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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19일 오후 6시 30분]

 "LH공사는 KS 4차전 9회초 지고 있는 삼성"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채가 2009년 말 기준으로 109조 원으로, 하루 이자 비용만 84억 원에 달하는 가운데, 19일 낮 경기도 성남시 분단구 한국토지주택공사 구내식당에 부채를 낮추기 위한 캠페인 구호가 적혀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채가 2009년 말 기준으로 109조 원으로, 하루 이자 비용만 84억 원에 달하는 가운데, 19일 낮 경기도 성남시 분단구 한국토지주택공사 구내식당에 부채를 낮추기 위한 캠페인 구호가 적혀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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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공사의 텅 빈 곳간을 국민 주머니에서 털어서 채워 넣어야 한다. 어떻게 이 문제를 풀겠느냐?" (김재윤 민주당 의원)

"곳간은 비지 않았다." (이지송 LH공사 사장)

19일 LH공사 국정감사 오후 질의에서 이지송 사장의 안이한 태도에 큰 질타를 쏟아졌다. 여야 의원 모두 LH공사가 직면한 부채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지적했지만, 이 사장은 이에 대해 농담을 섞어가며 대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나라당 소속인 송광호 국토해양위원장조차 "점심시간 이후 태도가 안이해졌다"고 지적했다.

발단은 '곳간'이었다. 김재윤 의원이 LH공사의 곳간이 비었다고 지적하자, 이 사장은 그렇지 않다고 맞받았다.

김재윤 의원(김) : LH공사 자본금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이지송 사장(이) : 30조 원이다.
김 : 자본금이 30조 원인데, 부채는 117조 원(2010년 6월말 기준)이다. 곳간 빈 것 아니냐.
이 : 땅이 1억2천만 평이나 있다.
김 : 국정감사 농담하는 곳 아니다.
이 : 곳간 비지 않았다. (땅이) 재산화되지 않아서 그렇다.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9일 오전 경기도 분당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해양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9일 오전 경기도 분당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해양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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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장의 안이한 대답이 계속되자, 김 의원은 "연간 이자만 4조 원이 넘는데 어떻게 곳간이 넘친다고 할 수 있느냐"며 "얼마나 걱정하면 이런 지적을 하겠느냐, 국민의 이름으로 경고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진애 의원은 "막대한 부채 문제를 묻는 질문에 대해 웃고 넘기면서 법(공익 사업에 대한 손실 보전 규정을 마련한 한국토지주택공사법 법률개정안)을 통과시켜달라고 하는데, 적절하지 않다"며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진지하게 팩트(사실)에 근거해 공기업의 사장답게 대답하라"고 밝혔다.

송광호 위원장도 이 사장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LH공사를 살릴 수 있는 확신이 있으면 계속 사장을 하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빨리 (사장 자리를) 떠나는 게 사장 본인, LH공사,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도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질의에서 장광근 한나라당 의원은 LH공사의 상황을 한국시리즈에서 SK 와이번스에 3연패로 몰린 후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4차전에 임한 삼성 라이온즈에 비교하며 '절체절명의 순간'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LH공사는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2로 지고 있는 9회초 만루 상황에 처해있다. 이지송 사장은 구원투수로 올라왔다. 잘 던져서 위기를 막은 후, 9회말 LH공사 임직원들이 심기일전해서 점수를 내야 당장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그게 끝이 아니다. 남은 게임을 계속 이겨야 한다."

이에 이지송 사장은 "9회초 엄청나게 나쁜 조건에 나왔다, 우리 직원들 똘똘 뭉쳐 어려운 난국을 극복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통찰력을 보여 법을 꼭 통과시켜달라"고 하소연했다.

[1신 : 19일 오후 4시 31분]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9일 오전 경기도 분당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해양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9일 오전 경기도 분당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해양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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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혼을 내서 정신이 없습니다."

19일 오전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공사) 국정감사에서 이지송 사장이 털어놓은 말이다.

이날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은 LH공사의 막대한 부채에 대한 해결방안을 마련하라며 이 사장을 다그쳤다. LH공사의 부채는 2009년 말 기준 109조 원으로, 하루 이자 비용만 84억 원에 달한다.

오전 질의 내내 이지송 사장을 향한 의원들의 호통이 이어졌다. 이 사장은 LH공사가 서민주거 안정이라는 설립 목적을 외면하고 4대강 사업에 참여하는 등 방만한 경영을 했다는 증거 앞에서 해명도 변명도 하지 못했다. 

이 사장은 그나마 여야 의원들끼리 LH공사의 부채 책임 공방을 벌이는 사이,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의를 피할 수 있었다.

LH공사, 이젠 4대강 사업까지?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LH공사가 4대강 사업에 관여한 부분에 대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LH공사 직원 255명이 4대강 사업 보상 업무를 맡고 있는데, 1년 동안 국토부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100억 원으로 LH공사 하루 이자 비용에 불과하다"며 "왜 거절하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이 사장은 묵묵부답이었다.

