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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은 이호진 회장 일가의 왕조나 다름없습니다. 내부 견제 장치 부재가 오늘의 사태를 일으켰습니다."

 

지난 2005년 흥국생명에서 해고된 김득의씨는 연신 땀을 훔치며 말했다. '흥국생명 해고자 복직 투쟁위원회(해복투)' 간사를 맡고 있는 김씨는 20일 정오께 서울 광화문 흥국생명 본사를 바라보며 108배를 했다. 108배는 지난 2007년부터 매주 1차례씩 해온 일로 원직복직과 사측의 사과를 촉구하는 일종의 '투쟁'이다.

 

이날도 108배를 마친 김씨는 "흥국생명 노동조합은 이미 2003년에 회사의 불법 행위를 검찰에 고발했었다"며 "그러나 회사는 그동안 각종 의혹과 범죄 사실들을 로펌의 힘을 통해 철저하게 법의 망을 피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씨는 "흥국생명은 지금까지 노조 활동 등의 이유로 직원 21명을 해고했고, 그로 인해 노조는 와해됐다"며 "회사가 견제 장치 없이 하나의 왕조처럼 운영되다가 결국 내부 고발자들에 의해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 등 해복투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태광그룹의 각종 편법 및 불법 의혹을 철저히 수사해 달라는 진정서를 서울 서부지검에 제출했다. 이들은 진정서에 "적자예상, 미래 경영상의 이유로 태광산업, 대한화섬, 흥국생명의 노동자들은 정리해고하면서 정작 본인(이호진 회장)은 편법 등으로 재산을 증식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들은 2007~2008년 태광그룹 특별 세무조사 당시의 국세청장, 서울지방국세청장,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은 태광그룹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실시할 당시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이 선친에게 물려받은 비자금 가운데 일부를 적발해 약 800억 원을 추징했다.

 

이에 대해 해복투는 "당시 국세청은 이 회장이 수천억 원의 상속재산을 숨겨놓은 조세포탈 범죄혐의를 확인하고도 검찰에 고발하지 않고 세금만 추징하는 등 직무를 유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세청, 조세포탈 확인하고도 검찰 고발 안했다"

 

또 해복투는 이호진 회장 일가가 회사에 큰 손해를 입히고 사적 이익만을 추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우선 이들은 "지난 2005년 이 회장이 아들 이현준씨가 그룹 계열사(한빛기남방송)에서 보유하고 있던 한국도서보급주식회사 주식을 저가에 매입해 사적 이득을 취하고 계열사에 부당한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태광산업과 계열사들이 이호진 회장의 개인 회사인 동림관광개발주식회사에서 발행한 골프장 회원권을 대량 매입해 회사의 자금을 이 회장에게 유출 시켰다"고 말했다.  

 

또 해복투는 ▲ 쌍용화재 인수 관련 편법 및 특혜 의혹 ▲ 흥국화재 지분 저가 매각 의혹 ▲ 2003년 대주주 일가족 계약건 차명관리 및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했다.

 

해복투는 "현재 태광그룹의 불법·편법을 고발하는 내용들이 해복투에 많이 접수되고 있다"며 "내용을 검토해서 문제가 발견되면 추가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해복투는 "이명박 대통령의 공정사회라는 국정 철학이 만 명의 부자에게도 해당되는지, 아니면 이번에도 '무전유죄, 유전무죄'가 다시 확인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태그:#태광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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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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