지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시네마테크부산은 종합보물창고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예술영화나 어려운 영화들도 소개를 해드리고 있지만, 국내에서 출시된 DVD역시 함께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영상자료원 부산 분원을 통해서 한국고전영화 1500여 편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서울을 제외하면 부산만이 한국영상자료원 자료를 비치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다 알고 계시는 상황입니다만 한국 영화자료를 구해보기가 제일 어렵단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10년 전에 나온 한국영화도 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네마테크부산 한국영상자료원 자료 역시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한국영화들을 맘껏 즐길 수 있습니다. 시네마테크부산이 단지 영화보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 부산에 있는 예술관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관객이 부족하단 이야기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고민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예, 그 부분은 공통적으로 예술관 하시는 분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인 것 같습니다. 관객들이 너무 적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몇 일전에 다른 극장과 상호교류 목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특히 가장 아쉬운 것이 영화과 학생들이나 영상을 다루는 학생들이 조금 더 많이 시네마테크부산이나 부산 지역 예술관들을 찾아주었으면 좋겠단 생각입니다. 특히 시네마테크부산 같은 경우에는 젊은층 관객보다 나이 있으신 관객층이 더 많습니다. 대학생 관객들이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젊은 관객들이 시네마테크부산을 찾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 영화과 학생들이 많이 오지 않는다는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 같습니다. 박찬욱 감독님이나 봉준호 감독님 같은 경우에도 시네마테크에서 상영하는 고전 영화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단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아무래도 이게 문화가 되고 훈련이 되고 하면 좋을 것 같은데, 그게 정말 어려운 일 같습니다. 어떤 분들은 고전영화를 보고 강의를 하면 혹시나 폼 잡으려고 그러는 것 아니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좋은 감독이 되기 위한 길이 어떤 것이냐 물어보면 많은 감독 분들이 시네마테크에서 살았고 거기서 좋은 영화들을 보면서 꿈을 키웠다고 이야기를 하시는데, 실제 부산에서는 이런 젊은 관객층이 많지 않아서 저 역시 고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젊은 층이 가장 영화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관객층이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 지역에서는 경쟁심 같은 것이 있습니다. 고전영화나 예술영화를 보고 그런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대해 자긍심을 가진 학생들을 많이 만납니다. 부산에서도 이런 것들이 활발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결국 장기적으로 저희 역시 토양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깊이 느끼고 있는 상태입니다. 관객을 계속 시네마테크부산에 올 수 있게 계속 만들어야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 마지막 질문으로 시네마테크부산의 다른 장기계획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작품 DVD로 만들어서 영화관객들에게 무료로 볼 수 있게 하는 것은 계속 진행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부산 필름아카이브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품들을 계속 확보하고 늘려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너무 중요합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시네마테크부산이 가지고 있는 작품들이 도움이 되게 할 생각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영화리뷰전문사이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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