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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교문지도로 교문 앞에서 움츠러들었던 학생들 대신, '너와 나의 마음이 하나'라는 미소와 믿음으로 서로 사인을 보내며 아침을 맞았다.

오늘 10월 5일은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공포일이다. 전교조 부천소사고 분회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학생인권조례의 내용과 학생과 교사가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내용이 담긴 선전지를 사탕과 함께 나누는 행사를 가졌다.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 학생 인권에 대한 학생과 교사의 열망이 한축을 이루고 있다면, 여전히 학생과 교사를 갈라놓고 서로를 대립시키려는 또 다른 한 축이 존재한다. 

10월 5일 아침, 경기도학생인권조례 공포일을 알리는 선전지와 사탕을 나눠준 후
▲ 학생인권은 교사의 인권이다. 10월 5일 아침, 경기도학생인권조례 공포일을 알리는 선전지와 사탕을 나눠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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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인권을 보장해주면, 교실이 붕괴할 것이라는 억측과 교사 인권 문제를 내세우면서 인권조례의 내용을 실천에 옮기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존재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최근 교문지도를 하지 말라는 경기도교육청 지침이 떨어지자, 이를 대신하여 현관지도, 생활지도부 대신 담임을 교문에 세우거나 부장교사들을 자발적이라는 이름으로 동원하여 대신 지도하게 하고, 심지어 학부모들까지 동원하는 웃지 못 할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학생들은 '눈가리고 아웅이네요?', '에이~그게 뭐에요'라며 학교의 방침을 비웃고 있다. '법'과 '규정', '공문'을 잘 지켜야 한다고 강요하던 학교가 스스로 '법'과 '규정', '공문'을 무시하는 것이 더 '좋은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니, 학생들 입장에서는 우습게 보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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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규정 개정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함에도 상벌점제를 일방적으로 강화시켜 개정하거나, 학생회를 허수아비로 내세워 오히려 생활규정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조례를 무력화 시키려는 학교들이 생겨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학생 인권'과 '교사 인권'이 대립된다는 견해를 교사·학생 스스로 가지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동안 교사의 인권을 짓밟아 온 것은 학생들이 아니다. 교사를 아주 힘들게 하는 학생들도 있고, 학생들을 괴롭히는 교사들도 존재한다. 물론 이들에게 모두 면죄부를 줄 수는 없겠지만, 서로 인권을 침해하며 대립적 관계를 가지게 만든 것은, 입시 경쟁교육, 차별교육, 1%만을 위한 교육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오히려 교사·학생의 교육권, 자율성을 억압하는 주인공들은 교과부와 교육청, 교육 관료, 관리자들이다. 교사와 학생은 모두 입시 경쟁 위주의 교육환경 속에서 제 권리를 무시당하는 공동의 피해자인 것이다.

우리는 이제 교사와 학생이 서로 믿음을 나눌 수 있는 작은 기회를 만났다. 교사·학생 모두의 인권은 이제 우리의 손에 있다. 학교에서 존중과 소통의 문화를 이루기 위해 교사·학생 연대로 한 발 한 발 나아가자.


태그:#학생인권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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