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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하는 레드불 레이싱 카.
 질주하는 레드불 레이싱 카.
ⓒ 이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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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은 금물'이라고 하고,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는 말이 있다. 항상 자만하지 말고 방심하지 말라는 말이다. 지난 24일 막을 내린 F1코리아그랑프리대회에서 레드불 팀과 베텔 선수가 그랬다.

레드불 팀은 올해 F1에서 팀순위 1위였고, 베텔도 예선 1위로 결승에 오른 선수였다. 예선 1위를 차지한 베텔 선수는 결승에서 제일 앞자리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우승 가능성도 그만큼 높았다. 게다가 베텔 선수는 비가 내리는 경주에서 성적이 제일 좋았다고 한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과 정반대였다. 영암 대회에서 내내 선두를 지키던 베텔 선수는 불과 몇 바퀴 남겨놓고 탈락하고 말았다. 10위까지 점수를 주는 대회에서 단 1점도 얻지 못한 것이었다.

레드불 팀도 4명이 출전해서 모두 완주하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어떤 신문에서는 영암경주장이 '레드불의 무덤'이었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승전. 레드블 팀의 베텔이 앞서 달리고 있어요.
 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승전. 레드블 팀의 베텔이 앞서 달리고 있어요.
ⓒ 이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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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불 팀.
 레드불 팀.
ⓒ 이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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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웠다. 나는 사실 레드불 팀과 베텔을 응원했었다. 내가 레드불 팀과 베텔을 응원한 것은 다른 인연이 있어서가 아니다. 아빠한테 조금씩 들은 이야기와 신문에서 가끔 본 것이 그들에 대한 정보의 전부였다.

그런데 경주장에서 본 레드불 팀의 경주차가 제일 멋있었다. 베텔 선수가 운전하는 경주차도 정말 멋있었다. 질주하는 모습이 한 마리의 야생마였다고나 할까.

추월을 허용치 않는 세이프티 카가 앞을 이끌 때는 차이를 느끼지 못했는데, 세이프티 카가 나가고 본격적인 경주가 시작되자 베텔 선수가 곧바로 격차를 벌이며 앞서갔다.

베텔 선수의 레이싱 카가 어찌나 잘 달리던지 2위 경주차의 간격이 많이 벌어졌다. 슝-슝- 지나가는 바퀴에서 튕겨져 나오는 물보라도 멋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내 속이 다 후련했다.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레드불 레이싱 카^.^ 멋져요.
 레드불 레이싱 카^.^ 멋져요.
ⓒ 이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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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하는 레이싱 카. 제일 앞에 선 레이싱 카가 레드불 베텔이에요.
 질주하는 레이싱 카. 제일 앞에 선 레이싱 카가 레드불 베텔이에요.
ⓒ 이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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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에 반해 나도 모르게 레드불과 베텔을 응원했었다. 비가 내려 젖은 도로를 시원시원하게 잘도 달렸다. 역시 프로여서 다르긴 다르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비가 내린 뒤여서 쌀쌀하고 온몸이 떨렸지만, 나는 F1 레이스에 집중하고 있었다. 어느새 긴장감이 내 몸을 감싸고 있었다.

그런데 경주가 후반으로 가면서 탈락자들이 나왔다. 중하위권의 레이싱 카 한대가 도로에서 미끄러져 나가는 게 전광판 화면에 보였다. 바로 세이프티 카가 들어와서 추월을 못하게 했고, 베텔 선수와 2위의 간격도 좁혀졌다.

베텔이 애써서 벌려 놓은 간격인데,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세이프티 카가 경주장에서 나가자 베텔이 다시 앞으로 쭉-쭉- 나갔다. 역시 1등을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실력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또 다른 레이싱 카의 사고로 세이프티 카가 다시 들어오고, 벌어졌던 간격도 좁혀지는 일이 반복됐다. 그러나 세이프티 카가 나가면 베텔은 다시 간격을 벌렸다. 그만큼 베텔 선수의 레이싱 카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질주하는 레드불 팀의 베텔^.^
 질주하는 레드불 팀의 베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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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승전. 짜릿한 질주가 이어졌어요^.^
 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승전. 짜릿한 질주가 이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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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까지 아무도 베텔의 우승을 의심하지 않았다. 베텔의 1등은 따놓은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알론소가 베텔을 추월했다는 경주장 내 아나운서의 말을 듣고 전광판을 보니 베텔의 레이싱 카에 이상이 생긴 것 같았다. 연기 같은 게 나오더니 한쪽으로 가서 멈추는 것이었다.

어이가 없었다. 방금 전까지 1위였는데... 탈락이었다. 사실 나는 비가 내린 날이어서 레이스가 더 스릴 있고 멋있을 것으로 생각했었다. 레이싱 카들이 서로 부딪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경주를 지켜보고 있었다. 짜릿할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장면의 주인공이 바로 내가 응원하던 베텔이 된 것이었다.

베텔이 빠진 레이스에서는 알론소가 앞섰고, 결국 알론소가 우승을 차지했다. 베텔이 빠지고 레드불 팀이 빠진 레이스는 그만큼 맥이 풀려 보였다. 보는 재미도 절반으로 줄어 들었다.

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승전. 세이프티 카가 앞선 가운데 레이싱 카들이 따르고 있어요.
 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승전. 세이프티 카가 앞선 가운데 레이싱 카들이 따르고 있어요.
ⓒ 이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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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승전. 영암경주장 풍경이에요^.^
 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승전. 영암경주장 풍경이에요^.^
ⓒ 이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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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실망하지 않았다. 아쉬움은 남았지만 멋진 경주를 보았기 때문이다. 큰 사고가 나지 않고 크게 다친 선수 없이 경주를 끝내서 다행이었다. 날씨가 좋았다면 더 멋진 경주를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았다.

이번 한국대회에서 레드불 팀과 베텔이 좋은 경주를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남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기원한다. 내가 응원하는 레드불 팀과 베텔 선수가 우승했으면 좋겠다.

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승전에서... 가족과 함께
 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승전에서... 가족과 함께
ⓒ 이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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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이슬비 기자는 광주동신여자중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태그:#코리아 그랑프리, #F1, #레드불, #베텔, #영암경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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