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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KEC 공장에서 점거농성 중이던 금속노조 김준일 구미지부장의 분신은 경찰의 무리한 과잉진압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준일 지부장 분신...경찰의 강제 연행이 화 불러

 

김성훈 KEC 부지회장에 따르면 이미 이런 사태가 예고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29일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30일 오후 3시에 회사측과 협상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회사측에서 7시로 연기하자 김 지부장이 직감하고 시너를 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준일 지부장은 회사의 이신일 협상대표와 오후 7시부터 면담을 했고, 오후 9시 30분쯤 회사대표가 먼저 나오고 김 지부장이 뒤따라 나오자 사복경찰이 급습해 체포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김준일 지부장의 연행을 막기 위해 조합원 6명이 저항하다 바로 연행당했고 김 지부장은 여자화장실로 피신했다.

 

김 지부장은 경찰과 약 5분간 대치하다 경찰이 화장실 문을 부수자 몸에 지니고 있던 시너를 붓고 분신을 시도했다. 김 지부장과 마지막으로 통화한 농성노조원은 "경찰이 문을 부수고 있다. 나 이제 간다..."고 예기했다고 한다.

 

김준일 지부장은 분신 직후 경찰 등에 의해 진화된 뒤 구미 차병원으로 이송되어 응급진료를 받았다. 가족과 노조원들은 화상전문병원인 서울의 한강성심병원으로의 이송을 요구했으나 경찰은 오후 10시 30분경 가족들 몰래 환자를 빼돌려 대구의 푸른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하려 했다. 뒤늦게 안 가족들과 노조원들이 푸른병원으로 몰려왔으나 경찰은 병원 주위를 에워싸고 출입을 통제했다.

 

푸른병원 의료진은 "가슴과 얼굴, 오른손에는 3도화상이고 기도를 확보했으나 화기가 흡입됐을 가능성이 있어 장기손상 여부는 2주간 지켜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가족들과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강력한 항의와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경찰은 새벽 3시 14분쯤 환자를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도록 했다.

 

농성 노동자들 극도로 흥분

 

노동자들이 농성 중인 공장 안에는 햇빛도 들지 않는 데다가 밀폐되어 있고 화학약품과 가스통들이 있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김 지부장의 분신 소식이 알려지고, 한때 여경들이 배치되는 등 경찰의 진압 조짐이 보이자 조합원들이 극도로 흥분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태선 민주노총 경북지부 사무국장은 "경찰이 협상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한 것은 G20을 앞두고 현정부의 노골적인 노조 죽이기가 아닌가 싶다. 김 지부장의 분신은 이명박 정부가 저지른 일이다"고 분노했다.


태그:#KEC, #노동자 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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