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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을 비롯한 시민들은 마산을 '민주성지'라고 한다. 그런데 '4월혁명의 발원지'를 형편없이 만들어 놓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나. 한심하다. 또 마산만 추가 매립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러면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 지점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중앙부두에 있는 김주열(金朱烈, 1943~1960) 열사 시신 인양 지점을 두고 한 시민이 한 말이다. 4월혁명의 발원지가 더 이상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곳을 '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는 26일 오전 마산 중앙부두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 표지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재 지정을 촉구했다.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는 26일 오전 마산 중앙부두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 표지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재 지정을 촉구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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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중앙부두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 표지석 주변엔 철조망과 탱크가 들어서 있다.
 마산 중앙부두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 표지석 주변엔 철조망과 탱크가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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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의거에 가담했던 김주열 열사는 1960년 4월 11일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마산 중앙부두 앞바다에 떠올랐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4월혁명으로 이어졌다. 이곳에는 그동안 아무런 흔적이 없었는데,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와 열린사회희망연대가 2002년 4월 표지판을 세웠다가 파손되어 2006년 4월 다시 세웠다.

표지판 앞쪽에는 한 택배회사의 물류창고가 있으며, 옆에는 한 회사의 대형 탱크 2개와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다. 마산 연안 매립으로 옛 마산만의 옛 모습이 사라지고 아파트 등 대형 건물들이 들어서 있지만, 마산중앙부두는 1937년 일제가 쌓았던 석축암벽이 그대로 있을 정도로 이전 모습을 어느 정도 간직하고 있다.

김주열 열사와 마산상고(현 용마고) 입학 동기인 김영만 전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 회장은 "마산만은 몇 차례 매립으로 옛 모습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시신 인양지인 중앙부두는 일제가 쌓았던 석축암벽이 그대로 있을 정도로 보전 가치도 높다. 더 이상 시신 인양지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문화재 지정 신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원시장이 적극 나서야"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는 지난 9월 30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혁명의 횃불이 솟아오른 마산 중앙부두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를 문화재로 신청할 것"을 촉구했다. 문화재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우선 해당 자치단체인 창원시가 경남도를 거쳐 문화재청에 신청해야 한다. 이 단체는 당시 기자회견을 연 뒤 경남도청과 창원시청 담당자한테 '회견문'을 제출했다.

그러나 창원시청 담당 국장과 면담만 한 차례 이뤄졌을 뿐 더 이상 진척이 없자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가 다시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 단체는 26일 오전 시신 인양지 표지석 앞에서 "4월혁명 발원지 훼손 중단과 문화재 지정 기원 행사"를 열었다. '동서동풍물패'가 표지석 앞에서 풍물 공연을 했으며, 뒤이어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는 26일 오전 마산 중앙부두 김주열열사 시신인양지 표지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재 지정을 촉구했다. 사진은 동서동풍물패의 풍물공연 모습.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는 26일 오전 마산 중앙부두 김주열열사 시신인양지 표지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재 지정을 촉구했다. 사진은 동서동풍물패의 풍물공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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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는 26일 오전 마산 중앙부두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 표지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재 지정을 촉구했다.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는 26일 오전 마산 중앙부두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 표지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재 지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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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창원시에 문화재 지정 신청을 요구한 것은 개인이나 임의단체가 직접 도나 문화재청에 신청서를 접수할 수 없고, 더욱이 문화재 대상물의 소유주가 국가기관(국토해양부)이기에 문화재 지정 문제는 전적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정적인 절차를 봐도 이는 창원시장의 의지가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민원을 접수한 창원시는 시장 명의의 의견서를 첨부한 문화재 지정 신청서를 도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는 "기자회견 직후 창원시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부재 중이라는 이유로 면담이 성사되지 못했고, 1주일이 지나 관련 부서를 방문해 달라는 전화가 와 담당자를 만나 서로 충분한 의견을 교환한 뒤 다음날 창원시에서 요구한 민원서류를 접수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동근 열린사회희망연대 공동대표가 26일 오전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 표지석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동근 열린사회희망연대 공동대표가 26일 오전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 표지석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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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시신 인양지에 접해 이상한 구조물들이 들어서 역사 현장이 급격하게 훼손되어 가고 있다"면서 "또 심히 걱정스러운 것은 지난 6월 경남도가 마산신항만 조성사업의 하나로 이곳에 매립공사 허가를 내준 곳으로 위대한 역사, 4월혁명이 시작된 역사현장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1960년 4월 11일, 마산 중앙부두에 김주열의 참혹한 시신이 떠오르면서 이곳이 바로 4월혁명의 발원지가 된 것"이라며 "시민들은 마산을 민주성지라고 자랑한다. 시민들의 가슴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자부심의 원친이 바로 이곳인 셈이다"고 강조했다.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는 "김주열 열사의 시신 인양지가 문화재로 지정된다면 적어도 지금 마산중앙부두의 매립 계획은 전면적으로 수정될 수밖에 없다"면서 "박완수 창원시장이 문화재 신청에 적극적인 자세로 나설 때까지 27일부터 창원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는 26일 오전 마산 중앙부두 김주열열사 시신인양지 표지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재 지정을 촉구했다.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는 26일 오전 마산 중앙부두 김주열열사 시신인양지 표지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재 지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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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인 마산중앙부두.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인 마산중앙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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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주열 열사, #3.15의거, #4.19혁명, #마산 중앙부두, #김주열열사추모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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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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