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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가 통산 세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SK는 18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4-2로 제압하고 시리즈 3연승을 내달렸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서 먼저 3승을 챙긴 팀이 '리버스 스윕'을 당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SK의 철벽 불펜,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타선 압도
▲ 2차전 선발 이승호는 3차전에서는 불펜 투수로 등판했다. ⓒ SK 와이번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양 팀의 불펜은 '호각지세'로 예상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보름이 넘는 휴식을 취한 SK의 불펜은 삼성의 지친 방망이를 완전히 압도해 버렸다.
1차전에서 '여왕벌' 정대현이 8회초 박석민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이후 SK의 불펜은 3차전 송은범이 9회말 폭투로 점수를 내줄 때까지 무려 15.2이닝 동안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3차전에서 SK의 공격력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SK 타선은 7회까지 홈런은커녕 적시타 하나조차 때려내지 못했다.
그러나 SK는 이호준의 땅볼과 김재현의 밀어내기로 얻은 2점을 지켜 나갔다. 김성근 감독은 1회말 한 점을 내주며 불안한 투구를 이어가던 카도쿠라 켄을 3회말에 강판시켰고, 일찌감치 불펜을 가동했다.
두번째 투수로 나온 '큰' 이승호가 2.1이닝 동안 볼넷 하나만을 내주며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버텨냈고, 5회말 1사 1루에 등판한 전병두는 박석민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냈다.
6회부터는 '정노예' 정우람의 차례. 1차전에서 2이닝 동안 5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던 정우람은 3차전에서도 2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삼성 타선이 SK 불펜에 철저하게 막히자 삼성 불펜도 힘이 빠지고 말았다. 정현욱은 8회초 선두타자 박재상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가을사나이' 박정권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3점째를 허용하고 말았다.
SK는 바뀐 투수 안지만을 상대로 조동화의 희생번트에 이은 최정의 희생플라이로 스코어를 4-1로 만들었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득점이었다.
단 2이닝을 남긴 상황에서 3점 차이는 SK에게 여유 있는 점수였다. SK는 9회말 1점을 내주긴 했지만, 정대현과 송은범, '작은' 이승호를 차례로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불펜 에이스' 정우람, 2경기에서 4이닝 무실점 호투
▲ 정우람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SK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 SK 와이번스
SK 불펜은 누구 하나를 따로 꼽기 힘들 정도로 하나같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2차전에 선발로 등판했다가 단 2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 당했던 '큰' 이승호는 3차전에 곧바로 불펜 투수로 등판해 탈삼진 2개를 포함해 7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며 생애 첫 한국시리즈 승리 투수가 되는 감격을 누렸다.
지난 2경기에서 8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지며 2차전에서는 승리투수가 됐던 '좌완 파이어볼러' 전병두는 3차전에서 단 1개의 공으로 2개의 아웃을 잡아내는 '경제적인 야구의 진수'를 선보였다.
'작은' 이승호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이승호는 2차전에서 47개의 공을 던지며 3이닝을 책임졌다. 이승호의 희생 덕분에 1차전에서 33개를 던진 정우람은 2차전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이승호는 3차전에서도 9회말 갑작스럽게 흔들리며 점수를 내준 송은범을 구원해 대타 진갑용과 조동찬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세이브를 챙겼다.
많은 투수들의 고른 활약이 있었지만, SK 마운드 최고의 일등공신은 역시 '정노예' 정우람이다. 정규시즌에서도 구원으로만 75경기에 등판해 102이닝을 던진 정우람은 한국시리즈에서도 2경기에서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냈다.
'다승왕' 감광현이나 14승 투수 카도쿠라가 선발승을 챙기지 못한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정우람은 사실상 SK의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삼성은 그야말로 벼랑 끝으로 몰렸고, SK는 우승을 눈앞에 두게 됐다. 만약 SK가 4차전도 승리하게 되면 역대 6번째 전승 우승을 하게 된다(87,91년 해태 타이거즈, 90,94년 LG트윈스, 2005년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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