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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30일 오후 5시 5분] 

 

(금강산=공동취재단) 백나리 조민정 기자 = 13개월만에 성사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30일 오후 3시10분께부터 북한 금강산의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시작됐다.

 

최종 명단에 오른 북측 상봉 신청자 97명과 남측의 가족 436명은 가족별로 배치된 테이블에 앉아 재회의 감격을 나눴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약 2시간 동안 첫 만남을 가진 뒤 오후 7시부터 우리 측이 주최하는 환영만찬에 참석한다.

 

특히 상봉 장소에 나온 북측 신청자 중에는 국군 출신인 리종렬(90)·리원직(77)·윤태영(79)·B(81)씨 4명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B씨의 경우 남측 가족의 반대로 이름이 공개되지 않았다.

 

북측 신청자 중 최고령자인 리종렬씨는 아들 이민관(61)씨와 동생들을 만났고, 남측 가족 중에는 딸 우정혜(71)씨를 만나러 간 김례정(96)씨 나이가 가장 많았다.

 

당초 북측은 최종 상봉신청자 100명의 명단을 우리 측에 통보했지만 그 이후 본인 건강악화, 남측 가족 사망 등의 이유로 3명이 빠졌다.

 

남측 가족들은 오전 8시30분께 전날 집결장소였던 속초 한화콘도를 출발해 동해선 육로로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한 뒤 오후 1시께 금강산 지구에 도착했다.

 

우리 측 단장은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맡았으나 북측에서는 장재언 조선적십자회 위원장이 건강 문제로 불참해 최성익 부위원장이 단장으로 나섰다.

 

이들 이산가족은 둘째 날인 31일에 오전 9시 '개별 상봉'(가족 단위 비공개), 낮 12시 '공동 점심식사', 오후 4시 '단체 상봉'(가족 단위 공개)으로 다시 회포를 풀고, 셋째 날인 11월 1일에는 오전 9시 '작별 상봉'(가족단위 공개)을 끝으로 아쉬운 '2박3일' 일정의 재회를 마무리한다.

 

내달 3일에는 남측의 상봉 신청자 96명이 역시 2박3일 일정으로 금강산에 가 북측 가족 207명을 만난다.

 

작년 9월 26일∼10월 1일 이산가족 상봉 이후 처음인 이번 행사는 지난 9월 추석을 앞두고 북한 조선적십자회가 돌연 제안해 마련됐다. 

 

'전사' 처리됐던 국군출신 4명도 감격 상봉

(금강산=공동취재단) 백나리 조민정 기자 =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 나온 북측 상봉신청자 중에는 국군 출신이 4명이나 포함돼 있어 상봉의 감격을 더했다. 이들은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자로 처리된 전몰 국군들인데, 이번 상봉 행사를 앞두고 극적으로 생존 사실이 확인됐다.

 

북측 상봉신청자 가운데 최고령이기도 한 리종렬(90)씨는 전쟁 통에 입대하면서 생후 100일의 갓난아기 때 헤어진 아들 민관(61)씨를 만났다. 당시 리씨는 다급한 상황에서도 아들의 이름을 지어주고 집을 떠났고, 민관씨는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한테 받은 그 이름으로 60 평생을 살아왔다.

 

민관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으로 믿고 이산가족 쪽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다가 이번에 북한의 아버지가 자신을 찾아준 덕분에 부친을 만나보게 됐다. 감정이 북받쳐 흐르는 눈물을 쏟아내며 말을 잇지 못하던 리씨는 10여 분이 지나서야 조금 마음이 진정되는듯 "민관아, 지난 60년간 하루도 너를 잊지 않았다"며 환갑 나이의 아들에게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조카와 함께 형 리씨의 만나러 간 이종식씨는 "형님, 식이 기억나지요, 나를 `식이'라고 불렀잖아요"라며 반가워했고, 리씨는 동생의 얼굴을 한참 들여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8남매 중 장남인 리씨는 남한의 동생 일곱 중 셋이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말에 망연해하기도 했다. 이날 상봉장소에는 리종렬씨가 북한에서 재혼해 얻은 아들 명국(55)씨도 함께 나와 남한의 이복형 민관씨를 처음 만났다.

 

역시 국군 출신인 리원직(77)씨는 남측의 누나 운조(83)씨와 동생 원술(72)ㆍ원학ㆍ원탁씨로부터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다는 얘기에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경북 선산이 고향인 리씨는 6.25전쟁 때 청도로 피난을 갔다가 그곳에서 국군에 징집된 후 소식이 끊겼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스무 살 때 군대에 갔다가 전사자로 통보된 윤태영(79)씨는 자신을 보러 온 남측 동생 4명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며 얼굴을 확인하다가 막내가 세상을 떠났다고 하자 몹시 애통해했다. 얼굴이 굳어졌던 윤씨는 그러나 동생들이 부모님의 환갑 때 사진을 건네자 "잘 가져왔다"며 표정을 풀었다. 전사 통보를 받기는 했지만 윤씨의 사망 날짜를 정확히 몰랐던 동생들은 9월9일을 기일로 정해 형의 제사를 지내 왔다.

 

면사무소 사환으로 일하다 전쟁이 터져 국군에 자원입대했다는 방영원(81)씨도 형수 이이순(88)씨를 만나 돌아가신 어머니와 형의 소식을 듣고 애통해했다. 방씨는 또 누나 순필(94)씨가 한달 전부터 갑자기 건강이 나빠져 이번에 오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 매우 안타까워했다.

 

한편 이들 국군 출신 4명은 국방부 병적기록부에는 올라 있지만, 우리 당국이 북한에 생존해 있을 것으로 추정했던 국군포로 500여 명의 명단에는 모두 들어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신 : 30일 낮 12시 9분]

 

이산가족 상봉 재개... 남측 가족 435명 금강산으로

 

(속초 공동취재단=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13개월만에 성사된 '2010년 추석 계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30일 북한의 금강산에서 열린다.

 

이날 오후부터 시작되는 '1차 상봉'(10.30∼11.1)에서는 북측 방문단 97명이 우리 쪽 가족 435명을 만나고, 내달 2일 하루 쉬고 이어질 '2차 상봉'(11.3∼5)에서는 남측 방문단 96명이 북한 쪽 가족 207명을 상봉한다.

 

1차 상봉에 참여할 남측 가족들은 30일 오전 8시30분 집결장소였던 속초 한화콘도를 출발, 동해선 육로로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한 뒤 낮 12시께 금강산에 도착한다.

 

이들은 오후 2시부터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북측 가족과 친족을 약 2시간 동안 단체로 만나, 헤어져 있던 60년간 가슴 속에 켜켜이 쌓인 '혈육의 정'을 온몸으로 확인한다.

 

양쪽 이산가족들은 오후 7시부터 금강산 면회소에서 우리 측이 준비한 환영 만찬에 참석하는 것으로 감격적인 첫 날 상봉 일정을 마친다.

 

둘째 날인 31일에는 오전 9시 '개별 상봉'(가족 단위 비공개), 낮 12시 '공동 점심식사', 오후 4시 '단체 상봉'(가족 단위 공개)으로 다시 회포를 풀고, 셋째 날인 11월 1일에는 오전 9시 '작별 상봉'(가족단위 공개)을 끝으로 아쉬운 '2박3일' 일정의 재회를 마무리한다.

 

작년 9월 26일∼10월 1일 이산가족 상봉 이후 처음인 이번 행사는 지난 9월 추석을 앞두고 북한 조선적십자회가 돌연 제의해 마련된 것이다.

 

 chomj@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태그:#이산가족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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