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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지도부는 4대강 사업을 '위장된 운하사업'으로 규정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행보를 '한나라당색 벗기'로 일제히 폄하하고 나섰고, 민주당에선 정세균 전 대표가 손 대표를 거들고 나서 여야 '4대강 전선'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상수 대표는 "손 대표는 합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돼 왔다"며 "그러나 4대강 사업을 위장된 운하사업이라고 하면서 국민을 호도하는 것은 당당하지 못한 구태 정치의 모습이라서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이어 "이미 이명박 대통령도 (대운하) 포기 선언을 했고, 한나라당도 이를 여러 번 확인한 바 있다"며 "지금 진행 중인 사업 내용으로는 결코 대운하를 할 수 없다는 것은 국민들도 잘 알고 있다, 4대강 사업을 '운하를 하기 위한 것'이라는 구시대적 억지 정치공세는 포기하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과거 우리의 동료였고, 14년 동안 한솥밥을 먹은 손 대표가 한나라당 이미지를 탈색하기 위해 다소 강경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그 도가 너무 지나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국민을 속이고 사안을 왜곡하는 발언은 중단해주기 바란다"며 "여야가 싸우지 않는 정치가 계속되도록 제1 야당의 지도자는 자중해주기 바란다"고 거듭 요구했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요즘 손학규 대표가 '오버'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위장 운하사업' 주장을 손 대표 개인의 '한나라당색 벗기'로 치부했다. 

 

홍 최고위원은 "손 대표가 옛날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민주당 대표가 되더니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멍에를 벗기 위한 몸부림이 아닌가, 나는 그렇게 봤다"며 "(운하사업이 아니라고) 이미 결론이 난 사업이고 4대강 정화사업하자는 것에 불과한데 이것을 대운하 사업으로 둔갑시켜 국민을 현혹하고, 그 현혹된 주제로 민주당을 결집시켜 한나라당 색을 탈색하려는 것은 국가 지도자의 자세가 아닌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평소 야당 정치인에 대한 비난 발언을 좀처럼 하지 않던 나경원 최고위원도 "손 대표가 민주당의 당 대표에 선출된 것은 합리적인 리더십을 보였기 때문"이라며 "(손 대표의) 최근 행보는 합리적인 손 대표의 원래 모습과는 동떨어져 있고, 당에도 개인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행보"라고 비판했다.

 

손학규 "4대강 중단" 재확인, 정세균도 "4대강 예산 삭감" 힘 보태기

 

 

여당의 이런 공세에도 손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하루 전 팔당 유기농 단지 방문에 이어 4대강 사업 반대 의지를 더욱 확고히 밝혔다. 특히 정세균 전 대표가 손 대표에 적극 힘을 보태, 전당대회를 거치며 갈렸던 민주당 내 각 계파가 '4대강 반대'로 급속히 결집하는 모양새다.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는 "민주당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위장된 운하사업인 4대강 사업은 분명히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어 "팔당 유기농단지의 농민들이 절규한 '유기농단지 보존'을 우리가 꼭 지키도록 결의를 다시 다진다"며 "국정감사와 예산활동을 통해 4대강과 유기농 단지를 지켜달라"고 소속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 최고위원들도 일제히 4대강 사업의 부당성을 강조한 가운데 전임 당 대표로, 지난 전당대회에서 손 대표와 경쟁했던 정세균 최고위원도 손 대표의 '4대강 반대'에 힘을 실었다.

 

정 최고위원은 가계부채의 심각성, 일자리 창출의 부진 등을 거론하면서 "이명박 정권이 경제성장률이 몇 퍼센트네 하면서 낙관론을 펼치는 것 같은데 상황이 전혀 그렇지 못하다"며 "이번 예산국회에서는 4대강 예산을 삭감해 반드시 민생을 안정시키는 데에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권이 '4대강은 절대 건드릴 수 없다' '4대강은 성역이다'라는 태도부터 바꾸지 않으면 아무도 이명박 정권의 민생안정 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믿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그:#4대강, #손학규, #정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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