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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백수피해 현장인 근흥면 금은농장을 방문한 충남도의회 농경위 위원들은 피해농민들로부터 피해상황과 요구사항을 전해 들은 뒤 조속한 대책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방문 후 농협측으로부터 식사접대를 받는 등 무성한 뒷말을 남겼다.
▲ 백수피해 현장 방문한 충남도 농경위 위원들 태안 백수피해 현장인 근흥면 금은농장을 방문한 충남도의회 농경위 위원들은 피해농민들로부터 피해상황과 요구사항을 전해 들은 뒤 조속한 대책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방문 후 농협측으로부터 식사접대를 받는 등 무성한 뒷말을 남겼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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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아픔을 돌보기 위해서 왔으면 조용하게 왔다 가야지, 온 동네가 떠들썩하게 알리면서 내색하는 것인가. 대통령이 와도 저렇게 시끄럽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태안 백수피해 현장을 현지답사하기 위해 지난 20일 근흥면 정죽리 일원 금은농장을 방문한 충남도의회 농수산경제위원회(이하 '농경위') 위원들이 다녀간 이후 태안에서는 뒷말이 무성하다.

농경위 위원 9명은 지난 18일부터 26일까지 9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는 제238회 충남도의회 임시회 3일차를 맞아 태풍 '곤파스'로 인해 피해를 입은 현장을 방문하기 위한 일정으로 당진 합덕중앙시장과 서산 B지구 가두리 양식장, 서산인삼농업협동조합, 근흥면 금은농장을 찾아 피해상황을 확인했다.

특히, 도의원들은 추수시기가 도래했는데도 심각한 백수피해를 입어 추수 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금은농장 백수피해현장을 찾아 피해농민들로부터 피해상황과 피해농민들의 요구사항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최한진 근흥면 대책위원장은 "오늘부터 처음으로 찰벼 수확에 들어갔는데 찰벼 이외에는 콤바인비, 건조비도 나오지 않아 사실상 수확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정부에서 재현율 58%는 A등급, 50%는 B등급으로 구분해서 수매가를 책정했는데 마치 피해주민들과 합의된 것처럼 문서가 돌고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최 위원장은 또 "빨리 벼를 베어야 내년 농사 준비를 할텐데 벼를 벨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달라"며 "이제는 수매가 아닌 수거"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금은농장에서 수십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백수피해 입은 벼를 훑어내며 "여기다 대고 1, 2, 3등급으로 나누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된다"며 "이는 정부가 쌀 장사하는 것 밖에 안된다"고 토로했다.

이에 서용제 충남도 농림수산국장은 "도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지만 수확보조금 42억 원을 요청하기 위해 담당자가 농식품부로 올라갔다"며 "우리도 답답하다. 재현율 50% 안되서 수확을 하지 못하는 벼에 대해서는 소 사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축협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철민 농경위원장도 "제도 타령, 돈타령만 하다가는 백수피해 해결할 수 없다"며 "쳐다보는 것만도 가슴이 아픈데 2~3일 이내에 무슨 조치가 있어야 한다. 강력하게 건의해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농민 위로하러 왔다가 출자기관인 농협에 식사접대 비난

한편, 백수피해 현장을 둘러본 농경위 위원들은 도의회 대형버스를 이용해 저녁식사와 머무를 숙소가 있는 신진도로 향했고, 현장방문 첫날의 공식일정을 마무리했지만 일정 이후의 행보에 대해서 뒷말이 무성하게 나오고 있다.

신진도에 도착한 농경위 일행은 모처 식당에 저녁을 예약하고 회와 매운탕으로 저녁식사를 했고, 곡주와 소주 20여 병 등 1백만원 상당의 식사를 했지만 식사대금은 이날 농경위 방문소식을 듣고 달려온 농협중앙회 태안군지부 관계자가 한 것으로 취재결과 밝혀졌다.

이는 농협이 충남도의회의 피감기관이라는 점에서 잘 보이기 위한 사전 포석 작업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또한, 피해농민들 위로 차원에서 방문했다가 농민들이 주로 출자하는 농협에 식사접대를 받아 결국은 이 자리에 참석했던 도의원은 물론 태안군청 공무원들에 이르기까지 농민들에게 접대를 받은 꼴이 되어 버렸다.

식당 관계자는 "의원들뿐만 아니라 농협관계자, 군 수산과 직원 등 34명 정도가 식당을 찾아 테이블당 12만 원 상당의 식사를 했고, 여덟 테이블에 회와 매운탕으로 준비를 했다"며 "식대는 1백만 원 정도 나왔는데 보통 버스를 대절해 관광 온 관광객들의 식대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피해실태를 둘러보러 왔으면 지역의 아픔을 돌봐주고 조용히 있다가 가면 되지 떠들썩하게 표를 내야 되겠는가"라며 "처음에 예약 전화를 받고 거부하려 했지만 간곡한 청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예약을 받게 되었다"고 비난했다.

2시간 여의 저녁식사를 마친 농경위 일행은 인근의 태안비치리조텔에서 13개의 방을 예약하고 의원 1인당 1실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져 현장답사 예산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리조텔 관계자는 "13개의 방은 1일 숙박에 7만7천 원에서 6만6천원 정도인데 50%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했다"고 밝히면서 "방값은 여자분(도의회 소속)이 계산을 했다"고 말했다.


태그:#충남도의회, #백수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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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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