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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G20 정상회의와 외교부 인사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G20 정상회의와 외교부 인사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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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석 차관을 장관이 직접 추천을 하신 것인지, 아니면 청와대에서 동의를 요청해 온 것인지 궁금하다."
"물론 제가 요청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7일 오후 취임 이후 처음 한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민동석 외교부 2차관 내정에 대한 한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차관 인사에 대해 이런 이례적인 질문이 나온 것은, 김 장관이 그 이전에 차관 등 고위직 인사와 관련해 밝힌 기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외부인사를 차관으로 영입한 뒤 내부 인사에게 기회를 줄 것이며, 자신과 같은 경기고 출신자는 중용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역차별이라는 말이 나오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까지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민 차관 내정자는 외무고시에 합격해 주휴스턴 총영사 등을 지낸 외교부 내부인사이고, 또 경기고 출신자이기도 하다. 김 장관의 두 가지 공언이 무색해진 것이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G20 정상회의와 외교부 인사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G20 정상회의와 외교부 인사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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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인지 김 장관은 정례브리핑에서 민 차관 내정자 인선배경에 대해 "외부에서 모시고 오려는 노력을 했는데, 본인 개인 사정들도 있고 여러 가지 사정이 겹쳐 여의치 않았다"면서 "동문관계라는 것 때문에 솔직히 말씀드려서 미리부터 후보에 넣어놓고 하지는 않았다"고 상세히 설명했다.

이어 "외부인사 영입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외교부 조직이 빨리 안정돼야 하고 또 업무가 많기 때문에 차관이 빨리 임명이 되는 게 좋겠다는 뜻에서 제가 결국은 민 차관을 추천했고, 청와대에서 받아들여주셨다"고 답했다. 이어 "민 차관은 외교안보연구원에서 2년간 역량평가단장을 했고, 그 전 3년은 농수산부에 나가서 일을 했기 때문에, 외부적인 시각이 있는 내부인사라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김 장관이 이렇게까지 설명했지만, 이번 인사가 청와대 의중이라는 것은, 사실상 민 차관 내정자와 청와대가 이미 밝힌 상황이다.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은 지난 26일, 민 차관 발탁 배경에 대해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개인적인 불이익이 있을 수 있는데도 자기 소신을 지킨 사람에 대한 배려의 측면이 있다"고 했고, 민 내정자도 "이명박 대통령이 국가를 위해 몸을 던져 일하고 피해를 받은 사람은 명예를 회복시키고 챙긴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기 때문.

2008년 전국적인 광우병 촛불시위의 발단이 된 대미 쇠고기 수입협상의 장본인인 민 차관내정자는 이후에도 촛불시위를 내란과 폭동에 비유해 비난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차관내정을 놓고 '보은인사', '쇠고기 협상 정당화'라는 비판이 거세다. 특채파동 이후 개혁과 쇄신을 강조해온 외교부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는 평가다.


태그:#민동석,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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