권선택 자유선진당 의원은 "지난해 8월 공고한 토지비축사업지 21곳에 대한 토지보상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는데, 올해 5월에 공고한 대구 사이언스파크에만 800억원의 토지보상이 이뤄졌다"며 "이곳은 4대강 준설토를 받기로 돼 있는 사업이다, 4대강 사업을 위해 보상을 해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강기정 의원은 또한 LH공사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판교신도시에서 고가 주택인 윌든 힐스를 분양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300여 세대의 윌든 힐스는 주택가격만 최대 14억 원에 이르는 초호화 연립주택이다. 지난 6월 청약 접수했지만 현재 110여 세대가 미분양 상태다.

강 의원은 "세계적인 건축가가 설계하는 비용 등을 합쳐 총사업비가 3400억 원에 달하지만, 미분양 등으로 인해 1000억 원 대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LH공사의 임무는 고가 주택 건설인가, 아니면 서민 주거 환경 개선인가?"라며 이지송 사장에게 따져 물었다.

이에 이 사장은 "의원님 말이 옳다, 서민 주거 환경 개선이 우선"이라고 답했다. 강 의원이 "고가 주택 단지 조성이 LH공사에 어울리느냐?"고 다시 묻자, 이 사장은 "2005년 8·31 부동산 대책의 일환"이라며 책임을 참여정부에 떠넘겼다. 강 의원은 "LH공사에 서민 주거 환경 개선에 기여하라고 했더니, 그것은 뒷전이고 고가 주택 짓고 재정적자에 허덕이면서 '어려우니 국민 세금으로 적자를 해소해달라'고 한다"며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진애 민주당 의원은 "LH공사가 국민주택기금을 지원받아 추진한 사업 중 2616곳이 사업승인을 받았으면서도 착공이 지연되고 있는데, 이 사업비 12조 원을 다른 사업에 유용했다"며 "기금 유용이 용이한 LH공사의 회계 관리체계와 만성적 기금 돌려막기 등이 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지송 사장은 LH공사의 빚을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민주택기금으로 빌린 돈 18조7천억 원에 대한 출자전환(빚진 돈을 주식으로 전환해주는 것을 조건으로, 기업 부채를 조정해주는 제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그 돈은 서민들의 돈이다, 출자전환한다고 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여야, LH공사 부채 책임 공방 "노무현 탓" - "이명박 탓"

김진애 민주당 의원이 19일 오전 경기도 분당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해양위 국정감사에서 이명박 정권 들어 임대주택 착공이 급감한 가운데 부채는 급증했다며, 임대주택 때문에 토지주택공사 부채가 늘었다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김진애 민주당 의원이 19일 오전 경기도 분당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해양위 국정감사에서 이명박 정권 들어 임대주택 착공이 급감한 가운데 부채는 급증했다며, 임대주택 때문에 토지주택공사 부채가 늘었다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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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정감사에서는 LH공사의 부채에 대한 책임을 두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공방이 벌어졌다. 이지송 사장이 "어느 정부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보느냐?"는 변웅전 자유선진당 의원의 질문에 "잘잘못을 평가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빠져나가는 사이, 여야 의원들은 서로 고성을 높였다.

초반에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공세가 거셌다. 김기현 한나라당 의원은 "참여정부 기간 노무현 대통령이 한행수 당시 주택공사 사장에게 '화끈하게 밀어드리겠다', '간을 키워라'라고 말했다, 당시 주택공사의 사업은 재정능력을 보고 판단한 게 아니었다"며 "현재 LH공사의 막대한 부채는 참여정부 당시 국민임대주택 150만호 건설, 세종시와 혁신도시 건설 등으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재윤 민주당 의원은 "서민주거가 안정되지 못한 상황에서 임대주택을 짓는 주택공사의 예산이 부족하면 건설교통부가 뒷받침하고 기획예산처가 예산 지원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게 노 대통령의 진의였다"며 "여당 의원들은 질의할 때 노 대통령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응수했다.

현기환 한나라당 의원은 "동료 의원의 질의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현 의원은 "그만 하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김기현 의원은 "동영상까지 준비했는데, 가급적 그렇게까지 안 했다"고 거들었다.

이어진 질의에서 김진애 의원이 참여정부 책임론에 대해 다시 반박했다. 그는 "참여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 12만호의 임대주택이 공급됐지만, 이명박 정부 2년 차인 2009년에는 6만6천호가 공급돼 2007년의 절반에 불과했다"며 "그런데도 이명박 정부 들어 빚이 더 빠르게 늘고 있다,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가 추진한 임대주택건설 계획 때문에 빚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19일 오전 경기도 분당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에서 이지송 사장 등이 출석한 가운데 국회 국토해양위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19일 오전 경기도 분당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에서 이지송 사장 등이 출석한 가운데 국회 국토해양위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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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한국토지주택공사, #LH공사, #이지송, #국토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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