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금오도에서 먹은 8천원짜리 백반의 밑반찬.
 금오도에서 먹은 8천원짜리 백반의 밑반찬.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

밀(Mill.J.S)이 했던 말이다. 이는 물질보다 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미식가들에게 이와 상반되는 개념이 있다. 우리 속담에 <금강산도식후경>이라고 했다. '아무리 좋은 구경거리도 배고픈 사람에게는 감상할 여유가 없어 소용없다'란 의미다.

이처럼 철학과 먹을거리는 반대개념이 많다. 그러나 통하는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과욕보다는 '적당'을 즐기기를 바라는 것일 게다.

금오도~안도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금오도~안도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섬에서만 맛볼 수 있는 군부는 매력이다.
 섬에서만 맛볼 수 있는 군부는 매력이다.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생선회까지 리필되는 금오도의 어느 식당

각설하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먹을거리는 배고픔이다. 여기에서 그래서 '시장이 반찬'이란 말이 나왔을 게다.

지난 주말, 여수 YMCA에서 진행한 여수시 남면 금오도 자전거 여행 중 만난 <상록수 식당>은 '시장이 반찬'이란 말이 딱 들어맞았다. 그렇다고 맛이 없다는 건 아니다.

돌산 신기에서 금오도 행 배를 타고 들어가 여천항에서 내려 여천~함구미~유송리~대유~소유~우학리까지 장장 17.5Km를 자전거로 이동했으니 땀이 범벅임에도 배가 고플 밖에.

옆에서 허겁지겁 점심을 먹던 문혁진(여수 안심초 5학년) 군의 한 마디가 재밌었다.

"와~, 이런 게 꿀맛이구나! 아줌마, 여기 생선회하고 반찬 좀 더 주세요."

헉, 생선회에서 국까지 모든 음식이 리필됐다.

생선회까지 리필되었다.
 생선회까지 리필되었다.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시장이 반찬이라 된장국까지 동이났다.
 시장이 반찬이라 된장국까지 동이났다.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와~, 8천 원짜리 백반이 이렇게 푸짐하다니"

사실 섬에는 식당이 드물다. 그래, 식당이 들어선 곳은 대부분 맛집이라 보면 된다. 이날 자전거 여행단 일행이 예약했던 식사는 1인 8천 원짜리 백반이었다.

단체손님이라 반찬이 부실할 것을 염려할 필요도 없었다. 대신 기대에 차 있었다. 후덕한 인심이 아직 건재한 섬이기 때문이었다.

군부, 생선회, 문어, 고등어, 갈치, 떡볶이, 부침개, 버섯, 배추김치, 갓김치, 콩나물, 오징어 회 무침, 소시지, 멸치, 깻잎, 꽃게된장국 등 푸짐했다. 아이들과 어른이 두루 좋아할 먹을거리로 채워졌다. 식사 후 이를 쑤시며 나오는 이들이 한 마디씩 거들었다.

"와~, 8천 원짜리 백반이 이렇게 푸짐하다니 너무 놀랍다!"

시장이 반찬이기도 했지만 맛에 대한 평가는 냉정한 것. 사람들의 얼굴에 만족한 미소가 돌았다. 역시, 맛의 수도 여수였다.

반찬은 비워지기 무섭게 리필되었다.
 반찬은 비워지기 무섭게 리필되었다.
ⓒ 임현철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다음과 SBS에도 송고합니다.



태그:#백반, #리필, #금오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묻힐 수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의 소소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삶의 향기와 방향을 찾았으면... 현재 소셜 디자이너 대표 및 프리랜서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 여행' 중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